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발표가 시장의 예상 수준에 머물고 미국의 인플레에 대한 경각심을 부추겼던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 의장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고 우려를 거뒀다.이에 따라 지난주 이래 글로벌 달러 강세를 촉발했던 요인은 잦아 들었다. 미국이 6월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25bp) 올릴 것이나 시장과 정책당국 모두 '공격적'이라는 말을 빼는 데로 의견이 수렴됐다.물론 FOMC가 6월말 어느 정도 올릴 지 확인이 필요하고 향후 경제지표에 따라 연속적인 인상이 될 지 불연속적인 상황이 될 지 점검해야할 필요는 시장이 움직이는 한 계속돼야 할 것이다.그렇지만 최근까지 이끌었던 '주요 요인'이 사라짐에 따라 금융시장은 모멘텀 공백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일본 경제가 회복강도를 보이고 있으나 미국 주도의 현재 시장 구도에서 미국 변수는 여전히, 어쩔 수 없이, 최상위변수이기 때문이다.국내 외환시장은 여전히 달러/엔의 움직임에 연동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적인 변동요인(Moving factor)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이나 당국 모두 전략을 외부변수, 특히 달러/엔에 연동시키고 있기 때문이다.달러/엔이 박스권 상단인 111선 저항에 걸린 뒤 매수요인 실종에 따라 109선대로 급락하면서 박스권 하단에서 지지선을 확인하느냐, 추가 하락하느냐를 새롭게 타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달러/엔이나 달러/원이나 하락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그 폭은 아직까지 크지 않다는 게 다수의 관점이다. 한국 경제의 내수 침체 등 경제전망이 불확실한 펀더멘탈이나 당국의 개입 강도, 외환업계의 거래량 경쟁 요인을 감안할 때 일리는 있으나 다소 관성적인 생각이기도 하다. 아무튼 국내외 금융시장은 수급장세로 전환되면서 이제 새로운 재료와 모멘텀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가뜩이나 수급논리를 벗지 못하는 외환시장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외환·금융시장 분석예측 전문뉴스 뉴스핌(Newspim)은 시장 현업에 종사하는 국내외 은행권 외환딜러와 외환이코노미스트 10명의 외환전문가들한테 향후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게재순서는 회사 가나다 ABC순임). ◆ 외환전문가들이 본 향후 시장 전망 ▷ 국민은행 노상칠 과장 향후 시장은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 환율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던 미국의 금리인상폭 확대가 25bp 수준으로 완화되며 확인됐다. 또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중국의 긴축 역시 초기 충격에서 벗어나 조용해진 상태다.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도 잦아들고 있다. 따라서 시장 분위기는 최소한 상승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모아진다. 하락은 당국의 개입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환율변동은 좁은 폭에 묶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 김성순 과장 향후 시장의 키는 달러/엔 환율이라고 할 수 있다. 달러/엔이 109선 초반대에서 세 번째 테스트를 벌이고 있다. 추가 하락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이런 가운데 달러/원 환율도 레벨 다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급락보다는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조금씩 밀리는 형세가 예상된다. 시장의 개입 경계감 등을 고려할 때 달러/엔이 108선으로 내려가도 1,150원이 단단할 것이라는 생각이 만연돼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이정하 과장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물건너간 뒤여서 달러/엔의 경우 어느정도 하락할 룸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내려가더라도 급락은 없고 점진적인 하락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은 다시 상승하기는 다소 힘겨울 듯하다. 달러/원의 경우 1,150원이 진바닥을 형성하는 경험칙이 엄연히 자리잡고 있다. 역외세력의 경우도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 부분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기도 하다. 신규 매수포지션을 쌓을 지는 모르겠지만 숏포지션을 감는 레벨로서는 생각할 것으로 생각한다.▷ 외환은행 구길모 과장 달러/원 환율은 1,150원대로 점차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쪽으로는 달러/엔이 올라가기만을 기다리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달러/엔의 경우도 아래쪽으로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109선을 쉽게 깨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자체 요인이 적기 때문에 해외동향을 보면서 개장초 어느 레벨에서 시가가 결정되는 지가 초점이 될 것 같다. 현재 시장상황에서 숏스퀴즈가 날 상황은 아니다.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될 시간이 필요하며, 그 때까지는 새로운 재료를 찾는 양상이 될 것이다.