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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시장서 맥 못추는 ‘삼성래미안’

기사입력 : 2009년12월23일 08:58

최종수정 : 2009년12월23일 08:58

[뉴스핌=이동훈 기자]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1위 래미안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주로 대형건설사들이 손 쉬운 주택사업 추진을 위해 선호하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에서 잇따라 패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과열 양상을 보이던 재건축·재개발을 '정비사업'으로 묶은 '도시및주거환경 정비법'이 발효된 2003년 이전만하더라도 재건축·재개발 시장의 최대 강자는 단연 삼성물산이었다.

삼성물산은 도시및주거환경 정비법 발효 전인 2003년 상반기 전투적인 수주 전략을 통해 특히 강남권 재건축 물량의 50% 이상을 수주해 3~4년치 일감을 반년만에 이뤄냈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같은 정비사업분야의 '절대지존'이었던 삼성물산의 위상이 최근 들어 재개된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타 대형건설사들과 벌인 정비사업 수주 경쟁에서 연전연패하면서 '그 흔한' 재건축·재개발 수주 2조원 클럽에도 가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올들어 부천 도당1-1구역 재개발, 장위7구역 재개발, 염리3구역 재개발, 장위9구역, 상계6구역 등 추진단지 등에서 수주 실패를 경험했다.

우선 지난 5월 열린 부천 도당1-1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는 현대건설에 밀렸다.

특히 삼성물산은 3.3㎡당 공사비 343만8000원, 이주비 1억5000만원, 이사비용 500만원 등을 제시, 경쟁사인 현대건설보다도 유리한 조건을 내걸었지만 조합원 총회 결과 패배를 면치 못했다,

이어 인근 성북구 재개발 사업을 통해 시공사 인지도를 높인 장위동 장위7구역 재개발수주전에서도 삼성물산은 현대산업개발에 졌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경쟁 건설사가 조합원을 깊숙히 만나는 등 비정상적인 표모으기에 나서고 있다고 판단, 다른 사업장을 포기하고 장위7구역에만 집중해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또 서울 마포 염리3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는 아파트 브랜드 맞수 GS건설에 밀렸다. GS건설은 3.3㎡당 공사비를 삼성에 비해 40만원 가량을 적게 제시한 끝에 래미안의 아성인 마포에서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연말을 두고 각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는 최근에는 삼성물산이 장위5구역과 인천에서 수주에 성공하며 간신히 체면치레에는 성공했지만 잇따라 두 곳에서 사실상의 패배를 당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아직 시공사 선정이 확정 되진 않았지만 표결 성격상 삼성물산의 패배가 일찌감치 확정됐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우선 서울 노원구 태릉현대 재건축에서는 조합원 투표 결과 약 20여 표 차이로 GS건설에 뒤지고 말았다.

특히 이 곳에서는 현장 투표에서 표 차이가 크게 벌어졌으나 서면결의에서 삼성물산으로 몰표가 나오는, 과거 삼성물산 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패해 결국 삼성물산 측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밖에도 삼성물산은 주관사가 아닌 컨소시엄 참여사 형태로 수주 경쟁에 나선 서울 상계6구역에서도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에 뒤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며, 연말께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예정된 면목3구역에서도 열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재건축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과거 래미안 브랜드를 내세워 정비사업 수주의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삼성물산이 부동산 경기 침체 이후 안전위주로 사업을 고르다가 사업 수주 기회를 실기(失期)한 측면이 있다"며 "그동안 타 대형건설사들이 경쟁력을 키운 만큼 과거와 같은 삼성물산의 재건축·재개발 수주 독식 현상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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