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삼성물산이 14일 성수3지구와 여의도 목화 등에서 단독 입찰로 수의계약 전환을 이어가며 한강변 핵심 정비사업 수주를 확대했다.
- 올 상반기 대치쌍용1차·압구정4구역 등 5곳에서 4조7163억원을 수의계약 위주로 따내며 대형 건설사 중심 수주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 원가 부담과 매몰비용을 피하려는 업계 기조 속에 중견사는 입찰 기회 축소로 양극화 우려가 커져 친환경·디지털 등 신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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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옥석 가리기' 본격화
중견사는 신사업으로 눈 돌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삼성물산이 참여한 서울 핵심 정비사업장에서 경쟁입찰이 무산되고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원가 부담과 수주전 비용이 커지는 가운데 경쟁사들이 삼성물산과의 정면 승부를 피하면서 대형 건설사 중심의 수주 쏠림 현상도 한층 심화하는 모습이다.

◆ 성수3지구 이어 목화도 단독으로…한강변 영향력 확대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성수3지구 재개발 시공사 선정 2차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만 참석했다. 앞서 1차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제일건설, 금호건설 등 3개사가 참여했지만, 입찰참여확약서를 제출한 곳은 삼성물산이 유일했다.
조합은 예정 공사비와 입찰보증금 등 기존 조건을 유지한 채 재공고에 나섰지만, 2차 현장설명회 역시 삼성물산을 제외한 건설사들의 참여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행 규정상 경쟁입찰이 두 차례 이상 성립하지 않으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조합은 향후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열어 수의계약 전환 및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안건을 의결한 뒤 삼성물산이 제시할 설계안과 공사 조건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후 총회에서 시공사 선정 안건이 통과되면 삼성물산은 공사비 1조8275억원 규모의 성수3지구 시공권을 확보하게 된다.
여의도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9일 여의도 목화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결과 삼성물산만 단독 응찰해 첫 입찰이 유찰됐다. 앞서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7개 건설사가 참석했지만 실제 입찰에 참여한 곳은 삼성물산뿐이었다.
이 단지 시공권을 확보하면 대교에 이어 두 번째 여의도 재건축 사업을 맡는 셈이다. 성수3지구에 이어 목화 재건축 조합과도 수의계약을 맺을 경우 한강변 핵심 정비사업장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넓히려는 전략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올 들어 삼성물산이 단독 입찰을 거쳐 수의계약으로 시공권을 확보하는 사례가 반복됐다. 상반기 대치쌍용1차와 압구정4구역, 방배신삼호, 신반포19·25차, 개포우성4차 등 5곳에서 총 4조7163억원의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올렸다.
이 가운데 포스코이앤씨와 경쟁한 신반포19·25차를 제외한 나머지 4곳은 경쟁입찰 없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대치쌍용1차와 개포우성4차에서는 삼성물산만 두 차례 입찰에 참여하거나 입찰의향서를 제출하면서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압구정4구역 역시 현장설명회에는 복수의 건설사가 참석했지만 실제 입찰에는 삼성물산만 참여했다. 방배신삼호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와의 계약이 무산된 이후 삼성물산을 새로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하고 수의계약 절차를 진행했다.
◆ 수주전 매몰비용 부담…대형사 쏠림에 양극화 우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삼성물산과의 전면전을 피하는 흐름이 일종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입찰 경쟁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몰비용을 최대한 피하려는 시도라는 주장이다.
조합은 여러 건설사가 제시한 공사비와 금융 조건, 설계안을 비교해 유리한 제안을 선택할 수 있는 경쟁입찰을 선호한다. 반대로 건설사 입장에서는 무리한 경쟁을 피하는 것이 재무 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길이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주택사업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원가율까지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의 사업장 '옥석 가리기'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수주 가능성이 불확실한 현장에 대규모 비용을 투입하기보다 수익성과 수주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 제한적으로 입찰에 나서는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을 비롯한 핵심 정비사업장은 차별화한 대안설계와 고품질 홍보관, 조합원 대상 홍보 활동 등 입찰 단계부터 비교적 큰 규모의 자본 투입을 요구한다. 경쟁에서 패배하면 설계와 홍보에 쏟은 비용을 회수하기 어려워 건설사가 떠안아야 할 부담도 커진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매출이 떨어진 상황에서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발생한다는 것은 수익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나 브랜드와 자금력을 갖춘 특정 대형사에만 수주가 집중되면 정비사업 시공사 사이의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위 건설사는 핵심 사업지를 선별해 수주 실적을 확대하는 반면 중견 건설사는 입찰 기회 자체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국토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총 누적 수주액 27조1393억원 1~3위인 현대건설과 GS건설, 삼성물산 비중이 73.2%(19조8804억원)를 차지했다. 상위권에 들지 못한 건설사들은 주택사업을 비롯한 기존 건설사업의 수익성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업역 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다.
정비사업 시장에서 대형사와 정면으로 경쟁하기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신규 사업을 발굴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정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친환경과 디지털 등 신사업을 확장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