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보유한 차입매수(leveraged buy out, 이하 LBO) 전문가들이 속속 아시아 주요 금융센터로 모여들고 있는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최근 지역 대형은행들은 차입매수를 위한 대출시장, 특히 신디케이티드론(syndicated loan) 전문가를 영입하고 팀을 꾸리는 등 이 추세를 따라잡기 위해 부심하는 중이다.심지어 대형 투자은행들은 서로 간에 전문인력을 빼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이 기사는 22일 오후 뉴스핌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이러한 양상은 최근 투자은행들이 아시아에서의 LBO 시장이 높은 수익률을 담보해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시장은 LBO나 신디케이티드론 분야에서는 아직 포화상태가 아니라고 평가된다.그러나 지난 4월 일본 소프트방크(Softbank Corp.)가 보다폰그룹(Vodafone Group PLC)을 15억달러에 매수할 때 11억달러를 담보차입으로 이루어 내는 등 활발한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톰슨 파이낸셜(Thomson Financila)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만 아시아에서의 LBO 규모는 230억달러로, 미국 시장의 절반수준이다. 그러나 4년전 아시아 LBO 시장이 불과 12억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성장세라고 할 수 있다고.일부 아시아시장의 LBO는 사모펀드(PEF)가 주도했는데, 이들은 레버리지 기법에 능숙할 뿐 아니라, 특히 신디케이티드론에 정통한 전문가들을 다수 보유했다.일본 비누제조업체인 카오(Kao Corp.)는 제품라인을 확대하기 위해 눈길을 돌리다 가네보 화장품(Kanebo Consmetics Inc.)을 낙점하고, 골드만삭스(Goldman Sach Group)를 포함하는 팀을 꾸렸다. 골드만삭스는 9개 은행을 통한 20억달러의 신디케이티드론을 조달해 가네보 인수를 가능하게 만들었다.일본업체들은 이런 추세에 우호적인 편이라 2005년 한해 일본의 신디케이티드론 규모가 2,050억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2001년 불과 970억달러였던 것과 대조적이다.한편 이 같은 추세는 한국에서도 뚜렷히 드러났다. 지난 해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34억달러에 인수할 때도 9억7,300만달러의 신디케이티드론이 이용된 것이 가장 큰 사례.WSJ는 서구 대형투자은행들이 이 지역에 전문가들을 급파해 시장을 선점하려 노력 중이며,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크레디 쉬스 그룹(CSG)의 팀을 통째로 뺏아간 것이나 UBS가 싱가포르 DBS그룹의 선임전문가를 영입한 것, 메릴린치(Merrill Lynch & Co.)가 경쟁사 ABN암로(ABN Amro Holding NV)의 신디케이케이션팀장을 뽑아가는 등 레버리지 금융전문가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이 같은 영입전쟁은 고객들이 원하는 거래가 어떤 것인지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전했다.일본 노무라 지주회사(Nomura Holdings Inc.)는 아예 기업인수합병 대출전문 업체를 설립했고, 미즈호 금융지주회사(Mizuho Financial Group)의 자회사인 미즈호 기업은행도 신디케이티드론 팀 인력을 220명 이상으로 늘리는 등 이 시장을 위해 능력을 키우는 중이란다. 참고로 7년전까지만 해도 미즈호에는 신디케이티드론팀이나 전문가가 거의 전무했다.사모펀드 업체들의 활약도 대단해서, 아시안 벤처 캐피털 저널(Asian Venture Capital Journal)에 따르면 올해들어서만 약 18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한다. 이는 지난 해 전체 조달규모인 206억달러에 근접하는 수준이다.3년전 PEF인 리플우드 홀딩스(Ripplewood Holdings LLC)가 20억달러 이상을 들여 재팬텔레콤(Japan Telecom Holdings Co.)를 인수한 것이 거의 최초의 거대 LBO로 꼽히기도 한다. 당시 리플우드는 인수자금의 약 3/4 정도를 11개은행으로 구성된 그룹에서 조달해냈다.2005년 9월 콜로니 캐피털(Colony Capital LLC)이 싱가포르의 라플스 홀딩스(Raffles Holdings Ltd.)를 10억달러에 인수한 것도 손꼽히는 사례다. 당시 콜로니는 인수자금의 70% 정도를 신디케이티드론으로 조달했다. 대출은행들을 열광시켰던 것은 이들이 라플스의 41개 호텔을 담보로 제시한 때문이었다.WSJ는 라플스 인수에서 한 몫했던 CSG의 한 전문가의 언급을 인용, 아시아 LBO시장에서는 이전 사례보다 훨씬 큰 대규모 LBO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강조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