▷ 중국건설은행 김종승 차장 달러 강세 요인이 소진되긴 했으나 달러/원 환율의 아래쪽 방향은 다소 막혀보인다. 국내 은행들의 롱마인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료소진으로 아래쪽으로 눌렸다가 위로 튀는 장이 다시 오지 않을까 한다. 기술적 방법으로 접근할 경우 달러/엔의 경우도 109선, 108.80선이 여전히 단단한 모양이다. 달러/엔의 경우 109.00엔 및 6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력을 바탕으로 한 횡보세 예상된다. 주거래 레인지로 108.50∼111엔의 전망은 아직 유효하다고 본다.▷ 한미은행 류현정 부부장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봤을 때 금리인상폭은 50bp가 아니라는 게 확인됐다. 최근의 시장은 시장의 심리가 아래쪽으로 쏠리면 반등하고 위로 잡히면 하락하는 등 역논리가 작용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달러/엔이 109선을 하향테스트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당장 하락할 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이다. 향후 시장은 달러/엔이 키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시장 상황은 전반적으로 약간 아래쪽으로 기울어 있다. 수급장세라는 관점에서 보면 외국인 주식 매매는 약간 위쪽, 경상수지 흑자는 아래쪽을 가리키고 있다. 그렇지만 이정도의 하락압력에 대해서는 외환당국이 방어할 능력이 충분해 하락세도 지지부진해질 공산이 크다. 결국 달러/엔 등 해외모멘텀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 지가 당국이나 시장이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달러/엔과 연동하는 장세는 오버나잇이나 장중 거래나 다 마찬가지로 작용할 것이다. 트레이더의 관점에서 보면 외부변수만 보고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대응하기 힘든 시장이 될 것이다. 엔/원의 경우 10.5선이 개입이나 매매의 기준점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엔/원의 향방도 결국은 달러/엔이 좌우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다. ▷ 깔리옹 윤종원 이사 달러/원 환율이 1,150원대로 내려왔다. 1,150원은 심리적으로 지지강도가 큰 레벨대이다. 따라서 당분간 내려가지는 못하고 횡보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 거래를 해보면 1,150원으로 접근할수록, 아래로 갈수록 매수쪽이 단단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근 저점인 1,153원, 1,155원은 어느정도 지지력을 확보했다는 판단이다. 업체들의 결제나 역외세력의 매수 등도 있어 1,150원선에서는 레벨마다 물량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 어떤 재료가 나올 지 봐야겠지만 1,155원에 대한 레벨 유지 심리가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은행 오석태 이사 국내 외환시장에는 내적 모멘텀이 부재한 상태다.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의 개입정책은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1,155∼1,165원이 예상된다. 달러/엔의 경우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등 구조적인 문제와 일본 경제의 회복 전망으로 결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달러/원도 하향 압력은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정부의 완고한 개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6개월 전망치는 1,135원, 12개월 전망치는 1,125원으로 다소 올린 바 있다.▷ HSBC은행 이주호 이사 미국의 금리인상 재료가 소진되면서 향후 시장은 수급장세로 복귀할 것이라는 데 공감한다. 따라서 공급우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이 1,160원대 올라가기는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는 롱마인드가 여전히 강한 상태다. 시장 내에서 하락 또는 매도(숏)심리가 좀더 강해져야 리바운드가 얘기될 수 있을 것 같다. 달러/엔은 챠트상 아래쪽이지만 109선대가 비교적 촘촘한 상황이어서 한꺼번에 깨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개입 경계감도 커서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 ▷ KB선물 오정석 투자전략팀장 미국의 물가가 예상수준이고 공격적인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 그린스펀의 발언에서도 확인됐다. 따라서 미국의 금리인상 재료는 수면 아래로 잠복하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달러 약세라는 큰 흐름에서 봤을 때 단기적인 달러 강세요인이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달러/원 환율은 1,140원이라는 장기 바닥은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트렌드가 유지되고 수급은 공급우위 속에서 무거운 상황이어서 1,150원은 위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전개방향이나 경제지표들을 좀더 주시해야겠지만, FRB는 내부 이견이 분분한 가운데서도 자신의 정책목표를 시장이 충분히 받아들이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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