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국내 증시가 엿새만에 조정을 받으며 소폭 하락했다. 외국인이 나흘째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으나 기관과 프로그램 매물에 밀린 코스피 지수는 1900 초반대로 주저 앉았다.
그간 상승에 따른 부담과 다음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 FOMC 회의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세가 지배하는 분위기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9.87p, 0.51% 내린 1909.54로 마감됐다.
장초반 1920선을 넘어서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던 코스피 지수는 이내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도세에 밀려 하락반전했다. 이후 1900선 근처까지 하락하던 코스피는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에 힘입어 낙폭을 줄였다.
이날 외국인은 806억원 가량 주식을 순매수했으며, 개인도 308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2203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역시 차익과 비차익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4202억원 가량 순매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철강금속과 증권이 2% 넘게 하락했으며, 운수창고와 전기전자, 은행도 1% 이상 빠지며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보였다. 반면 건설과 섬유의복은 1% 전후의 상승을 기록했다.
시총 상위주 역시 대부분 하락했다. 시총 상위 15개 종목 중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2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하이닉스 등 IT주가 하락한 반면 자동차주는 현대차가 홀로 소폭 하락했다.
또한 지수가 약세를 보이며 증권주 역시 하락했다.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한국금융지주 등이 3~4% 가량 빠졌다.
반면 OCI와 호남석유, 삼성정밀화학, 한화케미칼 등 화학주가 3~6% 가량 상승해 화학업종의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6종목을 포함, 371개 종목이 올랐으며, 460개 종목이 하락했다. 보합은 64개를 기록했다.
한편, 코스닥 시장은 엿새째 랠리를 이어갔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95p, 0.37% 오른 528.59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들이 각각 87억원, 186억원 가량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기관은 203억원 가량 주식을 팔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시총 상위주가 강세를 이끌었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이 2.6% 가량 올랐으며, CJ오쇼핑과 메가스터디가 8% 이상 급등했다. 동서와 네오위즈게임즈도 3~5% 가량 올랐다.
반면 시총 2위인 서울반도체는 실적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며 4.5% 하락했으며, 태웅과 SK컴즈가 3% 가량 빠졌다.
코스닥 시장에선 상한가 21개를 포함, 418종목이 상승했으며, 하한가 4개를 포함해 516종목이 하락했다. 90종목은 보합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로 예정된 미국 FOMC 회의까지 특별한 방향성을 예상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그간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수가 많이 상승해 관망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KTB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위원은 "외신을 통해 미국 연준의 자산 매입 규모가 시장의 기대에 못미칠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증시도 조정을 받았다"며 "지수가 1900선 이상에서 랠리를 이어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이달 말 삼성전자의 실적 확정치가 나오고 다른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져 어느 정도 지수에 영향을 줄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음주 예정된 FOMC 이전까지는 어느 정도 관망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영증권 이경수 연구원 역시 " 선·현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이 큰 편이었다"며 "다음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이벤트를 많이 의식한 횡보라 본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매수할지라도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압박 등으로 인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로선 외국인들의 숨고르기를 준비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인덱스 하락으로 대형주들의 주가가 떨어질 수 있어 저가매수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