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규민 기자]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이 사장직에서 물러나고 은행이 신 사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기로 하면서 신한사태가 새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 새 판짜기와 차기경영진 선입 등 중대 현안에 대한 모색과 논의를 밑바닥부터 폭넓게 진행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에 따르면 신상훈 사장은 이 날 지주에 사의서를 제출하고, 은행은 신 사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 9월 신한은행이 신상훈 사장을 배임 횡렴 혐의로 고소하면서 촉발된 신한사태가 3개월 여 만에 근본적 수습책을 마련에 나설 여건이 형성됐다.
특히 후임 경영진 인선과 차세대 인재 풀 형성 등을 둘러싼 논의가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 전망이다.
라응찬 전 회장의 대표이사 회장직 사퇴에 이어 신 사장이 물러난 만큼 제로 베이스에서 논의의 물꼬를 틀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지주는 오는 9일 특위 3차 회의를 열고 신한지주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내년 3월 주주총회 이전까지 새로운 경영진 선임을 마무리 짓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또한 신 사장과 이 행장의 화해로 정면대결 구도를 종식시킴에 따라 시각과 입장에 따라 갈라 섰던 내부 구성원들의 통합에도 실마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 사장측 관계자는 "신 사장이 30년동안 일한 곳을 이런식으로 떠나는 것이 개인적으로 안타깝다"면서도 "이제 내부 봉합을 할 수 있는 시작점은 찾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 사장이 사퇴한다고 해서 이 행장파와 신 사장파로 나뉘었던 갈등구조가 한 꺼번에 눈녹듯 사라지기는 어려운 노릇이어서 진정한 수습과 재통합은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신 사장은 사장직은 내놓지만 이사직은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일단 조직을 위해 사장직에서는 물러나더라도 조직 리빌딩을 위해 역할을 다하기 위한 최소한의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 사장과 이 행장이 대승적 차원에서 조직을 추스르는데 성공하려면 내부 구성원 뿐 아니라 재일교포 주주들의 힘을 응집시키는데 합심하는 것이 절실하다. 또한 이런 과정이 따라야 앞으로 남아서 이끌어갈 신한맨들의 화합과 포용도 가능하다는 게 뜻있는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아울러 이 행장의 거취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은행이 소송을 취하함에 따라 핵심 당사자인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사장, 이백순 행장 등에 대한 검찰의 기소 등에 영향을 끼치진 하겠지만 그 결과와 향방은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검찰이 이백순 행장을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시킨다면 그 역시 사퇴 압력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한편, 검찰은 형사 처벌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신한은행이 고소를 취하하는 이유와 내용은 무엇인지 등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