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임애신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비즈니스석'(Business Class)을 타야 할 국책연구원장들이 공무원 여비규정을 어기고 해외출장 때 32번이나 '일등석'(First Class)을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미래희망연대 김정 의원은 국정감사 자료에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산하 연구기관을 포함한 28개 기관 중 8개 연구기관이 대통령이나 장관이 탈 수 있는 1등석을 연구기관의 임원도 탈 수 있도록 여비규정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여비규정을 사용하고 있는 기관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다.
실제로 행정안전부 예규인 공무원여비업무처리지침에 따르면 △ 대통령부터 장관까지 1등(First Class) 정액 △ 차관부터 3급 국장까지 중간(Business Class) 정액 △ 그 외의 기타는 2등(Economy Class) 정액으로 규정돼 있다.
김 의원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산하 27개 연구기관에서 받은 '2007년 이후 임직원 해외출장 내역'과 항공사 영수증 등을 검토한 결과, 3개 연구기관에서 29회에 걸쳐 해외출장 때 1등석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 현정택 전 원장과 현오석 현 원장은 2007년부터 총 28번의 해외출장 중 19번(68%) 1등석을 이용했다.
한국개발연구원 산하 KDI국제정책대학원 함상문 원장도 2008년부터 1등급 항공을 이용(43%)해 미국을 방문했다.
또 에너지경제연구원 방기열 전 원장도 2007년부터 퍼스트 클래스를 이용해 10번(30%) 타고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세 연구기관의 원장들이 해외출장 시 1등급 항공을 이용하면서 사용한 운임은 전체 항공료 가운데 각각 50%, 91%, 63%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비즈니스석을 타야 할 공공기관 임원들이 급을 올려 1등석을 타왔다"며 "1등석 대신 비즈니스를 타고 출장을 다녀오면 거의 500만원이 절약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는 현정부의 친서민 정책에 역행하는 것"라며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연구원 국외여비규정 등에서 잘못된 것을 모두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임애신 기자 (vancouv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