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연준(Federal Reserve)이 금리을 인하하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과 경제의 이에 대한 반응은 다시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이끌어 낼 가능성이 있다."
얼핏 모순적으로 보이는 이 같은 주장 배후에는 어떤 역설이 작용하고 있다. 즉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사하지 않는 배경에는 거시지표가 생각보다 좋다는 사실이 존재하고, 나아가 거시지표가 생각보다 좋아 보인 것은 금융시장이 연준의 금리인하에 명시적으로 베팅했기 때문이라는 점 말이다.
하지만 이 역설은 풀리지 않은채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수수께끼(conundrum)'같은 것은 아니다.
연준이 금융시장의 판단을 수용하고 인정하거나, 반대로 금융시장이 금리인하 기대 부분을 자산시장에서 제거하여 긴축적인 금융여건을 만들어 버리면 상황은 해소될 수 있다.
미국 채권펀드 그룹인 핌코(PIMCO)의 연준 관측전문가(Fed Watcher) 폴 맥컬리(Paul McCully)는 최근 'Central Bank Watching'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전개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인하를 수용하면 시장이 기대했던 골디락스(Goldilocks) 혹은 연착륙이 달성될 수 있다며, 하지만 후자의 경우에도 다소 우울한 조정을 거치기는 해야겠지만 긴축여건은 미국경제의 '다운사이드 리스크'를 다시 촉발시켜 궁극적으로 연준의 금리인하를 유발할 가능성을 함축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29일 14시22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의 배경에는 연준이 '긴축성향' 고수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명시적인 주택경기 조정에 따른 거시경제의 다운사이드 리스크를 염려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 연준의 모순적인 태도의 배경
그렇다면 연준은 왜 겉보기에 모순적인 태도를 견지하는가? 무엇보다 연준은 거시지표 상의 '소음(Noise)'이 발생할 때 미리 정책적 기조를 수정함으로써 나중에 지표의 변화가 진짜 '소음'에 불과했을 경우 신뢰도에 손상을 받기를 극단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이다.
또 연준은 자신들이 특정한 자산가격을 목표로 한다는 인상을 주기를 꺼려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건설적인 모호성(constructive ambiguity)'을 활용, 시장이 스스로 거시지표 상의 소음이 소음이 아닌 것이 확인될 때까지 그리고 지속적인 정책 시그널을 통해 정책조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추적하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고.
이렇게 하면 중앙은행으로서는 금융시장 스스로 흔들리게 함으로써 자신의 신뢰성이 흔들릴 위험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거시지표 상의 소음이 자격에 미치는 변화, 이른바 '금융 여건(financial condition)'의 변화를 통해 펀더멘털 상의 충격완화 효과를 가져오는 등 이중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바로 이것이 17차례 연속 금리인상 이후 네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한 연준이 취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맥컬리는 연준 스스로 '중지(pause)'란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결코 거시지표의 '소음' 때문이 아니라 주택시장이 침체 국면으로 빠져들었다는 명백한 사실에 기초하고 있음을 잊지 말라고 지적했다.
연준이 그렇게도 인플레이션 업사이드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부르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있는 배경에는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다. 즉 인플레 파이터인 중앙은행들은 당연히 생산갭의 선행지표인 주택시장 변수에 주목하지, 후행지표인 인플레이션 지표에 주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문제는 금융시장이 너무나 빠르게 연준의 금리인하로의 변화 가능성을 수용하려는 자세에 있다.
분명한 것은 미리 실업률이 상승하거나 금융불안성정 혹은 리스크프리미엄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지 않더라도 채권시장이 항상 미리 금리정책의 역전 가능성을 반영하는 특징을 가진 것 또한 사실이라는 점이다.
![](http://img.newspim.com/data/image/saheon/pimco0701-c.GIF)
물론 이런 사실 자체에는 잘못된 것이 없다. 오히려 시장의 선제적인 변화는 정책변화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제라고 할 수 있다.
◆ 채권시장 선행성의 비대칭성
하지만 시장의 선행성이 비대칭적이라는 점이 문제다. 통상 금융시장은 긴축적인 금융여건을 쉽게 마련한다. 이른바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파수꾼'을 자임하며 금리인상에 늑장을 부리는 중앙은행을 꾸짖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미 수익률곡선이 연방기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계속 금융여건을 더 크게 완화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이 경우에는 시장이 연준의 태도를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연준이 시장으로 하여금 완화적인 금융여건을 통해 경제성장의 다운사이드 리스크를 억제하도록 요구하게 된다.
어느 수준에 도달할 경우 현명한 시장은 이 같은 중앙은행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연방금리 수준으로 시중금리를 끌어올리는데, 말하자면 지난 해 12월초부터 최근까지 전개된 채권금리 상승이 이 같은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맥컬리는 최근에는 일부 지표강세가 부동산시장에서까지 나타나기도 했지만, 이는 금융시장이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를 계속 제거해 나간다면 '신기루'에 불과한 것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도널드 콘(Donald Kohn) 연준리 부의장이 "주택경기 하락 위험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주택시장의 안정 가능성이 기간 프리미엄 혹은 연방기금금리가 현재 시장의 기대에 반영된 것과 같은 하락경로를 따르는데 실패하여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경우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인지 역시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던 사실을 환기시켰다.
