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한국선박의 통과 시도 동향 파악 안돼"
정부, 개별협상 대신 '국제연대를 통한 해결' 선호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전면 봉쇄했던 이란이 우호국 선박의 통과를 허용하는 선별 통행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한국 선박들의 통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5일(현지시간) "지난 24시간 동안 이란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받은 선박 15척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를 통과한 선박들은 주로 친이란 국가를 비롯해 중국·러시아·인도 등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의 선박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과 4일에는 일본과 프랑스 선박이 잇달아 해협을 통과했다.

호르무즈에는 현재 선원 170여명을 태운 한국 선박은 26척이 발이 묶인 상태로 한 달째 머물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한국 선박들을 통과시키기 위한 개별 협상을 진행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우리 선박들이 해협에서 빠져나오겠다는 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과의 접촉 여부에 대해서는 "관련국과 다각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선박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선박의 국적과 해운사, 화물의 성격, 목적지 등 각각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국가의 선박이 통항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해협을 통과한 일본·프랑스 선박도 서류상 선적국은 파나마·몰타 등 제3국으로,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사 차원의 협상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선박들은 일부가 제3국 선적이긴 하지만 대부분 국내 해운사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에 대한 정부는 기본 입장은 개별 협상이 아닌 '국제적 연대를 통한 해결'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영국의 주도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결 방안을 논의한 40여개국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국제 공조와 연대가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당시 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내는 것과 (이란에) 경제적 제재를 할 경우 조율된 대응을 하자는 내용이 있었다"고 말했다.
각국은 이란에 공식적으로 통행료를 내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각국 선박이 개별적으로 빠져나오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별개의 사안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란과의 개별 접촉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과 협상을 통해 한국 선박을 통과시키려는 시도는 해협을 봉쇄한 이란의 국제법 위반 행위에 정당성을 제공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과의 직접 협상이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국제규범에 따라 호르무즈 내 우리를 포함한 모든 선박에 대한 자유로운 항행 및 안전 보장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 및 이란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