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자오 상 하오. 십팔사략에서만 알려드리는 투자비책!' 뉴스핌은 한화증권 차이나리서치의 조용찬 수석애널리스트가 작성하는 중국 투자 관련 핫이슈 '여의도 십팔사략(十八史略)'을 연재합니다. 중국 경제와 금융시장 회복이 한국에게도 결정적인 요인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조 수석의 깊이 있고 설득력 있는 분석은 정책 단위나 시장 참가자 여러분께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소의 얼굴과 곰의 심장"을 갖고 있는 중국증시
최근 미 달러약세에 따른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철강, 비철금속, 금, 석유화학 등 자산관련주가 연일 급등하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원자재 관련 자산버블이 가져온 주가 상승은 과거에도 늘 단기 활황에 그쳤습니다. 실적개선이 수반되지 않은 “대형 블루칩”의 상승랠리는 주가버블로 이어져 증시엔 다시 재앙으로 돌아왔던 것입니다.
◆ 2007년 6124P의 상투의 추억
1990년대 중반 아시아의 자산버블, 2000년 미국의 IT버블, 2008년 국제금융위기가 그랬습니다. 지금 중국에서도 또 같은 버블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잇따른 내수경기자극책, 10대 산업발전계획과 대규모 신규 신용대출로 인해 정책 수혜주를 중심으로 PER 100배가 넘는 종목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묻지마 식 투자’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2000년 IT버블 당시와 비슷한 바이오, IT, M&A, 친환경, 신에너지 등으로 포장된 종목은 물론, 비철금속, 석유화학, 석탄, 부동산 등에도 연일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어지러울 정도로 주가를 급등시켜 놓았습니다.
상하이 A증시의 평균 PER은 27.09배, 선전 A증시 PER은 45.9배, 양대증시의 평균PER은 29.64배이며, A주의 평균주가는 9.73위안으로 세계에서 가장 고평가된 증시가 됐습니다.
중국 정부는 4, 5월에 23개 투신펀드가 발행됐는데, 절반이 주식형펀드였다. 최소 9조원 위안 이상의 신규 주식매수 여력이 생겨남에 따라 기관들도 시장평균 PER보다 낮은 은행, 보험, 증권, 전력, 철강 등을 “싸고 좋은 주식(又好又便宜)”이라고 표현하며 주식 편입비율을 계속 높이고 있습니다.
◆ 중국정부는 왜 주가버블을 방치할까?
과연 중국정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길래 주식시장이 고평가 국면에 진입했는데도 연일 주식시장에 호재를 쏟아 내고, 신규펀드 발행을 계속 허가하는 것일까요?
필자가 보기엔 중국체제의 “구조적인 모순”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8% GDP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매일 새로운 투자사업을 발표하고 있지만, 막상 천문학적인 돈을 찍어서 조달할 수 없습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3가지 방법으로 신규사업자금을 조달해 왔습니다. 부동산과 같은 자산매각이나 민자사업유치, 은행의 대출로 해결해야 해왔던 것입니다. 부동산을 매각할 경우엔 이제 진정되려는 부동산 투자버블을 다시 부추길 수 있고, 은행대출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또한 민자사업도 사업기간이 너무 긴데다 지방정부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중국 정부가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생각해낸 해법이 바로, 자본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아이디어였습니다. 먼저 국채와 금융채만 거래되던 기존 채권시장을 회사채와 지방채도 거래시키는 개혁안이었습니다. 채권시장의 개혁은 무엇보다 주식시장의 활황이 뒷받침돼야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업들도 구조조정 자금을 조달하고, M&A와 해외진출 등을 위해서 기업공개(IPO)와 차스닥시장의 개설, 유상증자, 갖고 있던 비유통주를 매각해야만 하는데 이를 돕기 위해서도 주식시장이 계속 활황국면을 이어가야만 합니다.
◆ 양면성을 갖고 있는 중국증시
중국정부는 현재 주가 버블은 지난 2007년 10월 6124P 당시와 비교해 위험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책당국자들이 지금 증시를 바라본 시각을 4자 성어로 표현하면 ‘수이 자앙 추안 가오(水漲船高)’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말로 바꾸면 ‘물이 불어나면 배도 올라간다’는 뜻인데, 경제 펀더멘털이 좋아지면 그것에 기반을 둔 주가도 올라가기 마련이라는 말입니다.
주식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는 장기 투자자니 정부가 8% 성장률을 달성하면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이에 근거한 주가도 올라갈 텐데, 지금 주가버블이 뭐 대수겠느냐는 식이죠.
중국증권회사들의 하반기 전망을 보면 “수급악재가 나오면 더 싸게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내년 상반기에 찾아올 경기 정점 때까지는 상승랠리가 가능하다”고 중국정부 주장에 맞장구를 치고 있습니다.
결국 중국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땐, 중국증시는 “소의 얼굴과 곰의 심장(牛面熊心)”을 갖고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양면성을 살펴보고, 투자란 게임과 다를 바 없다 것을 생각해 볼 때입니다.
