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경영 돋보여…내년 1Q실적 분수령 될듯
[뉴스핌=배규민 기자] “이제 신발 끈 단단히 묶고 달릴 일만 남았습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KB금융의 한 직원은 고무된 모습으로 이같은 말을 전했다.
가장 어려운 과제였던 인원감축도 별 탈 없이 끝이 났다. 오는 12월 조직개편과 정기인사가 완료되면 치고 나갈 일만 남았다는 기대감이 역력하다.
◆ 어윤대 회장, SK 등 대기업CEO 만나 상품 권유도
어윤대 회장이 KB금융을 맡은 지 어느 덧 100일이 지났다. 현재까지는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조직을 잘 이끌어 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B금융의 한 임원은 “KB금융은 경영진 리스크로 약 1년 가까이 내홍을 겪었다”면서 “어윤대 회장의 취임으로 구심점이 생기면서 조직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 |
KB금융그룹은 지난 8월 26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1200여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우수고객초청 행사를 진행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과 민병덕 국민은행장이 고객들을 영접하고 있다. |
이어 그는 “어 회장은 풍부한 금융지식을 바탕으로 명확하게 비전을 제시하면서 본인이 먼저 솔선수범한다”면서 “직원들이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어 회장은 “기업금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직접 SK그룹의 최태원 회장 등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몸소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다.
또 오는 22일부터 29일까지는 울산, 창원 등의 지방 공단을 돌며 지역의 기업인들을 만날 예정이다.
◆ 전국 방방곡곡 돌며 현장 경영 돋보여
어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고객 1000여명을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고 2개월에 걸쳐 전국을 돌았다. 1200여 명의 지점장들을 일일이 만나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어 회장의 이런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어윤대 회장이 은행장 같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지금은 주로 어 회장의 현장경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민병덕 은행장과도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는 평가도 더해진다.
어 회장은 최근까지 G20 금융부문 대표로 G20 비즈니스 서밋(Business Summit)에 참석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9일부터는 JP모간 윌리엄 데일리(William M Daley) 부회장 등 세계적인 금융 거물들을 만나, KB금융을 소개하고 해외진출 노하우를 배우는 등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을 위한 준비 작업에 공을 들였다.
또 투자자 유치를 위해 지난 10월에는 3주 동안 7개국을 돌며, 150여 곳의 기관투자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렇듯 어 회장이 앞장서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KB금융 직원들의 사기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한 대리급 직원은 “회장이 열심히 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다”면서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 내년 1/4분기 실적, 어윤대號의 분수령 될 듯
증권업계 전문가들 역시 KB금융 어윤대호(號)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구조조정과 부실여신 정리 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한 증권사의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KB금융에 대해 시장에서는 늘 조직의 비효율성과 부실여신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 어 회장이 확실하게 정리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난 11일자로 3400여 명의 희망퇴직 작업을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큰 무리 없이 진행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오는 12월 조직개편과 정기인사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순항할 수 있을 것으로 KB금융 측은 내다보고 있다.
이런 기대가 반영되듯 KB금융은 지난달 29일 3/4분기 순이익이 600억원밖에 안되는 저조한 실적을 내놨지만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KB금융은 실적 발표 이후 5만 2000원대로 올라섰다가 다소 떨어졌지만 16일 종가기준으로 주당 5만12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몸 풀기일 뿐, 당장 내년 1/4분기 실적이 어 회장의 첫 번째 성적표가 될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보고 있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KB금융은 연말까지는 환부를 도려내고 조직을 재정비하지 않겠느냐”면서 “내년부터는 진짜로어 회장이 뭔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의 이병건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조직 정비 중이니 대체로 지켜보는 입장인 것 같다”면서 “하지만 내년 1/4분기에 적정한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면 시장의 기대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KB금융은 내년 1/4분기 중에 최소한 4000억~50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은 달성해야 시장의 기대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배규민 기자 (kyumin7@y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