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험하고 있는 미국의 주택경기 호황이 미국 사상 최대 호황국면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그 배경은 실물경기 펀더멘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로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며 또 최근 지표 결과로 볼 때 이러한 호황주기는 거의 종료되고 있는 것 같다고 로버트 실러(Robert J. Shiller) 예일대 교수가 지적했다.지난 주말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와 자신이 공동으로 만든 미국 주택가격지수에 대한 최근 동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실러 교수는 최근과 같은 주택 부동산시장의 열광은 1890년 경험을 제외한다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나타난 부동산 호황 정도만 비교 가능할 정도로 대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세계대전 이후 군인들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베이비 붐이 개시되었고, 이에 따라 주택에 대한 수요가 실질적으로 증가했는데, 당시로서는 아이들을 위한 침실을 따로 가진 집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러나 최근 주택호황은 이 같은 펀더멘털 상의 변수가 없이 발생한 것으로, 주택건설비용, 인구변화 혹은 금리동향 만으로는 이를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다고 실러 교수는 강조했다.따라서 그는 주택가격이 이렇게 강력하게 치솟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것은 주로 투기적 수요가 발생했다는 증거라며, 이것은 분명한 우려 대상이라고 경고했다.1990년대 말 주식거품에 대해 "비합리적 과잉"이라고 지적해 유명세를 탔던 실러 교수는 S&P와 함께 10대 주요도시 주택가격을 기반으로 미국 주택가격에 대한 지수를 개발했다. 이 지수는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선물과 옵션 거래를 위한 기초로 활용되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실러 교수는 이 지수 중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의 단기추세는 급격한 가격상승 주기의 종료를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자신들이 개발한 지수에 투자하는 것이 주택가격 변동성에 대한 헤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날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그는 주택가격의 안정화는 어느 정도 소비자들의 대출 담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소비자들은 신용대출 등 다른 자금조달 수단으로 시선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S&P측은 자신들이 만들어 둔 지수의 선물이 거래가 활성화된다면, 보험업체들이 소비자들을 위해 주택담보 가치가 하락할 경우에 대해 보장하는 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다만 이들은 여전히 주택투자가 안정적인 투자에 해당하며, 주식시장의 변동성과는 비할 바가 못된다고 강조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