◆ 조용찬 수석연구원
대신투신운용사 펀드매니저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현, 한화증권 차이나리서치 수석연구원
"소의 얼굴과 곰의 심장"을 갖고 있는 중국증시
최근 미 달러약세에 따른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철강, 비철금속, 금, 석유화학 등 자산관련주가 연일 급등하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원자재 관련 자산버블이 가져온 주가 상승은 과거에도 늘 단기 활황에 그쳤습니다. 실적개선이 수반되지 않은 “대형 블루칩”의 상승랠리는 주가버블로 이어져 증시엔 다시 재앙으로 돌아왔던 것입니다.
◆ 2007년 6124P의 상투의 추억
1990년대 중반 아시아의 자산버블, 2000년 미국의 IT버블, 2008년 국제금융위기가 그랬습니다. 지금 중국에서도 또 같은 버블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잇따른 내수경기자극책, 10대 산업발전계획과 대규모 신규 신용대출로 인해 정책 수혜주를 중심으로 PER 100배가 넘는 종목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묻지마 식 투자’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2000년 IT버블 당시와 비슷한 바이오, IT, M&A, 친환경, 신에너지 등으로 포장된 종목은 물론, 비철금속, 석유화학, 석탄, 부동산 등에도 연일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어지러울 정도로 주가를 급등시켜 놓았습니다.
상하이 A증시의 평균 PER은 27.09배, 선전 A증시 PER은 45.9배, 양대증시의 평균PER은 29.64배이며, A주의 평균주가는 9.73위안으로 세계에서 가장 고평가된 증시가 됐습니다.
중국 정부는 4, 5월에 23개 투신펀드가 발행됐는데, 절반이 주식형펀드였다. 최소 9조원 위안 이상의 신규 주식매수 여력이 생겨남에 따라 기관들도 시장평균 PER보다 낮은 은행, 보험, 증권, 전력, 철강 등을 “싸고 좋은 주식(又好又便宜)”이라고 표현하며 주식 편입비율을 계속 높이고 있습니다.
◆ 중국정부는 왜 주가버블을 방치할까?
과연 중국정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길래 주식시장이 고평가 국면에 진입했는데도 연일 주식시장에 호재를 쏟아 내고, 신규펀드 발행을 계속 허가하는 것일까요?
필자가 보기엔 중국체제의 “구조적인 모순”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8% GDP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매일 새로운 투자사업을 발표하고 있지만, 막상 천문학적인 돈을 찍어서 조달할 수 없습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3가지 방법으로 신규사업자금을 조달해 왔습니다. 부동산과 같은 자산매각이나 민자사업유치, 은행의 대출로 해결해야 해왔던 것입니다. 부동산을 매각할 경우엔 이제 진정되려는 부동산 투자버블을 다시 부추길 수 있고, 은행대출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또한 민자사업도 사업기간이 너무 긴데다 지방정부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중국 정부가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생각해낸 해법이 바로, 자본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아이디어였습니다. 먼저 국채와 금융채만 거래되던 기존 채권시장을 회사채와 지방채도 거래시키는 개혁안이었습니다. 채권시장의 개혁은 무엇보다 주식시장의 활황이 뒷받침돼야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업들도 구조조정 자금을 조달하고, M&A와 해외진출 등을 위해서 기업공개(IPO)와 차스닥시장의 개설, 유상증자, 갖고 있던 비유통주를 매각해야만 하는데 이를 돕기 위해서도 주식시장이 계속 활황국면을 이어가야만 합니다.
◆ 양면성을 갖고 있는 중국증시
중국정부는 현재 주가 버블은 지난 2007년 10월 6124P 당시와 비교해 위험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책당국자들이 지금 증시를 바라본 시각을 4자 성어로 표현하면 ‘수이 자앙 추안 가오(水漲船高)’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말로 바꾸면 ‘물이 불어나면 배도 올라간다’는 뜻인데, 경제 펀더멘털이 좋아지면 그것에 기반을 둔 주가도 올라가기 마련이라는 말입니다.
주식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는 장기 투자자니 정부가 8% 성장률을 달성하면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이에 근거한 주가도 올라갈 텐데, 지금 주가버블이 뭐 대수겠느냐는 식이죠.
중국증권회사들의 하반기 전망을 보면 “수급악재가 나오면 더 싸게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내년 상반기에 찾아올 경기 정점 때까지는 상승랠리가 가능하다”고 중국정부 주장에 맞장구를 치고 있습니다.
결국 중국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땐, 중국증시는 “소의 얼굴과 곰의 심장(牛面熊心)”을 갖고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양면성을 살펴보고, 투자란 게임과 다를 바 없다 것을 생각해 볼 때입니다.
◆ 조용찬 수석연구원
대신투신운용사 펀드매니저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현, 한화증권 차이나리서치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