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쌍용자동차가 지난 16일 중장기적인 회생전략을 내놨다.
골자는 유동성 확보와 신차 개발·판매 등으로 3년 내에 흑자전환 한다는 것이다. 또 시너지가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자를 찾아 매각한다는 계획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이런 쌍용차의 회생전략의 중심엔 단연 '체어맨W'가 있다. 장기간 파업으로 영업손실이 막대한 쌍용차 입장에서 체어맨W는 회생의 첫 발을 뗄 수 있는 전략 차종이기 때문이다.
체어맨W는 철저하게 '대한민국 CEO'를 겨냥한 대형 세단이다. 벌써 12년째 타킷 층을 바꾸지 않고 전략적으로 밀고 있다. 국내 경쟁사의 동급 차량과 비교하면 적잖은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체어맨W는 지난 10월1일부터 사전예약에 들어갔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330대의 계약이 이루어진 상태다.
이 같은 계약 대수는 쌍용차 입장에서 반길만한 일이다. 올해 들어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한 지난 9월의 체어맨 판매 대수가 249대였음을 감안하면 회생을 위한 발판마련은 이루어진 셈이다.
체어맨W 2010년형 3600cc의 판매가격은 7500만원이다. 14일까지 240억원 가량의 유동성이 확보됐다는 얘기다. 여기에 리무진의 경우 8840만원, VVIP를 위해 장인정신으로 만들었다는 V8 5000cc의 경우는 1억300만원이나 된다.
신차 출시가 임박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C200이 이런 판매 추세에 힘을 더한다면 3년이 아니라 내년 안에 흑자전환도 기대해 볼 만한 대목이다.
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 직후 "내부적으로 내수와 수출을 합쳐 내년에 8만5000대 정도의 판매목표를 잡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영업흑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 16일 인천 영종도에서 체어맨W 2010년형의 시승행사를 가졌다.
현장에서 시승한 기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외관 이미지에서 큰 변화가 눈에 띄지 않은 탓이다. 대형 세단에서 경쟁사가 유선형의 완전한 신차를 내놓은 것과 달리 기존 박스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시승차에 함께 탔던 쌍용차 관계자는 "2010형 모델이라 외관에는 거의 변화를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높은 점수가 메겨졌다. 내부 인테리어에서 고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평가다.
실제 쌍용차는 기존 제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요구에 맞게 인테리어를 고급화하고 편의사양을 대폭 보강했다.
2009형 모델보다 앞좌석 등받이 폭을 줄여 뒷자석의 공간을 훨씬 더 넓혔고, 롤스로이스에 장착되는 하만카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채택해 17개 스피커를 통해 입체음향을 마음 껏 즐길 수 있게 했다.
실내 색상도 우드 그레인톤과 그레이 에디션으로 멋스럽게 표현했고, 데시보드의 메탈감을 삽입해 사이버틱한 느낌을 준다. 뒷좌석 뿐만 아니라 운전자석에도 맛사지 기능을 추가했다.
드라이빙을 위한 편의성도 눈에 띈다. 안정적인 주행을 위해 벤츠의 파워트레인을 채택했고, 오토 크루즈 컨트롤 기능(ACC)으로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여기에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EAS)을 적용해 고속주행시 차체를 노면과 달라붙도록 낮춰준다. 포트로닉 4WD시스템으로 상시 4륜 구동을 유지하고, 10개의 에어백이 안전성을 보장한다. 리바운드 코일 스프링과 19인치 휠이 주행 안정감을 높인다.
마케팅담당 최우림 차장은 "체어맨W는 4, 7, 8, 10, 17로 표현된다"면서 "국내세단 최초로 상시 4륜 구동 오토, 7단 미션으로 최고 연비 시현, V8 500 엔진, 10개 에어백, 하만카드 시스템으로 17개의 완벽한 음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과연 체어맨W가 회생의 첫 발을 내딛은 쌍용차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 지 이해관계자들의 이목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