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코로나 팬데믹 때 기업들이 저금리 회사채 대량 발행했다.
- 2026~2027년 만기 벽 본격화로 2조 달러 차환 부담 폭증했다.
- 금리 상승과 인플레 재점화로 차환 비용 급등과 투자 동결 우려 커졌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2026년부터 '만기 벽' 본격화
IB·신평사들 '차환 쇼크' 경고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킥 더 캔(kick the can).'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뒤로 미루는 행위를 의미하는 비유는 2020~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국면의 글로벌 채권 시장을 묘사하는 데 제격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추자 기업들은 앞다퉈 1~2%대 쿠폰 금리로 회사채를 대량 발행했다. 이제 그 캔이 길의 끝에 다다랐고, 만기 벽(maturity wall)이 2026~2027년 본격화된다.
미국 재무 전문 매체 'The CFO'가 2026년 3월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2027년 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비금융권 기업 부채 규모는 2조1000억 달러에 달한다. 영국 FTSE 250 기업들을 포함한 글로벌 기준으로는 2조5000억 달러로 불어난다.
S&P 글로벌은 이들 만기 도래 채권의 41%가 투기등급(하이일드)으로 분류된다고 집계했다. BNY 멜런이 발간한 '성숙한 신용의 대장벽(The Great Wall of Maturing Credit)' 보고서는 하이일드 발행사들이 통상 만기 12~18개월 전에 선제적 차환에 나선다는 시장 관행을 감안할 때 2025년 하반기와 2026년이 실질적 '차환 피크' 구간이라고 명시한다.
문제는 금리 차이다. 팬데믹 당시 1~2%대로 발행한 채권을 현재 시장에서 다시 찍으려면 투자등급(A급) 기업조차 6~8%대 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S&P글로벌의 민감도 분석을 보면 신용 스프레드가 100bp(1bp=0.01%포인트) 확대될 경우 차환 비용이 15% 증가하고, 200bp 확대 시 35%, 500bp 확대 시에는 무려 90%까지 치솟는다.

신용 스프레드가 200bp 벌어지는 시나리오에서는 기업들의 차환 갭이 2500억 달러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추산도 제시됐다.
대규모 채권 물량을 찍어냈을 때 기업들의 시나리오와 어긋나는 그림이다. 본래 기업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2025년 하반기부터 금리를 낮추기 시작하면 차환 부담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미국 기업들의 회사채 차환 규모는 총 4250억 달러로, 2020년 이후 최대를 기록하며 금리 추가 하락을 기다리지 않고 일단 확정 금리로 잠그는(lock it in) 전략을 택한 기업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이란 전쟁이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선으로 밀어올리면서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됐고,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은 사실상 소멸했다. 선제 차환에 나서지 못한 채 대기하던 기업들에게 2026년은 최악의 타이밍이 됐 셈이다.
The CFO는 이 같은 상황을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폭발'이라고 지칭한다. 차입 비용이 두 배 이상으로 뛰면서 내부 수익률(IRR) 허들레이트(Hurdle Rate) 12%를 넘지 못하는 설비투자(capex) 프로젝트가 줄줄이 승인 취소되는 '캡엑스 동결(capex freeze)'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허들레이트란 기업이나 투자자가 특정 프로젝트를 승인할 때 최소 요구 수익률을 뜻한다.
신용 평가사 피치의 2026년 레버리지론 시장 전망은 차환 쇼크의 실상을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낸다. 현재 전체 론의 6.4%가 현금 대신 채권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소위 '배드 PIK(Payment-in-Kind)' 구조를 달고 있는데, 이는 2021년 수준의 세 배에 달한다.
발행물의 70%가 재무건전성 요건이 완화된 커버넌트-라이트(covenant-lite) 형태로, 디폴트율은 이미 5.7%까지 올라 있다.
무디스(Moody's)는 CLO(대출담보부증권)와 레버리지 파이낸스 전망에서 더 구조적인 위험을 지목한다. 이른바 부외 구조와 NAV(순자산가치) 대출을 통해 팽창한 '히든 레버리지(hidden leverage)'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예측을 어렵게 만드는 복병이라는 것. 무디스는 사모 신용 광의의 신디케이션론(BSL) 사이에서 차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점도 경고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2025년 12월 보고서에서 "2026년 만기 장벽은 이전 우려보다 실제로 더 커졌으며, 이는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기업 파산이 더 늘어날 위험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직접 경고했다.
이번 차환 쇼크를 2008년 금융위기와 다르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차이는 사모 신용 시장의 규모와 불투명성이다. 모간 스탠리는 2026년 사모 신용 전망에서 "대형 차환 파도가 신규 딜 수요와 합쳐져 결국 사모 신용 공급을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