[뉴스핌=김한용기자] 현대기아차의 엔진 기술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직분사와 터보 기술을 내놓는 시기도 적절했다는 평가다. 고유가와 친환경으로 인한 세계적인 다운사이징(소형·고효율화)의 물살을 탔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미국 시장에 아반떼를 내놓으면서 'No asterisk(*)'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최근 미국서 40mpg라고 홍보하는 타사 차량들이 연비 옆에 *표를 붙여 '특정 상황, 특정 모델에 한한다'는 내용의 추가 문구를 넣고 있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최근 미국서 연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일부 메이커는 광고에 수동 변속기 연비를 크게 표시하기도 하는 등 각종 눈속임을 하고 있어서다.
캠페인은 또, '*'문자를 새는 기름방울 모양으로 상형화 해, '*'을 없애야 환경을 살릴 수 있다는 환경캠페인의 느낌을 주고 있다. 아반떼의 연비 40mpg(17km/l)를 기준으로 삼고, 이보다 연비가 낮은 차는 길에 기름을 흘리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구체적으로는 경쟁모델 도요타 코롤라와 시보레 크루즈의 크기가 더 작고 엔진 성능이 더 열세인데도 연비가 34mpg(14km/l) 정도에 불과해서다. 사실 하이브리드차를 제외하면 동급 모델 중 40mpg를 넘는 차는 현대 아반떼가 유일하기 때문에 이같은 캠페인이 가능했다.
최근 오일쇼크에 필적할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현대 엔진 기술의 장점은 더 힘을 얻고 있다. 실제 혼다나 도요타 같은 일본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은 것은 80년대 1,2차 오일쇼크 덕분이었다. 70년대 미국인들은 배기량이 큰 차를 선호하고 비교적 크기가 작은 일본차를 무시했지만, 오일쇼크를 계기로 엔진 성능과 연비가 높은 차를 선호하게 됐다. 최근 현대차가 빠르게 발전하는 것도 연비와 성능 등 스펙(사양)으로 볼 때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선데다 적절한 타이밍에 내놓고 있어서다.
◆ 신형 쏘나타를 시작으로 전 차종 환골탈태
현대기아차 엔진 기술의 핵심은 가솔린 직분사(直噴射)와 터보 기술이다. 직분사 기술은 연비 뿐 아니라 성능도 더 우수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차세대 기술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가격경쟁력·편의장치 등에 강점이 있었지만, '달리고 돌고 서는' 기본기 면에서는 일본·독일차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직분사 시대에 돌입했다고 판단, 빠르게 체질을 개선하면서 기존 경쟁자들을 압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전 엔진은 공기에 연료를 섞은 후 압축해 폭발시키는 방식이어서 공기를 압축시키는 과정에서 온도가 치솟기 때문에 잘못된 점화(노킹)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직분사 엔진은 빈 공기를 압축한 후 여기에 연료를 분무하는 방식이어서 더 강하게 압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압축된 공기에 차가운 연료를 분사하면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압축율을 더 높일 수 있었다.
현대 쏘나타와 기아K5 2.4 모델에 탑재된 직분사 엔진 ‘세타 GDi 엔진’은 2.4리터 가솔린 직분사로 201마력의 힘을 낼 수 있어서 경쟁 차종인 도요타 캠리 등에 비해 월등한 성능과 연비를 자랑했다. 같은 엔진이 그랜저와 기아 K7에도 장착될 예정이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미국시장 판매를 시작한 '가솔린 터보' 기술은 공기를 더 많이 넣어 압축률을 높이는 기술이어서 직분사와 결합하면 효과가 배가 된다. 미국시장에서 쏘나타를 시작으로 기아 K5 등 다양한 차종에 장착될 예정인 2.0리터 직분사 터보엔진은 274마력이라는 믿기 어려운 출력을 낸다.
내년 1월 출시될 그랜저에 장착될 3.0리터급 직분사 엔진은 270마력. 차세대 에쿠스용 5.0리터급 엔진은 무려 435마력에 달한다. GM대우가 K7, 그랜저의 대항마로 내놓은 알페온 또한 직분사 3.0리터 엔진으로 263마력을 내고 있지만 차세대 현대차 엔진에 비해 한수 아래라는 평가다.
◆ 변속기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8단에 DCT까지
현대기아차는 엔진 뿐 아니라 변속기를 포함한 전체 파워트레인도 진일보 시켰다. 4단 자동변속기 일색이었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엑센트를 제외한 전 승용 차종에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가 채용한 6단 자동변속기 기술은 기존 4단에 비해 오히려 가볍고 고장도 적은 신기술이다. 내년부터 등장하는 에쿠스부터 8단 변속기가 장착되고 차차 그랜저 등 고급차종에 모두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변속기에서도 한단계 앞서간다. 신기술인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를 개발완료해 내년 출시할 벨로스터에 먼저 장착할 예정이다. 듀얼클러치 기술 또한 기존 변속기에 비해 변속이 빠르고, 변속충격도 적은데다 연비도 크게 높인 차세대 기술이다.
기술적으로는 경쟁업체에 버금간다는 평가다. 정작 BMW나 아우디, 포르쉐 등 독일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은 변속기를 자체 개발 생산할 기술을 갖추지 않고 있다. 폭스바겐을 제외한 독일 회사들은 대부분 ZF, 보그워너 등 전문 부품 업체의 변속기 완제품을 구입해 장착한다.
현대기아차는 변속기부터 파워트레인, 서스펜션 등 모든 부분을 자체 개발·생산하면서도 각 분야에 세계 최고의 기술을 쌓아 올린 몇 안되는 자동차메이커가 됐다. 내년 현대기아차는 그간 쌓아온 기술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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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한용 기자 (whyno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