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유가 급등에 공공부문 차량 2부제와 석유 최고가격제 등 강도 높은 통제를 3개월째 이어가고 있다.
- 반면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서는 폭언·침 뱉기·시민 임의 검문 등 불법이 이어져도 공권력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 통제 쉬운 공무원·시장만 강하게 누르며 정작 엄정해야 할 불법 현장은 방치하는 공권력의 모순을 지적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언제까지 할지 모르겠네요."
각각 따로 만났던 공무원 두 명이 약속이나 한 듯 같은 탄식을 내뱉었다. 한 명은 정부 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중앙부처 공무원이다. 이 공무원은 공공 부문 차량 2부제를 언급했다. 다른 한 명은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를 지켜보는 경찰 공무원이다. 소속과 업무가 다른 두 공무원이 던진 한마디는 대한민국 공권력을 향하고 있다.

정부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국내 기름값이 치솟자 극단적인 처방을 내렸다.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8년 만에 공공 부문 차량 2부제와 공영 주차장 차량 5부제를 적용했다. 차량 2부제 등은 지난 4월 이후 3개월째 이어진다.
정부는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 카드까지 꺼냈다. 시장 왜곡이나 민간 기업의 손실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부는 '물가 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국민의 이동권을 통제하고 기름 도소매 가격이라는 사적 계약 영역에까지 칼을 들이댔다. 민생과 직결된 영역에서 공권력은 거침없었다.
반면 공공질서를 수호하고 법치를 확립해야 할 현장에서 공권력은 이상하리만치 소극적이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개표소(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는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위 목적은 본질을 벗어나 변질되고 있다. 경찰을 향한 폭언 뿐 아니라 이제는 경찰에게 침을 뱉는 일도 벌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이 일반 시민을 임의로 검문·검색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경기장에 입주한 체육단체는 3주째 정상 출근조차 못 해 행정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불법을 엄단해야 할 공권력은 그저 뒷짐만 지고 있다.
공권력은 국가(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우월한 지위에서 명령하고 강제할 수 있는 권력이다. 당연히 사회 질서 유지와 공익 증진이라는 헌법적 목적에 맞게 행사돼야 한다. 국민이 세금을 내고 스스로 자유와 권리를 일부 제한당하면서까지 국가를 지탱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국가가 법을 엄격히 집행해 공익과 안전을 수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정치철학자 토마스 홉스는 국가의 첫 번째 의무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꼽았다. 국가가 없던 자연 상태 즉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민이 계약을 통해 국가에 절대적 권한을 위임했다는 논리다.
정작 통제해야 할 불법 시위 현장에는 뒷짐을 지고 통제하기 쉬운 공무원과 사적 시장에는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두르는 모순. '언제까지 할지 모르겠다'는 공무원과 경찰의 탄식은 결국 정부를 향한 질문으로 귀결된다. 공권력의 엄정함이 필요한 곳이 어디인가. 정부는 현장 공무원들이 뱉어낸 깊은 한숨 소리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