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 '창간 7주년 맞이 홈페이지 개편'을 기념, '회장님은 요즘'이라는 코너를 새롭게 마련합니다.
재계 총수들은 한국경제에서 적잖이 비중있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이들의 행보는 국내외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사입니다.
이에 뉴스핌은 한국경제의 중심에 있는 재계 총수와 그 자녀들이 어떤 일들로, 어떤 희노애락을 마주하고 있는지 긴 호흡으로 따라가볼까 합니다.
이 코너가 재계 사람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하며,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뉴스핌=이강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내부에 '정몽구 회장'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뚝심', '부지런 함', '품질, '의협심', '현장경영'. 가장 많이 나온 대답이다.
정몽구 회장은 그룹 내부에서 단순한 오너 이상이다. "그가 가면 본보기가 되고, 그가 말하면 기업문화가 된다." 내부 고위 관계자의 단적인 표현이다.
그룹 내부에서는 불과 11년만에 현재의 현대차그룹 위용을 갖춘 것에 대해 단연 정 회장의 존재감을 꼽는다.
사실 지난 11년간, 재계 어느 그룹사보다 희노애락을 극명하게 보여준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독립과정의 진통, 계열사의 불미스러운 사건, 해마다 반복되는 노사분규 등 악재가 동시다발로 터져 나왔는가 하면, 기아차 인수, 한보철강 인수,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자동차, 고로시대 개막 등 굵직한 경사도 함께 했다.
정 회장은 이 모든 과정에 늘 함께 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그는 특유의 뚝심과 현장경영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놨다.
이 같은 정 회장의 경영철학과 리더십은 이제 국내외의 연구대상이 됐다.
단적으로 미국 유력지인 뉴욕타임스는 "The Earth is Flat"(지구는 평평하다)라는 구절로 정 회장의 품질경영 성공기를 대서특필한 바 있고, 포브스도 "현지에 연구팀을 보내 현지날씨와 도로상태는 물론 운전습관까지 조사해 품질에 반영시키는 정 회장이 현대차 성공의 원동력"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 회장은 특별한 외부 일정이 없으면 아침 6시 30분 이전에 반드시 양재동 사옥으로 출근한다.
지난 4일에도 정 회장은 어김없이 같은 시간, 21층 집무실에 불을 밝혔다.
이날은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한 후 첫번째 월요일인데다, 저녁에는 부인의 첫 기일(忌日) 준비로 바쁜 날이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뉴스를 정독하며 하루를 시작했고, 변함없이 현장경영에 매진했다.
이런 정 회장의 생활 패턴은 그의 좌우명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 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울 것이 없다는 뜻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주영 현대 창업주에게 써주었던 휘호이기도 하다.
정 회장이 미래에 대한 비전과 확신을 펼치기 위해 깊게 생각하고 부지런히 일하는 미래를 향한 승부사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런 철학에서 비롯됐다.
정 회장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품질과 친환경이다.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현장경영을 고집하고 있는 것도 이런 관심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은 정 회장의 현장경영을 '3現주의'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현장에서 보고 배우고, 현장에서 느끼고 현장에서 해결한 뒤 확인까지 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차가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멈춰 서 있는 것을 상상해봤느냐"라는 정 회장의 물음은 유명한 일화다. 품질경영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친환경 문제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환경 문제에 대해 얼마나 빠르게 주도권을 잡느냐가 성공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인수전도 요즘 정 회장이 각별히 챙기는 부분이다. 그룹 전반적인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 현대건설만큼 적합한 M&A 대상도 없다는 게 그룹의 설명이다.
영문 이름의 이니셜을 따 'MK'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정 회장. 10년 후, 그의 크고 작은 성과들이 MK의 어떤 재해석으로 이어질 지 궁금해지는 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오른쪽)와 지난 9월 21(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현대차 공장 준공식에서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 맞춤형 모델로 개발한 소형 세단 쏠라리스를 함께 시승하고 있다.<현대차 제공> |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