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거시분석팀이 한해를 전망하는 연례행사 "매크로비전(MacroVision)"를 개최했다. 스티븐 로치(Stephen Roach)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3일 글로벌 이코노믹포럼(GEF) 보고서("Between the Lines")를 통해 이 행사에서 두드러진 특징과 함께 올해 참석자들의 폴 결과를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먼저 그는 매크로비전이 과거 1998년부터 1999년 사이 "글로벌경제의 회복"과 2003년 "디플레이션 위험"을 정확이 예측한 바 있으며, 지난 해에는 '잘 억제된 인플레, 채권 버블 부재, 유럽증시 아웃퍼펌' 을 제대로 전망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지난 해 매크로비전의 전망 중에서 달러 및 유가 전망은 '왕창' 빗나갔다는 점만은 시인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해 매크로비전 폴 결과는 달러화가 유로대비 1.25달러까지 완만한 강세를 보이는 반면 엔화 대비 98엔까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고, 유가는 배럴당 4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당시 매크로비전의 핵심 이슈는 "채권 버블, 미국 이후, 인구학적 딜레마"에 집약됐다.◆2006년 거시전망, 또다른 '골디락스'올해 매크로비전 회의에서는 유동성 주기, 변동성, 버블 후 조정, 인플레이션 타게팅, 상품시장의 수퍼사이클(super-cycle), 글로벌 저축과잉 등의 쟁점을 논의한 결과 "개혁, 구조조정 및 그 결과, 소비지출 균형찾기, 글로벌 설비투자 붐?" 등으로 주제가 요약될 수 있었다고 한다.한편 2006 매크로비전의 폴 결과, 참석자들의 컨센서스는 다시 한번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골디락스(Goldilocks)"로 집약되었다. 즉 제한적인 금리상승 리스크, 주식시장의 완만한 상승, 美달러화의 소폭 약세, 신흥시장 주식의 선호, 선진국증시에서는 여전히 일본증시 선화 등으로 특징지워졌다.다만 스티븐 로치는 이러한 폴 결과는 늘 그렇듯이 '자기회귀적(autoregessive)' 특징, 즉 최근까지 과거의 추세를 추종하는 모습이었다며 자신은 이처럼 깊은 자기확신에 기초하지 않은 모멘텀에 기초한 시나리오에 대해서 가장 우려하는 편이라고 지적했다.![](http://www.newspim.com/img/board_data/MS-Macrovision-Jan2006.GIF)
로치는 매크로비전 행사가 자체 거시분석팀의 토론과 고객 토론을 각각 분리진행한 뒤 '종합'하는 시간을 가지는 방식으로 일종의 삼각측량을 통해 다양한 주제에 분산된 시각과 전망의 핵심을 추출하는데, 올해 논의에서 놀라운 지점은 바로 미국소비 전망 및 글로벌 설비투자 전망에서의 어긋난 결론에 있었다고 소개했다.◆ 소비전망은 낙관적인데, 설비투자가 별 볼일 없을 것이라?전체적으로 볼 때 올해 그룹토론에서는 미국 및 글로벌 소비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한다. 로치는 자신의 '자산경제' 효과에 따른 미국 소비자들의 과도한 소비라는 식의 비판에 대해서는 거의 누구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최근 빠지기 시작한 주택시장의 거품 때문에 소득증가가 뒷받침 되지 않는 미국 소비자들이 결국 임의소비를 줄일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으며, 실제로 미국 주택시장 버블 자체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도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고 한다.회의 참석자들은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봐야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이 완만하게 줄어드는 정도를 예상했으며, 이 경우에도 일본, 유럽 그리고 중국 등이 내수회복으로 인해 충분히 상쇄되는 것을 예상했다. 로치는 자신이 이런 논의에서 완전히 열외된 느낌이었으며, 자신은 이러한 결론에 크게 회의적인 편이라고 강조했다.그 다음 중요한 테마 역시 의외로, 올해 글로벌 설비투자 전망이 생각했던 것보다 완만할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되었다고 한다. 회의 참석자들은 대부분 주요 선진국 경제의 기업들이 생산설비 확장에 주저하는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제출했으며, 아마도 중국이 중요한 예외에 해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주로 설비투자는 수명이 짧은 일부 IT장비에 대한 대체 수요 쪽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인프라(수도, 도로 및 운송)와 에너지(탐사 및 정제) 쪽에서의 설비투자가 중요한 예외에 속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한 프라이빗이쿼티 업체에서 참석한 전문가는 자신들이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킨 주요기업들 중에서 큰 규모의 설비투자에 나서겠다는 곳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하기도 했다.로치는 이 두 결론을 함께 결합할 경우 자신이 보기에는 완전한 모순이 발견된다고 비판했다. 자신은 설비투자 수요를 "파생 수요(derived demand)"로 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지출전망이 양호한 데 기업의 설비투자가 완만할 것이란 식의 전망은 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만약 자신의 이런 시각이 맞고, 매크로비전 참석자들의 소비지출 전망이 옳다면, 올해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세는 생각보다 강력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로치는 이 같은 기업 설비투자의 급격한 증가 전망은 글로벌 거시전망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GDP성장률이 생각보다 훨씬 강력할 가능성이 있고, 이제까지 소비라는 한 쪽 날개로 날던 세계경제가 설비투자라는 다른 쪽 날개로 동시에 날아오를 수 있게 되는 결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그는 여기서 금융시장이 관건인 한 이러한 글로벌 경제의 업사이드 리스크는 단순히 소비 내지 설비 투자 각각의 분야별 전망보다 전체적인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그것은 바로 경기순환적인 의미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대다수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게 드러날 가능성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당연히 이 경우 금융시장 전망은 '나쁘지 않다'에서 '상당히 악의적인 형상'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다. 채권시장의 급락, 스프레드의 급격한 확대, 좀 더 공격적인 중앙은행의 긴축사이클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전적 '붐 앤 버스트 주기'의 도래인가로치는 이 같은 시나리오가 지난 해 등장했던 고전적인 "붐 앤 버스트 주기(boom-bust cycle)" 논의를 연상시킨다며, 다만 그 동안에는 설비투자 붐이 경기확장 국면의 종료를 예상하게 했던 반면 지금 보이는 인플레 및 금리주기의 상승은 그 국면의 종료를 쉽게 예상하게 힘들게 하는 차별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설비투자의 붐 이후 따라오는 확장국면의 종료가 뚜렷한 반면, 투자 주기가 급격히 상승하게 되면 모멘텀의 종료지점을 정확히 포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하지만 로치는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자산경제에 의존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둔화 외에도 글로벌 소비회복이 생각보다 완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고전적인 글로벌 공급-수요 불균형이 문제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인플레이션 상승 주기라고는 해도 선진국의 인플레이션 고점이 3% 대에 머물면서 오히려 경기주기 상의 인플레이션 둔화가 또다른 디플레이션 우려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예상했다.로치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 같은 '가능성'은 올해 매크로비전 참석자들의 레이더 망에는 포착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전망을 볼 때 암암리에 '글로벌 경제성장의 업사이드 서프라이즈 가능성과 경기주기 상의 조정전망' 사이의 긴장이 포착되었다는 사실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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