얼핏 모순적으로 보이는 이 같은 주장 배후에는 어떤 역설이 작용하고 있다. 즉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사하지 않는 배경에는 거시지표가 생각보다 좋다는 사실이 존재하고, 나아가 거시지표가 생각보다 좋아 보인 것은 금융시장이 연준의 금리인하에 명시적으로 베팅했기 때문이라는 점 말이다.
하지만 이 역설은 풀리지 않은채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수수께끼(conundrum)'같은 것은 아니다.
연준이 금융시장의 판단을 수용하고 인정하거나, 반대로 금융시장이 금리인하 기대 부분을 자산시장에서 제거하여 긴축적인 금융여건을 만들어 버리면 상황은 해소될 수 있다.
미국 채권펀드 그룹인 핌코(PIMCO)의 연준 관측전문가(Fed Watcher) 폴 맥컬리(Paul McCully)는 최근 'Central Bank Watching'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전개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인하를 수용하면 시장이 기대했던 골디락스(Goldilocks) 혹은 연착륙이 달성될 수 있다며, 하지만 후자의 경우에도 다소 우울한 조정을 거치기는 해야겠지만 긴축여건은 미국경제의 '다운사이드 리스크'를 다시 촉발시켜 궁극적으로 연준의 금리인하를 유발할 가능성을 함축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29일 14시22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의 배경에는 연준이 '긴축성향' 고수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명시적인 주택경기 조정에 따른 거시경제의 다운사이드 리스크를 염려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 연준의 모순적인 태도의 배경
그렇다면 연준은 왜 겉보기에 모순적인 태도를 견지하는가? 무엇보다 연준은 거시지표 상의 '소음(Noise)'이 발생할 때 미리 정책적 기조를 수정함으로써 나중에 지표의 변화가 진짜 '소음'에 불과했을 경우 신뢰도에 손상을 받기를 극단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이다.
또 연준은 자신들이 특정한 자산가격을 목표로 한다는 인상을 주기를 꺼려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건설적인 모호성(constructive ambiguity)'을 활용, 시장이 스스로 거시지표 상의 소음이 소음이 아닌 것이 확인될 때까지 그리고 지속적인 정책 시그널을 통해 정책조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추적하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고.
이렇게 하면 중앙은행으로서는 금융시장 스스로 흔들리게 함으로써 자신의 신뢰성이 흔들릴 위험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거시지표 상의 소음이 자격에 미치는 변화, 이른바 '금융 여건(financial condition)'의 변화를 통해 펀더멘털 상의 충격완화 효과를 가져오는 등 이중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바로 이것이 17차례 연속 금리인상 이후 네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한 연준이 취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맥컬리는 연준 스스로 '중지(pause)'란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결코 거시지표의 '소음' 때문이 아니라 주택시장이 침체 국면으로 빠져들었다는 명백한 사실에 기초하고 있음을 잊지 말라고 지적했다.
연준이 그렇게도 인플레이션 업사이드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부르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있는 배경에는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다. 즉 인플레 파이터인 중앙은행들은 당연히 생산갭의 선행지표인 주택시장 변수에 주목하지, 후행지표인 인플레이션 지표에 주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문제는 금융시장이 너무나 빠르게 연준의 금리인하로의 변화 가능성을 수용하려는 자세에 있다.
분명한 것은 미리 실업률이 상승하거나 금융불안성정 혹은 리스크프리미엄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지 않더라도 채권시장이 항상 미리 금리정책의 역전 가능성을 반영하는 특징을 가진 것 또한 사실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런 사실 자체에는 잘못된 것이 없다. 오히려 시장의 선제적인 변화는 정책변화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제라고 할 수 있다.
◆ 채권시장 선행성의 비대칭성
하지만 시장의 선행성이 비대칭적이라는 점이 문제다. 통상 금융시장은 긴축적인 금융여건을 쉽게 마련한다. 이른바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파수꾼'을 자임하며 금리인상에 늑장을 부리는 중앙은행을 꾸짖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미 수익률곡선이 연방기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계속 금융여건을 더 크게 완화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이 경우에는 시장이 연준의 태도를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연준이 시장으로 하여금 완화적인 금융여건을 통해 경제성장의 다운사이드 리스크를 억제하도록 요구하게 된다.
어느 수준에 도달할 경우 현명한 시장은 이 같은 중앙은행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연방금리 수준으로 시중금리를 끌어올리는데, 말하자면 지난 해 12월초부터 최근까지 전개된 채권금리 상승이 이 같은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맥컬리는 최근에는 일부 지표강세가 부동산시장에서까지 나타나기도 했지만, 이는 금융시장이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를 계속 제거해 나간다면 '신기루'에 불과한 것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도널드 콘(Donald Kohn) 연준리 부의장이 "주택경기 하락 위험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주택시장의 안정 가능성이 기간 프리미엄 혹은 연방기금금리가 현재 시장의 기대에 반영된 것과 같은 하락경로를 따르는데 실패하여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경우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인지 역시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던 사실을 환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