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기자] 동양그룹이 자본잠식에 늪에 빠진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동양메이저를 구하기 위해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동양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바라보고 있는 동양생명의 지분을 일부 매각해 동양메이저에 긴급 수혈할 방침이다. 수년간 적자가 쌓여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동양메이저의 자금 조달이 불가피해지자, 동양생명이 희생양이 된 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동양메이저의 자본금은 4290억원이다. 그러나 상반기까지 자본잉여금은 '제로(0)'에 이익잉여금은 4222억원 적자로 자본총계가 528억원이다. 부채는 1조3724억원 정도 쌓였다. 자본잠식률이 87%에 이른다.
동양메이저는 그룹의 지주회사격이지만 건설경기 악화로 주력사업인 레미콘 사업이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영업실적으로 봐도 상반기까지 33억원 영업손실에 90억원 순손실이다. 또 골든오일을 흡수합병할 때 체결했던 풋백옵션 손실분이 회계에 반영되며 동양메이저의 재무가 흔들리는 상황까지 왔다.
결국 동양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변환을 위해 그룹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15일 동양그룹에 따르면 동양생명 지분 매각을 통해 약 9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동양메이저가 보유하고 있는 비수익 자산 매각을 통해 약 2400억원의 현금 창출에 나서는 등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한다.
이번 재무적 투자자 유치를 통해 동양생명은 보고펀드와 공동경영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또한 현재의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만큼 기존 경영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동양그룹측은 "지난 12일 보고펀드와 동양생명보험의 지분매각을 통해 동양종합금융증권, 동양파이낸셜, 동양캐피탈 등이 보유하고 있는 동양생명보험 지분 중 46.5%를 주당 1만8000원에 매각했다"면서 "이번 동양생명 지분매각을 통해 약 9000억원의 유동성이 확보돼 그룹의 사업을 선순환 구조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9000원 달하는 자금이 동양메이저 지원에 쓰이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동양종합금융증권과 동양파이낸셜, 동양캐피탈 3개사 중 동양메이저를 지원할 수 있는 곳은 캐피탈과 파이낸셜 두 곳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경우 금융계열사를 통한 제조업지원 금지조항과 함께 상장사이기 때문에 배임소지도 있어 향후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동양메이저가 보유중인 각종 지분과 토지 등 자산을 계열사가 받아주고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측면지원이 전망되고 있다.
이때문일까. 동양그룹은 동양메이저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유가증권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자체적으로 약 2400억원의 현금을 창출할 것이라며 약 4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매각이 임박했으며, 내년 1월중에 자산매각을 통한 현금 유동성 확충이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이번 동양메이저의 경영 정상화를 시작으로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동양시멘트, 동양매직, 동양시스템즈 등 제조부문과 동양종합금융증권, 동양생명보험, 동양파이낸셜 등 금융부문을 막라한 회사의 통합 및 분할을 통해 그룹의 미래성장을 견고히 할 수 있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변환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