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 하나하나 찾아 다니며 ‘상생’ 효과 설명
- 동국제강과 첫 협약식…상생경영의 새 길 제시
[뉴스핌=한기진 기자] 18일, 하나은행(은행장 김정태)은 동국제강과 상생패키지론 협약식을 가졌다.
양측은 이날 협약으로 대-중소 협력기업간 동반성장을 위한 금융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상생패키지론은 대기업에 물품을 납품하는 중소 협력기업들이 결제대금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그 이전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상생(相生)에 나서고 싶어도 마땅한 수단이 없어 고민하는 대기업들에게는 짐을, 중소기업들에게는 자금난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한 게 이 상품의 목적이다.
동국제강은 앞으로 협력기업에 대한 간접금융 지원과 현금성 지급률 개선 등을 통해 협력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1차 협력기업은 물론 2, 3차 등 소규모 협력기업도 하나은행으로부터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나은행이 금융지원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경영의 윤활유 역할을 자임하고 노력한 것이 이제 빛을 보기 시작했다.
◆ 하나은행 상생패키지론: 고민하던 대기업에 ‘상생금융수단’ 실질 제공
하나은행 트랜잭션뱅킹팀(Transaction Banking Team) 직원들의 외근이 지난달 말 이후 부쩍 늘었다.
삼성 LG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요즘 재계의 화두인 ‘상생경영’을 실제 실천할 수 상생패키지론을 알리기 위해서다.
통상적으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물품을 납품하고 결제가 이뤄져 대금이 통장에 입금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 때문에 원재료비, 인건비 등 제품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도 실제 대금을 손에 쥐기까지 상당기간 기다리다 보니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은행이 고안해 내놓은 상품이 ‘상생패키지론’이다.
대기업에 물품을 납품했다는 근거 서류만 있다면, 이 대기업의 신용을 기초로 대금 결제 전에 대출해주는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주로 대기업과 직접 거래하는 1차 협력기업에 비해 2차 협력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게 사실”이라며 “이 상생패키지론은 2차 협력기업 등 소규모 기업한테도 대-중소 협력기업간 동반성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로 내놓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상생경영을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어도 마땅한 수단이 없어 고민이 많았던 대기업들은 상생패키지론에 큰 관심을 갖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물이 동국제강과의 협약으로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나은행 트랜잭션뱅킹팀 관계자는 “상생패키지론은 기본적으로 세제혜택이 있는 장점이 있다”며 “무엇보다 상생경영을 실질적으로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상품이다 보니 대기업들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일단 이 상품을 받아들이고 나면, 1차 납품업체가 이용할 수 있고, 다음으로 2차 납품업체에게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대기업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나은행이 대기업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명회 차원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은행 고유의 영업활동을 저해받지 않으면서도 친기업형 상품이자 정부의 정책요소인 세제혜택까지 포함했다는 점에서 금융과 기업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이익을 실질화하는 ‘지식금융형 금융상품’으로서 차별화가 단연 돋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 중소기업 유동성 고민 해결...세제혜택에 대출금리 낮아 일석이조
상생패키지론은 ‘상생미래채권 담보대출’과 ‘상생벤더 구매론’으로 이뤄졌다.
먼저 상생미래채권담보대출은 1차 협력기업이 물품을 납품하기 전 단계에서부터 구매기업이 매출대금을 지급키로 한 계약을 바탕으로 은행에서 저금리로 대출취급 등 금융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특히 인터넷뱅킹을 이용해 약정할 수 있어 거래기업이 은행을 방문해야 되는 불편과 각종 서류제출에 대한 업무 부담도 대폭 낮췄다.
납품하는 대기업의 신용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고 이용실적의 0.15~0.5%까지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또 상생벤더구매론은 1차 협력기업이 구매기업한테서 받은 확정채권을 2차, 3차 등의 협력기업에게 양도해 최종 소규모 협력기업까지도 담보 제공 없이 저금리 금융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한 상품이다.
하나은행 트랜잭션뱅킹팀 관계자는 “상생패키지론은 상시적으로 취급되는 상거래 관련 구매대금 결제 프로세스에서 대기업과 중소 협력기업간 실질적인 상생협력을 구현하고 있다”며 “이 점에서 대기업이 상생펀드나 기금을 출연하는 상생협력대출과는 명확히 차별화한 친기업형 금융상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