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증가세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들이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기아차의 현금유동성 위기론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어 주목된다.
기아차의 지난해말 현재 부채비율은 130.7% 수준이다. 2004년 1조6910억원에서 2005년 2조460억원으로 늘었고 작년에는 9000억원이 추가로 불어나면서 2조9401억원까지 급등했다.
불과 2년만에 1조4000억원 가량의 차입금이 불어난 것이다. 특히 차입금 증가세는 미국공장이 완공되는 오는 2008년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기아차의 IR팀 관계자는 이와관련, "차입금 규모는 해외공장 증설로 2008년까지는 증가할 것"이라며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태에서 해외에 투자를 하고 있어 부채비율 개선이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 늘어나는 부채...왜?
기아차의 부채증가는 잇단 해외공장 증설이 주원인이다. 기아차는 지난 2005년 10월과 지난해 10월 각각 중국 제2공장과 미국 조지아 공장 신설에 잇따라 나섰다. 작년에는 슬로바키아에 공장 설립을 완료했다.
한국증권 서성문 애널리스트는 "중국 제2공장과 유럽공장 건설이 겹치면서 작년에만 차입금이 9000억원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해외공장 비중이 9.2%에 불과한 기아차로서는 '활로'가 필요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노사분쟁 등으로 국내 생산라인이 마비될 경우 '막대한 손실'을 막을 길이 없었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업계도 기아차의 해외공장증설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보고있다.
기아차는 지난 26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부채비율이 2005년 114.03%에서 2006년 130.70%로 증가했고, 차입금 의존도도 18.20%에서 24.29%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 우려 불식은 '씨드'에 달려있다?
문제는 기아차가 지난해 적자의 성적을 거두면서 차입금 규모가 불어나고 있는 점이다. 특히 해외법인의 성과 여부에 따라 기아차의 '유동성 위기여부'가 드러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증권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27일 이와관련, "기아차의 차입금 규모는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해외업체까지 포함한다면, 앞으로 유럽시장에서의 퍼포먼스(성과)가 중요하다"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 윤태식 애널리스트도 "기아차의 외부 차입금은 해외투자로 인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한 뒤 "기아차 현금 유동성 위기는 슬로바키아 공장 성공 여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지난해 적자는 낸 바 있는 기아차로서는 다급한(?)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유동성 위기'의 해법에 대해 기아차와 증시전문가들은 '씨드'의 성공여부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단 '씨드'의 출발은 순탄하다.
업계는 기아차의 씨드가 1월에 2234대가 팔린 데 이어 2월에 3060대, 3월에는 6000여대가 팔린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씨드의 유럽시장 점유율 목표치는 5%대이다.
하지만 아직은 평가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반응이다.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씨드가 잘 만든 차종임에는 틀림없지만, 씨드가 속한 C세그먼트급은 유럽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차종이고, 유럽 시장 자체가 쉬운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성공 여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태식 애널리스트는 "씨드의 현재 판매량은 초기 출발치고는 순조롭지만 이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를 유보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씨드의 유럽시장 진출에 대해 일단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뒤 "1, 2월은 사실상 차가 딜러들에게 깔리는 시기였다. 유럽 성수기인 3월 판매량이 집계되어야 본격적인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