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24일 AI 선언을 통해 1인1에이전트와 100만명 AI훈련을 추진했다.
- 23일 발표된 통계에서 청년 고용률·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하고 특히 20대 초반 신규 진입이 크게 줄었다.
- AI 도입이 청년의 초급직무와 경력 사다리를 없애지 않도록 정부·기업·중간관리자가 채용·훈련·직무재설계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신입의 초급 업무는 비용 아닌 '숙련의 훈련장'
AI 시대 중간관리자는 '역량 설계자'로 바뀌어야
[세종=뉴스핌] 정성훈 경제부장 = 정부가 '전 국민 1인 1 AI 에이전트'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2030년까지 노동시장 참가자 100만명 이상에게 인공지능(AI) 직업훈련을 지원하는 산업전환 고용안정 계획도 내놨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표한 'AI 선언'은 대한민국을 대체 불가한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세우겠다는 국가적 출사표였다. AI를 국가 성장의 핵심 엔진으로 삼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 발표된 청년 고용지표는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23일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3.8%로 1년 전보다 2.4%포인트(p) 하락했다. 경제활동참가율도 47.2%로 2.3%p 떨어졌다. 특히 노동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20대 초반(20~24세)의 고용률 하락폭이 4.2%p로 가장 컸다. 재학 중 직장 체험을 한 청년의 비율은 41.1%로 2.1%p 낮아졌고, 졸업 후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의 비율도 84.8%로 1.6%p 하락했다.
AI 강국을 향한 속도는 빨라지고 있지만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들어서는 문은 오히려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두 현상이 곧바로 인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청년 고용 부진에는 경기와 인구구조, 산업 재편 등 여러 요인이 얽혀 있다. 다만 AI의 빠른 확산이 이 구조적 위험을 가속할 수 있다는 점만은 분명히 짚어둘 필요가 있다. AI 시대의 진짜 위험은 어느 날 갑자기 수많은 사람이 해고되는 장면보다, 기업이 신규 채용을 조금씩 줄이고 청년이 첫 경력을 쌓을 기회가 조용히 사라지는 데 있을 수 있다.
AI가 가장 먼저 대신하는 일은 보고서 초안 작성, 자료 검색, 기초 분석, 번역, 고객 문의 대응처럼 비교적 정형화된 업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효율적인 선택이다. 사람 한 명이 몇 시간 걸리던 일을 AI가 몇 분 만에 처리한다면 이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여기에는 놓치기 쉬운 문제가 있다. 신입사원이 맡아온 초급 업무는 단순히 부가가치가 낮은 일이 아니었다. 조직의 언어를 배우고, 선배의 판단 기준을 익히며, 실수를 통해 일의 맥락을 체득하는 훈련 과정이었다. 자료를 찾고 초안을 쓰고 피드백을 받는 반복 속에서 신입은 숙련자로 성장했다. 초급 업무를 없애면서 그 일을 통해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까지 함께 없애서는 안 된다.
지난 9일 재정경제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서울 은행회관에서 공동 개최한 '일의 미래: AI와 공존하는 새로운 노동시장' 포럼에서도 비슷한 진단이 나왔다. 주제 발표를 맡은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AI 기술이 청년 일자리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새로운 직무 창출과 직무 간 이동 촉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I 충격이 청년층에는 대규모 해고보다 신규 채용 축소와 입문형 과업 감소, 즉 '진입의 봉쇄'로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 일자리를 단순한 고용 규모가 아니라 '경력 사다리'의 문제로 봐야 하는 이유다.

기업 하나만 놓고 보면 신입 채용을 줄이고 AI 활용을 늘리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같은 선택을 하면 사회 전체는 5년 뒤의 대리, 10년 뒤의 과장을 길러내지 못한다. 기업이 절감한 훈련 비용은 결국 숙련 인력 부족이라는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온다. AI 도입의 이익은 개별 기업이 가져가고 인재 양성의 부담은 사회가 떠안는 '경력 형성의 시장실패'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정부의 AI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몇 명에게 AI 교육을 했는지, 몇 개 기업이 AI를 도입했는지만 따져서는 부족하다. 교육을 받은 청년이 첫 일자리에 들어갔는지, AI를 활용하며 더 높은 수준의 업무로 성장했는지까지 성과로 측정해야 한다. 마침 정부는 이번 고용안정 계획에서 노동시장 변동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를 가동하겠다고 했다. 이 감시망이 실업률 같은 사후 지표만 볼 것이 아니라, 청년의 첫 취업과 초급 직무의 변화까지 들여다보는 조기경보 장치가 되어야 한다.
AI 도입을 지원받은 기업에는 청년 채용과 실무 훈련, 직무 재설계 계획을 함께 요구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부터 'AI가 대체하는 초급직무'와 '사람이 새롭게 맡아야 할 성장직무'를 구분해 표준모델을 만들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AI 시대의 관리자는 일을 나눠주고 결과를 검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만든 결과를 토대로 직원이 더 깊이 사고하도록 돕는 '역량 설계자'가 돼야 한다. 부하직원이 AI보다 빨리 일하는지를 평가할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해 더 좋은 질문을 만들고 더 책임 있게 판단하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중간관리자의 성과에도 단기 실적뿐 아니라 신입 육성, 숙련 전수, 조직의 지식 축적을 반영해야 한다.
AI는 사람의 일을 줄이는 기술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의 능력을 확장하는 기술이 될 수도 있다.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업의 선택과 정부의 제도다.
AI에 얼마나 투자했는지만으로 AI 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AI를 활용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성장시켰는지가 더 중요하다. 청년이 첫발을 디딜 자리를 잃는다면 100만명 AI 교육도, 1인 1 AI 에이전트도 공허해질 수 있다.
AI 강국의 첫 시험대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가 아니다. 청년의 첫 일자리다.
j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