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당정이 25일 비거주 1주택자 세제 완화 논의에 나서자 매도자 반발이 커졌다.
- 정책 번복 우려 속에 강남권 급매 회수와 호가 상승 조짐이 나타났다.
- 전문가들은 양도세·유예 기준을 명확히 해 매물 잠김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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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부터 호가 상승 국면…마용성·수도권 확산 '시간문제'
"양도세 놔두고 종부세만 만지면 매물 잠김 심화"…보완 시급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최근 당정 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 완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앞서 세 부담 증가를 우려해 집을 선제적으로 처분한 매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세 부담 강화를 예고하며 매도를 자극했던 정부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다. 시장에서는 "세금이 오르기 전에 팔라는 신호를 믿고 움직인 사람만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불만과 함께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 "버티기가 낫다"…정책 번복에 신뢰성 하락 조짐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잦은 세제 개편 시그널이 시장의 내성을 키우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정책의 일관성 결여가 초래한 신뢰도 하락이 향후 대책에 시장이 반응하지 않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23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불가피한 사유에 따른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거주 인정 확대 등 여러 의견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민주당은 종합부동산세 개편과 관련해 1주택자에 대한 거주 및 비거주 구분을 없애는 방향을 정부에 강하게 요청한 상태다.
이처럼 세제개편안의 핵심 틀이 흔들리자 부동산 업계와 현장 전문가들은 잦은 세제 개편 시그널이 시장의 내성을 키우고 오히려 매물 잠김을 유도하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나 이번 세제개편으로 급하게 매물을 내놨던 강남권 부동산 일대는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다시금 올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세제개편의 성격을 두고 "특정 지역이나 다주택자를 겨냥한 징벌적 세금을 매기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가설을 실제로 적용한 일종의 사회 실험적 접근"이라는 냉소적 비판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로 정책 변동성에 따른 학습효과를 지목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정책을 보완하는 과정 자체는 필요하지만, 발표 직후 곧바로 방향이 수정되면 시장 참여자들은 정부 정책을 믿고 선제적으로 행동하기보다 일단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주택자 중과나 보유세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수정 가능성을 기대하게 되면 결국 매물이 잠기고, 거래가 정책 발표 전후에만 집중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정의 강경했던 기조가 급선회하면서 정책 이미지에 타격이 발생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강경 기조를 유지해 왔고, 과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 논의 때도 파는 게 나을 것이라는 압박이 있었는데 당정 협의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그동안 쌓아온 정책 일관성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 역시 시장의 잣대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이 계산하는 대상이 규제의 강도에서 규제의 지속 기간으로 바뀌면서 '버티면 풀린다'는 학습효과가 고착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예나 한시 조항은 기한이 지켜진다는 굳건한 믿음 위에서만 작동하는데, 마감 직전 거래가 몰리는 번칭 효과(특정 지점이나 시점에 무언가가 몰리거나 집중되는 현상)가 사라지면 규제 수단 자체가 무력화된다"며 "현재 매도자는 더 나은 완화 조건을, 매수자는 재규제를 기다리며 양측이 관망으로 기울어 가격 조정 없이 거래량만 줄어드는 국면이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제 완화 시그널 직후 강남권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매물 회수와 호가 상향 움직임이 서울 주요 지역과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될지도 미지수다.
◆ 강남부터 호가 상승 국면…마용성·수도권 확산은 '시간문제'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연구원은 단기 국면과 중장기 국면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과세표준 최상단인 40억 원대 중후반 초과 지역과 단지의 급매가 우선적으로 소진되고 호가가 회복되는 현상이 먼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과세표준 6억 초과(시세 약 32억 원) 이하 구간이 상대적으로 '덜 똘똘한 한 채'로 재인식되며 갈아타기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은 세제개편안이 실제 개정된 이후 중장기적으로 나타날 변화"라며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 등으로의 반등 확산은 최상단 시장이 움직인 뒤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섣부른 풍선효과 확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부동산 이론의 대체의 원칙에 따라 한쪽을 규제하면 규제받지 않는 쪽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한다"면서도, 그 확산 여부는 지역별로 다를 수 있다고 봤다. 권 교수는 "강남과 같이 웬만하면 다 고가인 지역과 마포처럼 신축과 구축, 다양한 평형이 혼재된 지역의 반응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다를 수밖에 없다"며 "모든 지역을 하나로 묶어 거시적인 호가 상승으로 섣불리 재단할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 "양도세 놔두고 종부세만 만지면 매물 잠김 심화"…보완 시급
전문가들은 정책 당국이 시장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보다 정교한 제도 설계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권대중 교수는 당장의 전면적인 세제 후퇴보다는 예외 조항 확대 쪽에 무게를 뒀다. 권 교수는 "정부가 보유보다는 거주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뼈대 자체를 쉽게 무너뜨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다만 취학, 지방 이전, 부모 봉양 등 비거주 주택에 대한 특례를 넓게 확대 해석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권 교수는 현재의 논의 구조가 오히려 매물 잠김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양도세 완화에 대한 명확한 논의 없이 당장 부담이 되는 종부세(보유세)만 손을 댄다면, 집주인들 입장에서는 당장 부담을 덜었으니 굳이 집을 팔 이유가 없어 매물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부동산 세제의 잦은 번복으로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제언도 이어졌다. 익명의 전문가는 "인적공제 차등이나 장기거주소득공제 개편 등은 '보유에서 거주로'라는 확고한 철학 위에 설계된 것인데, 비거주 차등이 빠지면 설계 원리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다만 "국회 논의 과정의 조정은 자연스러운 절차인 만큼, 단순한 후퇴가 아니라 완화의 명확한 기준과 합리적 근거를 함께 제시한다면 보완으로 읽힐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양지영 위원 역시 "부동산 세제는 발표 그 자체만으로도 가격과 매물 출회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당정이 내부적으로 충분한 조율을 거친 뒤 확정도가 높은 내용을 신중하게 발표해야 하며, 시행 전에 충분한 유예기간을 둬 시장 참여자들이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충격을 완화하는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dos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