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글로벌 대형은행들이 그리스와 아일랜드 등 소버린 채무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채권노출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제출된 국제결제은행(BIS)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과연 얼마나 많은 규모의 부실자산을 처리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ECB가 지난 5월 채권 시장 개입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채권 물량을 내놓을 수 있었다.
BIS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외국계 은행들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의 채권을 직전분기 대비 14%, 약 440억 달러 규모 줄였다.
이 가운데 그리스 채권에 대한 외국계 은행들의 비중 축소 규모는 270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국가별로는 그리스에 대한 최대 채권국인 프랑스 은행권이 77억 달러를 줄인 것으로 나타나 가장 많은 노출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BIS 보고서는 거의 모든 대형 은행들이 2/4분기 그리스 채권과 관련해 환율조정 손실을 계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은행들이 어떻게 그리스 등에 대한 부실 노출을 줄였는 지는 상세하지 않았고 시장에서 매도됐거나 단순히 채권의 만기가 도래한 경우도 있어보인다.
ECB는 시장에서 이 기간 중 은행들이 매도한 채권들을 590억 유로(약 780억 달러) 규모 사들인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ECB는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채권은 사들였으나 스페인 채권은 매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CB는 어느 채권을 사들이고 있는 지, 국가별 노출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는 상세히 밝히고 있지 않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ECB가 이들 국가 채권을 17% 정도의 비중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소버린 채무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각국 은행들의 대출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아일랜드 등 일부 국가의 은행들의 경우 당일 운영자금을 마련하기도 힘겨운 상황으로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