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Federal Reserve)이 이번 5월 금리인상 이후 2년간에 걸친 긴축 프로세스를 비록 일시적이기는 해도 '중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것이 미국 증시에 미칠 영향이 이슈가 되고 있다.그러나 다수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연준의 긴축 중단 그 자체가 미국 증시에 필연적으로 호재가 되지는 않았다는 지적이 정설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시장 참가자들의 연준 긴축종료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 주말 미국 증시 주요지수의 급등 양상을 통해서 또다시 드러난 바 있다. 다우지수는 美 4월 고용보고서 결과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오자 금리인상 우려의 완화를 호재로 1.2%나 상승, 종가기준 사상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하지만 美 유력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말 기사를 통해 이런 시장의 기대가 근거가 없는 것일 수 있다며, 무엇보다 증시에 중요한 것은 연준이 성공적으로 긴축 프로세스를 종료하여 경제가 호조세를 지속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사실 연준이 아직 완전히 긴축 프로세스를 종료한 것도 아니고, 일시적으로 액션을 취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은 과연 연준이 경제 및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정한 수준까지 금리를 올렸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시간이 이처럼 몇 달 정도 소요된다는 말일 따름이다.더구나 과거 경험으로 볼 때 美 증시가 연준의 긴축 종료를 항상 호재로 받아들이지도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다.온라인 증권사 챨스 슈왑(Charles Schwab)의 수석투자전략가인 리츠 앤 손더스(Liz Ann Sonders)는 마치 시장이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에 따라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다 알고 있는 듯한 행태를 보이지만, 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그러나 WSJ는 아직은 상황이 불투명하지만, 이미 일부 기관들은 긴축 종료 이후 증시 수혜업종들에 주목하며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상황을 소개했다.◆ 연준이 골디락스 시나리오 달성했길..전문가들은 금리상승이 기업과 개인의 자금조달비용, 나아가 투자비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연준이 이번 주 예상대로 25bp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1%였던 기준금리를 약 2년만에 4%포인트 높은 5%까지 끌어올리는 셈이 된다. 일례로 존 오거스틴(John Augustine) 피프스서드 애셋 매니지먼트(Fifth Third Asset Management) 수석 투자전략가는 "기업이나 개인들 모두 자금조달 비용에 대단히 민감하다"는 점을 크게 강조했다.월가는 연준이 금리가 지나치게 높지도, 반대로 지나치게 낮지도 않은 "골디락스(Goldilocks) 시나리오"를 성취하였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처럼 인플레 압력이 잠잠한데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하는 그런 양상이 지속되기를 원하는 것이다.또 대다수 투자자들은 금리가 적정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고, 여기서 연준이 더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주식시장에 수혜가 기대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문제는 연준이 "한번 더 금리인상을 진행한 뒤에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항상 증시 랠리를 이끌어 내곤 했지만, 연준이 사실 금리인상을 아직은 중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곧바로 하락장세가 뒤따르곤 했다는데 있다.이런 하락장세에서는 연준이 오버슈팅함으로써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곤 했다.최근에도 버냉키 의장이 의회에서 "한 두 차례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은 채 경제정보를 검토할 수 있다"고 하자 환호했던 시장은, 곧이어 사석에서 나온 버냉키의 "내 견해를 오해하고 있다"는 경고 발언을 얻어맞고 싸늘하게 굳어버렸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과거 사례의 교훈: 긴축 이후 경제상황이 관건사실 최근 변동장세가 재연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아 보인다. 연준은 금리인상을 일시 중지한 뒤에 다시 금리인상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물론 하반기에 경기가 생각보다 빠르게 침체될 경우 되려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어쨌든 연준의 목표는 경기과열을 억제하는데 있지, 경기확장세를 중단시키는 것이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래리 아담(Larry Adam) 도이체방크 알렉스 브라운 소속 수석투자전략가는 실제로 지난 1940년 이후 연준이 금리인상 프로세스의 중단 이후 평균 5개월 이내에 금리인하로 돌아서왔다고 지적했다.한편 프루덴셜 이쿼티 그룹(Prudential Equity Group) 소속 소형주투자전략 담당인 스티븐 드산티스(Steven DeSantis)는 연준의 긴축 사이클 이후 12개월 동안 주가의 변화를 검토한 결과, 사실상 주가는 경제여건에 의존한다는 단순한 결과를 얻었다고 소개했다.1970년대말 이후 다섯차례의 금리인상 사례를 조사한 결과, 그 중 경제가 양호한 추세를 견지한 것은 그 중 세 번이었다. 이 때에 대형주로 이루어진 러셀1000지수(Russell 1000)는 긴축 종료 이후 12개월 동안 평균 31%나 상승했다.최근 5차례 긴축 사이클 이후 12개월간 GDP 및 러셀1000지수 변화- 1999년8월~2000년5월 : GDP +0.6%, 러셀1000지수 -12%- 1994년5월~1995년2월 : GDP +2.5%, 러셀1000지수 +36%- 1987년9월~1989년3월 : GDP +2.8%, 러셀1000지수 +19%- 1980년11월~1981년6월: GDP -1.2%, 러셀1000지수 -12%- 1977년8월~1980년3월 : GDP +1.7%, 러셀1000지수 +37%※ 출처: Prudential Equity Group, WSJ에서 재인용그리고 이러한 경우 대형주들 중에서도 헬스케어업종지수가 44% 오르는 등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첨단기술업종이 평균 32% 올랐고, 기초소비관련 업종주가가 37%, 금융서비스업종이 32% 상승해 상대적인 수혜업종으로 부상한 것이 확인됐다.그러나 연준이 경제에 타격을 준 두 차례 사례에서는 러셀1000지수가 평균 12% 하락했다. 이 경우 최악의 사태를 맞이한 업종은 첨단기술업종으로 30% 하락률을 기록했고, 기계류를 생산하는 내구재업종이 약 18% 내렸다. 에너지업종 주가가 15% 내려 평균보다 좋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드산티스 전략가는 이번 경우에는 기업의 설비투자가 계속 증가하며 소비지출 둔화에 대한 상쇄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경제가 상당히 안정적인 확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 일부 기관들, 긴축종료 후 예상하며 포트폴리오 배치 중연준이 아직 제대로 목표를 달성했는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드산티스가 제시하는 시나리오 대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앞서 챨스 슈왑의 손더스 전략가는 지금 연준 긴축종료를 활용하는 포트폴리오 변경은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피프스서드의 오거스틴 전략가 역시 "역사적으로 보면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지하면 주가에는 좋은 일이되었지만, 우리는 그런 이유로 주식을 매수하지는 않는다"며 투자 원칙을 강조했다.그러나 일부 머니매니저들은 긴축종료에 따른 시장의 상승 기대감에 기초하여 포트폴리오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조던 킴멜(Jordan Kimmel) 내셔널 시큐리티즈(National Securities) 소속 시장 전략가는 금리인상 종결 이후 첨단기술업종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최근 이들 업체의 실적 뿐 아니라 이 같은 이유가 자신들의 이 업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의 이유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도이체방크의 아담 전략가는 자신들이 헬스케어, 금융서비스, 원자재 및 에너지 업종을 선호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이들 업종들이 연준의 긴축 중단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이 같은 선호의 일부 배경으로 제시했다물론 그는 이들 업종의 순익 성장세나 상대적인 주식평가 수준도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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