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IT업계의 성공신화로 대표되는 NHN의 내부 갈등설이 구설수에 올랐다. NHN창업 공신인 김정호 NHN 한게임 대표가 최근 돌연 휴직하면서 내부 갈등의 희생양이 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잇따르는 탓이다.

김 대표는 현재 NHN에 6개월 간 휴직계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휴직은 오는 12월부터 2010년 6월까지다. 하지만 유래 없는 장기 휴직에 업계의 반응은 떠들썩하다. 무엇보다 김 대표가 제4기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을 겸직한다는 점에서 이번 휴직이 석연치 않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게임산업협회는 오는 26일부터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국내에서 가장 큰 게임쇼인 '지스타2009'를 개최할 예정이다. 협회장 참여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지스타를 진행해야 하는 게임산업협회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된 셈이다. 그가 게임산업협회 회장을 맡은 것은 불과 반년 전인 3월이다.

협회 한 관계자는 “현재 김정호 협회장의 지스타2009 참석 및 회장 교체 여부 등에 대해 현재 논의 중인 만큼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어째서 협회의 행사 등을 앞두고 돌연 휴직계를 낸 것일까.
업계 일각에서는 NHN의 내부갈등설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네이버 측 경영진과 한게임 측 창업공신들의 갈등이 배경이 됐다는 시각이다. 이는 수년 전부터 제기된 NHN갈등설과도 연결된다. NHN 창업공신 중 한게임 출신의 인사들이 네이버 출신 인사들에 밀려 현재 대부분 사퇴했다는 것이 갈등설의 골자다.

한게임 출신 창업공신 중 가장 최근에는 천양현 NHN 재팬 회장이 지난 6월 고문으로 물러났고, 남궁훈 NHN USA 대표는 지난해 자문으로 물러났다. 그밖에 2007년 김범수 NHN USA 대표, 2006년 NHN 재팬 대표는 모두 사퇴했다. 이들은 모두 NHN창업 공신이자 한게임에서 굵직한 비중을 가진 인사들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김 대표도 한게임에 몸을 담으면서 모종의 갈등에 휘말린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잇따르고 있다.

네이버 측 창업공신인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오승환 NHN 이사, 강석호 연구개발 이사, 김희숙 관리사무 이사 등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과는 정 반대다.

이에 대해 한게임 및 NHN 측은 복직을 전제로 한 휴직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한게임의 한 관계자는 “김정호 대표는 지난해에도 휴직을 고려했지만 이것이 회사의 요청에 의해 지금까지 연장돼 왔다”며 “지병인 당뇨병이 있어서 복직을 전제로 휴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부갈등설에 대해 “내부 마찰은 전혀 없다”며 “무엇보다 김정호 대표가 누가 쫓아낸다고 나갈 분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현재 김정호 대표를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계속 될 전망이다. 일부 언론을 통해 그는 6개월 휴직 뒤 사퇴의사를 분명히 한 상황. 그 이유에 대해서는 “힘들고 지쳤다. 이제 좀 쉬고 싶다”가 전부였다.

과연 그는 무엇에 지친 것일까. NHN 수익의 한 축인 한게임 대표의 휴직에 대한 업계의 뒷말은 당분간 계속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