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했던 ‘벨트’ 새로 생겨나나?… 속도 경영 위한 조직 개편
[뉴스핌=유효정 기자]MC사업본부를 중심으로 구본준 부회장의 조직 개편 전략이 베일을 벗으면서 향후 LG전자의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일 LG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임직원들은 구 부회장의 새 조직개편 방향에 맞춰 ‘6시그마’ 경영 본격 도입에 대비한 마음을 다지고 있는 한편, ‘속도’ 경영을 위한 삼성전자 벤치마킹에도 나서고 있다.
◇ ‘품질경영’으로의 회귀…인프라 개선 채비 분주
1일 조직개편으로 CEO 직속 6시그마팀이 신설된 이후 LG전자 직원들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구본준 부회장 취임과 함께 경영혁신의 툴로서 ‘6시그마의 부활’이 사실상 예고됐었다는 것이다.
LG전자 한 직원은 “구 부회장은 예전부터 6시그마에 정통하고 관심도 많았기 때문에 구 부회장 취임 이후 임직원들 간에 ‘6시그마의 부활’이 예고 됐었다”라며 “사실상 몇 년간 사라졌던 ‘벨트’ 체계도 새로 생겨날 듯 하다”고 말했다.
벨트 체계는 6시그마 추진 기업들이 도입하는 조직 체계로, 김쌍수 부회장 시절 LG전자는 전사적으로 6시그마 경영을 확산하면서, 블랙벨트 등 6시그마 관련 자격 취득을 임직원들에게도 적극 권유한 바 있다. 이후 남용 CEO 시절 ‘낭비제거 및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추면서 사실상 6시그마 벨트 체계가 유명무실화 됐었다.
하지만, ‘무결점’에 초점을 둔 구 부회장의 6시그마 경영이 본격화됨에 따라 벨트 체계의 부활과 함께 품질을 초점에 둔 많은 변화가 동반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다른 LG전자 관계자는 “6시그마 경영 본격화에 따라 다양하고 면밀하게 품질을 비교 및 평가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시스템, 그리고 품질 수준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들이 필요해 질 것”이라며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오면 이에 맞춰 변화가 동반될 것 같다”고 말했다.
품질관리를 위한 새로운 IT 시스템 등 인프라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혁신팀이 신설된 것도, 향후 새로운 혁신과제 발굴 및 프로세스 개선 과제들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6시그마팀은 최경석 상무가, 혁신팀은 LG디스플레이 경영혁신팀을 맡고 있던 고명언 상무가 맡게 됐다.
◇ 조직개편은 ‘속도 경영’에 중점 두고 ‘R&D’에 힘 실어
LG전자의 MC사업본부 조직개편은 제품 기획과 개발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면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MC연구소내에 제품개발담당과 해외R&D 담당을 신설, 모바일 부문 연구개발에 힘을 실었으며, 글로벌오퍼레이션센터(GOC) 내에 제품기술팀을 만들어 공급망관리(SCM)와 연계된 품질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최신 모바일 제품 개발력을 강화하는 한편 이 제품의 SCM 관리도 철저하게 해 빠르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가 발현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부와 피처폰 사업부가 폐지되면서 박종석 MC사업본부장에 힘을 싣는 구조가 됐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박종석 신임 본부장은 연구소장 시절 이전 즉, 오래 전부터 구 부회장의 신임을 받아온 인물로 구 부회장 취임과 동시에 사실상 핵심 측근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이 점쳐 졌었다”며 “향후에도 구 부회장의 전략을 현실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SCM(공급망관리) 전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서고 있다는 점도 임직원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 일환으로 최근 LG전자 MC사업본부 등 SCM 관련 직원들은 삼성전자를 능가하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SCM 시스템과의 차이점을 비교 정리해 부족한 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능가하는 SCM 체계 마련이 LG전자의 ‘1등 전략’을 위한 중요한 경영 쇄신의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구 부회장이 SCM 경쟁력 강화를 중시 여기면서 이를 위한 다양한 업무 변화의 방향도 직접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해 기존 전사 구매, 생산, 판매 등 관련 책임자들의 업무에도 큰 변화가 동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구 부회장이 온 이후로 MC사업본부 등에서 추진 중이던 기존 SCM 시스템 개선 작업이 일단 ‘홀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프로세스 개선에 맞춰 SCM 관련 시스템 등 기반 인프라 등에도 업그레이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이번 조직개편으로 MC사업본부의 글로벌 상품전략담당 조직은 스마트폰 플랫폼 기획팀, 피처폰 플랫폼 기획팀, 선행상품 기획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팀 등 4개 팀으로 편재 및 확대, 모바일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뉴스핌 Newspim] 유효정 기자 (hjyo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