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투자자들의 세계 거시경제 전망은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불균형과 긴장의 강화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와 같이 세계경제와 정책당국이 탄력적으로 대처하여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그러나 다시 한번 지난 해와 같은 '골디락스(Goldilocks)' 장세가 재연될 것이란 이런 기대감은 글로벌 불균형의 해소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 분명한 답변을 제출하지 않는 '희망사항'에 그치지 않을 것인지 우려된다.스티븐 로치(Steven Roach)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4일자 글로벌 이코노믹포럼 보고서("MacroVision 2005 -- The Elastic World ")를 통해 올해 매크로비전 행사에서 도출된 몇 가지 핵심 쟁점과 컨센서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상과 같이 설명했다. 참고로 모건스탠리는 매년 매크로비전(MacroVision)이란 행사를 통해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고객의 거시 전망에 대한 컨센서스를 도출하는 자리를 가진다.로치는 일단 지난 해와 비교할 때 핵심적인 변화는 거시경제의 긴장과 불균형이 얼마나 심각한 것이든 간에 완만한 완화과정이 뒤따를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하게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전망은 금융시장, 거시경제 그리고 지정학적 압력 모두에 해당하는 내용이었다.한 해 전만 해도 매크로비전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글로벌 불균형과 긴장강화에 대한 우려가 높고, 일반적으로 "겨우겨우 헤쳐나가기(muddle through)" 정도의 전망이 우세했다.이런 변화에 대해 로치는 긴장과 불균형의 연속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 해까지 큰 충격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자 투자자들이 심리가 점차 세계의 탄력적 대응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 거품, 미국중심의 세계경제, 인구학적 변모가 핵심 화제한편 이번 행사에서 핵심 화제는 △ 채권시장이 거품인가 △ 미국중심의 세계 이후에 누가 오는가 그리고 △ 인구학적 딜레마 등 세 가지로 압축되었다.첫번 째 주제와 관련, 애널리스트 및 투자자들은 최소한 기본적인 의미에서 볼 때는 채권시장에 거품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특히 美 국채시장의 경우 거품 형성 우려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었으며, "행실 좋은(well-behaved)" 기울기의 수익률 곡선과 중앙은행(및 정책) 포지션의 안정 그리고 인구학적인 변화로 연기금 등의 수요증대가 시장의 든든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고수익채권이나 신흥시장 채권 그리고 일부 투자적격 회사치 등 리스크가 높은 채권시장의 경우 다소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었으나, 향후 스프레드가 확대되더라도 1994년이나 1998년의 재연이 되기는 힘들 것이란 의견이 대세였다고 한다.두번 째 주제인 미국 이후에 누가 오는가에 대한 대답에서는 "다시 미국이 온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였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그 어떤 나라도 미국의 자리를 대신하기 힘들며, 현재 시스템이 상당히 이상적이라는 식의 견해가 확산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시장의 깊이와 유연성을 감안할 때 올해도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는데, 로치는 자신들이 美 생산성 향상률이 둔화되는 반면 유럽이 본격적인 생산성 향상률 가속화를 나타내는 등 두 지역경제 사이의 생산성이 서로 수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이런 추세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로치는 지난 1980년대 세계경제의 시계추가 일본에서 독일로 급격하게 이동한 사실에 대해 투자자들은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고 한 마디 덧붙이고 있다.마지막으로 인구학적인 변화에 따른 위협요인은 향후 수년간 금융시장 및 美 경제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가 우세했다고 한다.이 주제에 대한 논의는 글로벌 연기금 개혁과 미국의 사회보장제도 개혁에 대한 것으로 이어졌고, 로치 등은 여기서 인구학적인 변화의 쟁점이 나름의 무게를 가진다고 생각했지만 투자자그룹들은 그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투자자들은 오히려 이 문제가 인구학적인 것보다는 규제 및 정책적인 해결과제 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장기물 채권자산 쪽으로 갈수록 자산부채 불일치 현상이 문제가 된다고 결론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인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리, 달러환율 그리고 S&P500지수 완만한 상승 예상한편 이번 매크로비전 행사에서는 모건스탠리가 제출한 시나리오에 대해 투자자들이 투표하는 방식으로 향후 전망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졌는데, 대략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일단 올해 연준리 금리인상 전망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연방금리가 3.25%~4.0% 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한편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은 연말까지 5%에 접근할 것이며, 동일 만기의 분트채 수익률은 3.5%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한편 美 달러가치는 연말까지 유로대비 1.25달러로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던 반면 엔화 대비로는 95엔까지 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등 엇갈린 전망이 나왔고, 올해 中 위앤화의 달러페그제가 변화될 가능성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국제유가는 하락 전망이 우세하여 연말까지 WTI근월선물 기준 배럴당 40달러 정도가 예상됐다.이런 전망에 기초, 올 연말 S&P500지수는 1,250까지 현재 수준보다 약 6% 정도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도출되었다. 이는 헨리 맥비의 올해 말 목표치와 대략 일치하는 수준이었다.로치는 전체적으로 볼 때 올해 투자자들의 전망은 지난 해와 같은 "골디락스(Goldilocks)", 즉 금리와 환율의 완만한 변화와 美 증시의 제한적 상승장세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주목할 만한 새로운 견해는 환율 면에서는 유로/엔 매도 전망이 가장 일반적인 투자 아이디어로 제출되었고, 채권 수익률곡선의 평탄화 흐름으로 다른 나라보다 미국 채권시장의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란 지적이었다.한편 투자자들의 올해 美 증시 전망은 밝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해서 초과수익률을 노린 포토폴리오 자금의 이동을 예상케하는 글로벌 증시의 "디커플링 장세"의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에 대한 판단이 지난 해 지나친 낙관론에 젖어있었던 반면 올해는 회의적인 시각이 크게 우세하게 나왔다. 특히 중국의 자본투자가 주로 반도체와 공업원자재 등 상품화된 분야로 집중되는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우려를 표명했다.◆ 글로벌 조정, "퍼펙트스톰"인가 "퍼펙트노멀라이제이션"인가로치는 이상과 같은 매크로비전이 집단적인 의견인 만큼, "대중적인 흐름을 역행하려는" 역발상 투자 흐름이 항상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올해 매크로비전과 거꾸로 갈 경우 쉽지 않은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한편 그는 예의 글로벌 불균형과, 이러한 불균형이 정적이고 완만한 조정보다는 급격한 조정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자신의 고유한 주장을 다시 제출했다.그는 글로벌 불균형의 급격한 조정이 임박하고 있으며, 이런 조정자가 어디서 촉발될 것인지에 대해 누구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로치는 여기서 열쇠는 "연준리"가 쥐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1994년의 경험이 또다시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난 해 12월 FOMC의사록의 "과도한 위험 감수" 양상에 대한 경고를 상기시키면서 스스로가 양산한 이 괴물(이른바 저금리에 기초한 자산경제)을 처치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로치는 매크로비전을 제출한 투자자집단이 지난 50년간 반복되어 온 연준리 긴축 사이클과 금융시장의 위기라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양상이 이번에는 좀 다른 모습으로 탄력적인 적응 양상을 보이는 "퍼펙트 노멀라이제이션(perfect normalization)"이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자신이 보기에 여전히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보인다고 경고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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