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좌절은 버리고 용기를 선택합시다. 절망이 아니라 희망만을 이야기 합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얘기다.
안팎으로 처해있는 어려움을 극복하자며 현대맨들의 열정에 힘을 불어넣기 위한 현 회장 특유의 감성경영 차원이었다.
그로부터 3분기를 지난 요즘. 현 회장은 자신의 말처럼 희망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란 상황이지만 희망을 안고 침착하게 현안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최근만 하더라도,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두고 채권은행들과 정면대결을 펼쳤다. 나름의 소득도 얻었다.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금융권의 산업계 구조조정 문제점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받았고, 관련법 제정 움직임도 이끌어냈다.
이제는 현대건설 인수라는 그룹 최대 현안에 매달려 있다. 하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 범현대가의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는 국내 재계 서열 2위의 현대차그룹이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그러나 가슴에 희망가를 품고 있다.
지난 2003년 현대그룹 경영참여를 선언한 이후 온갖 풍파를 겪어온 그다. 잘 될 것라는 믿음으로 일관된 지휘봉을 휘저을 수 있는 이유다.
실제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뿌리 채 흔들렸고, 재계순위도 곤두박질 쳐야 했다. 범현대가와의 경영권 분쟁은 여전히 'ing'이다.
단적으로 KCC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한숨 돌리기 무섭게 현대상선을 놓고 현대중공업그룹과 지분경쟁을 벌여야 했다.
지금의 현대건설 인수전도 이런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범현대가의 한 내부 관계자는 "현 회장이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흔들림없이 일관된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경영권 분쟁 때는 오히려 경영권 방어에 자신감을 보였을 정도"라고 회고했다.
승풍파랑(乘風破浪). 현 회장이 현대맨의 각오를 다지자며 던진 화두다. 그는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 나간다는 뜻의 승풍파랑의 각오로 최선을 다해 달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지난 7일 오전 8시. 현 회장은 이날도 연지동 사옥에서 희망찬 하루를 시작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자신감 넘치는 얼굴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전을 오랜 기간 준비해 왔다"면서 "회장님이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지는 않지만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은 항상 느껴진다"고 귀띔했다.
"긍정의 마인드는 불가능도 가능하게 한다"는 그의 철학이 이날도 현대맨들 가슴에서 희망가를 노래하게 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