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회장 고심하는 영업이익경비율이 27%대, 은행권 최저
- 영업이익 45% 늘리는 동안 판매관리비 오히려 줄인 덕분
- 사활건 경쟁 속 정부 통제따른 현상…"영업현장 악전고투"호소
[뉴스핌=한기진 기자] 기업은행이 깜짝 놀랄 만한 수치 하나를 은행권 CEO들과 시장에 던졌다.
요즘 뜨는 은행의 경영지표인 CIR(영업이익경비율)에서 기록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CIR은 영업이익을 인건비, 물건비 등 판매관리비로 나눈 비율로 경영효율성의 척도 가운데 하나다.
KB금융 어윤대 회장이 취임식에서 “가장 중요한 경영 지표로 삼겠다”고 밟히면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자신의 급여를 15%나 삭감하면서 CIR개선 의지를 드러냈을 정도다.
기업은행은 2/4분기 30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충당금 적립 등의 이유로 전분기 대비 18.5% 감소했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내심 자랑을 감추지 않았다. CIR이 27.3%로 은행권 최저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2/4분기 40.4%였던 것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졌다. 시중 은행들의 평균은 50% 전후. 낮을수록 긍정적인 내용으로 해석된다.
어윤대 회장은 “CIR을 평균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했다. CIR이 은행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4분기 45.4%였다가 2/4분기에 51.2%로 급증한 뒤 3/4분기 52.2%, 4/4분기 52.8%로 연속 2개 분기 동안 50%를 웃돌았다. 이 때문에 자산규모가 크고 자기자본비율이 높지만 자본의 효율성과 경영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으로 보면 CIR이 국민은행의 절반 수준인 기업은행이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이다. 또 은행의 크기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도 최근 은행권 M&A(인수합병)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시사하는 바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심규선 애널리스트는 “임금인상도 타 은행에 비해 적었고 비용컨트롤을 잘한 이유도 있지만 수익이 크게 늘어난 효과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이자이익으로 중소기업대출 등 꾸준한 이익 자산 증가 결과, 전분기 대비 5.9% 증가한 1조 1000억원을 거뒀다. NIM(순이자마진)도 2.84%로 전분기 대비 6bp 상승했다. 비이자부문 이익 역시 178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판매관리비는 676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892억원)보다도 줄었다. 그런데 영업이익(충당금적립전)은 지난해 동기(1조 7050억원)보다 7000억원 이상 늘어난 2조 4746억원이다. CIR이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
기업은행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45% 증가한 효과가 컸다”면서 “임금을 5% 삭감하고 정부의 통제를 받는 영업비용으로 인해 비용이 늘어나기 힘든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은행권 최저 수준의 CIR로 경쟁력을 인정받는 데는, 기업은행의 얄궂은 처지가 배경이 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국채금융공기업으로서 정부의 경영통제를 받는다. 그래서 임금이나 영업관련비용 등 연간 쓰일 비용은 정부가 정해준다. 그런데 완전경쟁체제인 금융시장에서 타 시중은행과 동등한 경쟁을 펼치다 보니, 일선 영업점에서는 팍팍한 주머니사정으로 인해 영업에 악전고투하고 있다는 호소가 나온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수익이 아무리 늘어도 비용은 늘어날 수 없는 처지”라며 “국책은행이면서 완전경쟁 체제에 있으니 경영에 자율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이런 성과는 최근 적자에도 불구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뿌려대는 일부 공기업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영업이익 45% 늘리는 동안 판매관리비 오히려 줄인 덕분
- 사활건 경쟁 속 정부 통제따른 현상…"영업현장 악전고투"호소
[뉴스핌=한기진 기자] 기업은행이 깜짝 놀랄 만한 수치 하나를 은행권 CEO들과 시장에 던졌다.
요즘 뜨는 은행의 경영지표인 CIR(영업이익경비율)에서 기록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CIR은 영업이익을 인건비, 물건비 등 판매관리비로 나눈 비율로 경영효율성의 척도 가운데 하나다.
KB금융 어윤대 회장이 취임식에서 “가장 중요한 경영 지표로 삼겠다”고 밟히면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자신의 급여를 15%나 삭감하면서 CIR개선 의지를 드러냈을 정도다.
기업은행은 2/4분기 30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충당금 적립 등의 이유로 전분기 대비 18.5% 감소했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내심 자랑을 감추지 않았다. CIR이 27.3%로 은행권 최저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2/4분기 40.4%였던 것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졌다. 시중 은행들의 평균은 50% 전후. 낮을수록 긍정적인 내용으로 해석된다.
어윤대 회장은 “CIR을 평균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했다. CIR이 은행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4분기 45.4%였다가 2/4분기에 51.2%로 급증한 뒤 3/4분기 52.2%, 4/4분기 52.8%로 연속 2개 분기 동안 50%를 웃돌았다. 이 때문에 자산규모가 크고 자기자본비율이 높지만 자본의 효율성과 경영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으로 보면 CIR이 국민은행의 절반 수준인 기업은행이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이다. 또 은행의 크기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도 최근 은행권 M&A(인수합병)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시사하는 바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심규선 애널리스트는 “임금인상도 타 은행에 비해 적었고 비용컨트롤을 잘한 이유도 있지만 수익이 크게 늘어난 효과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이자이익으로 중소기업대출 등 꾸준한 이익 자산 증가 결과, 전분기 대비 5.9% 증가한 1조 1000억원을 거뒀다. NIM(순이자마진)도 2.84%로 전분기 대비 6bp 상승했다. 비이자부문 이익 역시 178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판매관리비는 676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892억원)보다도 줄었다. 그런데 영업이익(충당금적립전)은 지난해 동기(1조 7050억원)보다 7000억원 이상 늘어난 2조 4746억원이다. CIR이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
기업은행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45% 증가한 효과가 컸다”면서 “임금을 5% 삭감하고 정부의 통제를 받는 영업비용으로 인해 비용이 늘어나기 힘든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은행권 최저 수준의 CIR로 경쟁력을 인정받는 데는, 기업은행의 얄궂은 처지가 배경이 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국채금융공기업으로서 정부의 경영통제를 받는다. 그래서 임금이나 영업관련비용 등 연간 쓰일 비용은 정부가 정해준다. 그런데 완전경쟁체제인 금융시장에서 타 시중은행과 동등한 경쟁을 펼치다 보니, 일선 영업점에서는 팍팍한 주머니사정으로 인해 영업에 악전고투하고 있다는 호소가 나온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수익이 아무리 늘어도 비용은 늘어날 수 없는 처지”라며 “국책은행이면서 완전경쟁 체제에 있으니 경영에 자율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이런 성과는 최근 적자에도 불구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뿌려대는 일부 공기업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