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25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가짜 뉴스와 AI가 진실을 가리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그는 인터넷·SNS와 통제국가의 조직적 거짓 선동이 몽매주의와 민주주의 붕괴, 여성 인권 억압 등 현대의 종말을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 베르베르는 미래 해법이 과학이 아닌 영성과 책 읽기에 있다며, 독서가 거짓의 영향력을 벗어나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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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인터넷과 함께 우리가 오보와 가짜 뉴스에 시달린 적이 없다. 그리고 가짜 뉴스를 이렇게 많이 믿는 사람들도 없었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65)가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책마당 북토크에서 '아포칼립스'라는 단어의 어원을 풀이하며 가짜 뉴스와 AI가 진실을 가리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행사는 번역가 전미연이 사회를 맡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아포칼립스'라는 종말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에서 왔다"며 "'칼립소'라는 것은 장막인데, 그래서 장막을 걷어 낸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뜻하는 것은 장막을 걷어 냄으로써 진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라며 "두 가지 에너지가 공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일단은 장막을 쳐서 가리려는 힘과 장막을 걷어 내서 드러내 보이려고 하는 힘이 맞서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짓이 진실을 가려 세상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힘을 몽매주의로 규정하며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몽매주의가 점점 확산하면서 많은 부분에서 장막을 드리워 우리가 진실을 알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르베르는 인터넷과 SNS의 발달이 오히려 이런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넷 시대에 우리가 정보를 훨씬 더 많이 접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인터넷과 함께 이렇게 우리가 오보와 가짜 뉴스에 시달린 적이 없다"며 "그리고 가짜 뉴스를 이렇게 많이 믿는 사람들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제 다음 작품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고 차기작을 예고했다.
그는 "AI와 SNS는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강화하고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라며 "특히 국민들이 현실에 대한 의견을 형성하는 데 있어, 진실과 사실을 왜곡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통제국가들에서는 인터넷과 SNS를 사용해 거짓을 퍼뜨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어떤 나라들에서는 전문적인 세력이나 집단들을 이용해 거짓말을 끊임없이 퍼뜨려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붕괴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종말의 시작, 거짓의 기제"라고 말했다.
베르베르는 몽매주의의 구체적 사례로 여성 인권이 억압받는 국가들을 지목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자들이 여전히 학교에 갈 수 없고 여성들은 음악을 들을 수 없다"며 "이란과 같은 나라에서는 여성들이 베일을 써야만 외출할 수 있는 억압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현대의 일"이라며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 아프리카의 몇몇 국가, 그리고 이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사실 명백한 노예주의"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부정적인 영향력들이 현재 끊임없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문제는 바로 이런 몽매주의 세력들이 우리 눈앞에서, 우리 세계에 종말을 들여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간 '영혼의 왈츠'와 개미 시리즈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는 미래의 해법이 과학이 아닌 영성에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미래는 과학이 아니라 영성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AI의 발전, 슈퍼컴퓨터, 여러 첨단 기계, 컴퓨터, 스마트폰 이런 도구들이 아무리 우리 손에 있어도 이것을 불필요하거나 해악을 끼치는 데 쓴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책이 이런 흐름에 맞서는 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르베르는 "책 한 권이 불식간에 우리의 의식을 활짝 열어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조금 더 잘 깨닫는 지점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이 책을 놓지 않으시면 영향을 받지 않으실 수 있다"며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베르베르는 1991년 '개미'로 한국에 처음 소개된 뒤 '뇌', '신', '제3인류', '문명', '키메라의 땅' 등 작품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생존과 진화에 대한 독창적 상상력을 펼쳐온 프랑스 소설가다. 그는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 부를 만큼 국내 독자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으며, 지난해 8월 '키메라의 땅' 출간 방한 이후 '영혼의 왈츠'를 내고 약 10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베르나르는 이날 "한국에 스무 번쯤 방문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