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만 열어놓고 국내선수를 아예 엔트리 명단에서 빼겠다는 말인가"
증권사 지급결제 허용 문제를 두고 은행과 증권업계간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박용만 증권업협회 부회장은 22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증권사 지급결제 허용 논란과 관련, "증권사의 지급결제업무 허용 요구는 은행이 하고 있는 수표발행 등의 지급결제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새마을금고나 신협 수준의 소액 자금이체를 하겠다는 의미"라며 "업권간 이해를 따져 반대만 할 일이 아니다"고 최근 유지창 은행연합회장의 '윔블던 효과' 초래 우려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1일 유지창 은행연합회장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증권사에 지급결제업무를 허용하면 국내 금융기관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외국자본의 시장 잠식이 유리해지는 윔블던 효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특히 결제시스템의 안전성도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문제제기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증협 박 부회장은 "현행법 하에서도 모간스탠리나 골드만삭스 등은 국내은행 지점 허가를 받아 지급결제업무를 다 하는 상황인데 국내증권사는 그렇지 못한 상태"라며 "이는 시장을 열어놓고 국내선수는 아예 엔트리명단에서 빼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부회장은 "결국 금융소비자의 이익증진이 이 제도 도입의 취지"라며 "증권계좌가 500만개 수준인데 이에 대해 새마을금고 수준의 자금이체를 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의 주장을 요약하면 현재 증권사들이 은행의 가상계좌를 활용하고는 있지만 신용카드결제나 ATM기 사용에 있어 불편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또 증권사의 고객예탁금은 예치 즉시 증권금융에 바로 넘어가기 때문에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게 증권사들의 입장이다.
증협 임종록 상무는 "핸드폰으로도 결제가 자유롭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자기자본 2조원의 증권사들에게 자금이체조차 못하게 할 수 있느냐"며 "업권간 이해를 떠나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중심으로 제고할 사안이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