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금감원 이찬진 원장은 22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정책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는 개인 쏠림·고회전율 속에서 단기 급락해 소비자경보가 뒤늦게 발령됐다
- 스페이스X 배정 무산 사태와 함께 사전 위험통제 부재가 드러나 제도 보완과 책임 주체 명확화가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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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위험점검 주체 명확화 과제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에 나온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감독당국이 정책 효과에 의문을 표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상품이 적절한 것인지 출시할 때부터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대했던 효과는 별로 많지 않았던 것 같고 부작용이 커져 정부에서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출시를 승인한 당국이 한 달 만에 효과보다 부작용을 먼저 거론한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이른바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는 지난달 27일 상장됐다. 출시 자체가 무방비 상태에서 이뤄진 것은 아니다. 금융위원회는 출시 전부터 이 상품이 일일 수익률의 배수를 추종하는 데 따른 단기 손실 확대, 음의 복리효과, 괴리율, 단일종목 집중 위험을 안고 있다고 공식 안내했다. 상품 출시 과정도 금융위의 제도 정비,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심사,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로 이어지는 관계기관 절차를 거쳤다. 사전 위험 고지와 제도상 보호장치는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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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출시 직후 지표는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금감원 소비자경보 자료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6월 12일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시가총액은 4조5000억원에서 9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12거래일 만에 두 배를 넘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 순매수는 8조2000억원으로 전체 순매수의 92.7%를 차지했다. 일평균 매매 회전율은 122.5%,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기준으로 투자 규모를 웃도는 거래가 하루 평균 발생했다.
심지어 회전율은 한때 200%까지 올랐다. 이는 투자된 자산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 하루 만에 거래됐다는 의미다. 이를 환산하면 투자자들이 부담하는 매매수수료 규모가 5조원에서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의 하루 등락을 두 배로 증폭한다. 기초자산이 변동성이 큰 반도체 대형주이면 증폭폭도 커진다. 변동성이 큰 반도체 대형주를 기초자산으로 삼으면 그 증폭은 투자자의 손익 변동으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 초 연속 하락장에서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은 최대 35.9%,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은 38.0% 떨어졌다. 며칠 사이 자산의 3분의 1 이상이 줄었다. 급등락이 잇따르자 금감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에 대한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문제는 이 같은 경보가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 이후 약 3주 만에 나온 뒤늦은 경고였다는 점이다. 투자자의 다수가 개인이라는 점, 기초자산이 변동성 큰 두 종목에 집중된다는 점, 회전율이 높게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은 출시 이전에 가늠 가능한 변수로 볼 수 있다.
위험을 가장 먼저 가늠할 수 있었던 쪽이 위험을 방치한 뒤, 손실이 현실화한 다음에야 "의문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자기책임 원칙의 뒤편에 숨는 것에 가깝다. 이 원장은 이날 스페이스X 상장 과정에서 한국 배정 물량이 '0주'가 된 일을 두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고가 터진 뒤에 당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스페이스X 공모주 사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당초 미래에셋증권의 배정 예정 물량은 231만4815주였다. 대표 주관사 골드만삭스가 최종 배정에서 물량을 전량 삭감하면서 청약에 참여한 국내 투자자는 한 주도 배정받지 못했다. 금감원은 진행 중이던 미래에셋증권 검사의 범위를 이 배정 무산 경위까지 넓혔다. 전문투자자 등록 절차가 적정했는지도 점검 대상에 올랐다.
두 사안은 시점에서 닮았다. 위험 신호가 사전에 가늠 가능했음에도, 당국의 대응은 손실이 드러난 뒤에 본격화했다. 삼전닉스 레버리지가 개인 쏠림과 단기 급락으로 나타난 뒤 소비자경보가 나왔고, 스페이스X 역시 배정이 무산된 뒤에야 검사 범위가 넓어졌다. 사후 대응의 성실성과는 별개로, 사전에 위험을 거르는 절차가 어디서 헐거웠는지가 공통의 물음으로 남는다.
이 지점에서 제도 보완 논의가 거론된다. 우선 고위험 파생형 상품의 인가 단계에서 위험 고지에 그치지 않고, 투자자 구성과 예상 회전율, 기초자산 변동성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출시 조건이나 판매 채널을 조정하는 방안이 꼽힌다. 소비자경보를 출시와 동시에 의무화해 경고 시점을 손실 누적 이전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있다. 인가와 심사 권한이 금융위·금감원·거래소로 나뉜 만큼, 사전 위험을 최종 점검하고 책임지는 주체를 분명히 하는 과제도 남는다. 다만 이들 방안은 현행 제도를 보완하는 한 방향일 뿐, 구체적 설계는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
이 원장은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검사 범위를 넓혔으며, 제도 보완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결국 같은 물음이 다음 상품에서 반복되지 않을 장치를 만들 수 있느냐가 당국의 다음 과제로 남는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