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사흘째 20원 이상 급등하며 넉달여 최고치를 기록했다.달러/원 환율은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설이 대두되고 국제유가 고공행진 속에서 주가가 취약한 상황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에 따라 급등세를 이어갔다.그러나 사흘 급등에 따른 시장의 롱포지션 청산 등 차익매물과 수출업체 네고 등으로 추가 상승이 막히며 1,190원에 안착하지 못했다. 도쿄시장의 달러강세가 한풀 꺾이고 국내 종합지수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 급락세가 진정된 것이 다소나마 위안을 제공했다.그러나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열흘째 지속되고 달러/엔이 113엔이 강하게 지켜지면서 추가 강세전망이 힘을 얻고 있어 환율반락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시장에서는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출렁이는 전세계 주식시장의 안정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운 가운데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단기간에 달러가 급등해 차익매물이 출회될 시점이 되긴 했으나 아직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는 힘들어 매도보다는 저가매수가 편하다는 지적이 많다.정부 당국도 아직은 투기매수세가 크지 않다는 견해를 내비치고 있어 경제펀더멘탈을 반영할 경우 추가 상승도 무방하지 않겠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외국계 은행 딜러는 "단기간에 미국 금리인상과 고유가, 이라크사태 불안 등으로 달러 강세 기조는 이어질 것 같다"며 "단기간 급등에 따라 달러화가 포지션 조정이 빚어질 수는 있으나 당분간은 조정시 달러 매수 관점이 편하다"고 말했다.◆ 달러/원 5.40원 오른 1,188.50원 마감, 사흘간 22.40원 올라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현물환율은 전일 종가대비 5.40원 추가 상승한 1,188.50원을 기록, 지난 1월 5일 1,192.00원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원 선물 5월물은 5.10원 상승한 1,189.1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이날 환율은 달러/엔 급등의 영향 속에 초반 8.40원 급등한 1,191.50원으로 거래를 개시했으나 후속 매수세가 제한된 데다 달러/엔이 소폭 반락양상을 나타내면서 1,188원 선으로 신속하게 상승 폭을 줄였다. 외국인 주식매도가 지속되기는 했지만 소폭에 그치고 주가지수가 반등조짐을 나타내면서 환율은 1,186.40원까지 밀렸지만, 달러/엔이 강세기조를 유지하면서 다시 1,188원선으로 복귀했다.장 후반 외국인 주식매도 규모가 증가했으나 매매공방이 지속되고 달러/엔도 상승 하락을 반복하자 달러/원도 롱 포지션이 유입됐다가 시장이 무거우면 롱 처분물량이 나오는 장세가 반복되면서 1,190원 회복에는 실패, 1,188.50원에서 거래를 마감했다.달러/원 장중고점은 1,191.50원, 장중저점은 1,186.40원으로 하루 변동 폭은 5.10원 수준이었다.이날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에서 34억1,0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에서 15억4,150만달러 등 모두 49억5,2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음 주 수요일(12일) 기준환율은 1,184.40원에 고시된다.외국인들은 거래소에서 550억원을 순매도하며 열흘째 순매도세를 지속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377억원 대량 순매도했다. 그러나 종합주가지수는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일부 저가매수가 유입되면서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쳐 한숨을 돌렸고, 코스닥지수는 주가 하락하며 간신히 400선을 유지했다.◆ 달러/엔 소폭 하락 113엔 선 유지, 한 박자 쉬어가는 달러강세장화요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차익매물의 증가와 함께 달러강세는 한 차례 쉬어가는 국면을 맞이했다.전날 114엔을 넘기도 했던 달러/엔은 뉴욕종가 대비 반등시도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그 때마다 물량이 출회되면서 113엔 초반으로 밀려났다. 유로/달러는 1.1880달러 선까지 소폭 강세를 나타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연준리가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시장의 확신 때문에 당분간 미국 달러화 강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이런 면에서 달러/엔은 5월 내로 115엔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제출되고 있다. 특히 일본계 대형은행 딜러들 사이에서는 해외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서 빠져나오면서 주로 단기 미국 재무증권에 자금을 파킹하거나 아니면 아예 6월 금리인상 여부를 확인할 시점까지는 현금화 시켜놓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는 그 동안 득세했던 엔화 강세론자들이 잠시 꼬리를 내리게 됐으며, 엔화가 다시 상승장세를 맞으려면 약 3개월 내지 6개월 정도의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중국 긴축정책과 유가 강세 그리고 최근 일본의 국민연금 파문 등은 계속 엔화 매도요인으로 작용 중이다.지난 주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의 사임이 다케나카 헤이조 금융경제상의 사퇴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일부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일본 고이즈미 내각의 구조개혁 정책 실현 능력이 의문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달러/엔이 조만간 118엔까지 오버슈팅할 가능성은 인정되더라도 여름까지 120엔 선마저 상향돌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일본경기 회복이 그렇게 취약하지는 않다는 것이다.이날 달러/엔 반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그 동안 달러 강세가 너무 급격했던 점도 있지만, 달러/엔이 114엔 위까지 상승하면서 지난 해 두바이 회담 이후 발생한 하락 갭을 모두 메웠다는 자족감에서의 차익매도세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취재본부] 김사헌·이기석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