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퇴직연금 유치금액이 1조원에도 못미쳐 제도 도입전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31일 한국은행 금융안정분석국 분석총괄팀 조태식 차장과 조석방 과장이 작성한 '국내은행의 퇴직연금상품 취급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말 현재 퇴직연금 가입사업장 및 근로자는 가입대상의 각각 1.6%, 0.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퇴직연금 유치금액도 올한해 1조원에도 못미쳐 당초 예상치인 2~17조원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태식 차장은 "이처럼 퇴직연금 유치실적이 저조한 것은 제도적인 미비점으로 인해 기존의 퇴직금을 퇴직연금으로 전환토록 유인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점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기업과 근로자의 퇴직연금에 대한 이해 부족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기존 퇴직금의 퇴직연금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세제지원책 강구, 자산운용에 대한 규제 완화 등 각종 제도보완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들은 새로운 시장기회를 창출한다는 관점에서 단기적인 수익증대보다는 퇴직연금시장 규모확대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시스템 정비.강정분야 육성을 통한 경쟁력 제고 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은행들은 지난 5월 현재 퇴직연금 계약건수가 6915건, 가입자수는 5만4788명으로 각각 전체 시장의 86.5%, 80.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퇴직연금 유치금액도 655억원으로 전체 시장에서 61.9%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작년 12월 도입된 퇴직연금상품 취급을 위해 올해 7월 현재 12개 은행, 12개 증권사, 11개 생명보험사, 9개 손해보험사 등 총 44개 금융기관이 퇴직연금사업자로 등록하고 퇴직연금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전담조직 신설, 전산개발, 외부전문가 영입 등 퇴직연금상품 취급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고 초기 주도권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은행들은 기존거래관계 등으로 인해 타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을 주된 유치대상으로 선정하고 확정기여형 상품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펼쳐왔다. 조 차장은 "이처럼 퇴직연금시장에서 은행권의 점유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은 지금까지의 퇴직연금가입이 주로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퇴직신탁.보험이 퇴직연금으로 전환되고 대기업의 퇴직연금가입이 본격화될 경우 은행권의 점유비중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종수 기자 js33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