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펀드, 투자자수 산정서 제외…의도치 않은 위법 문제 보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지난 2009년 이후 17년간 '10억원 미만'으로 유지됐던 기업의 소액공모 기준이 '30억원 미만'으로 확대된다.
금융위원회는 6일 소액공모 기준을 현행 '10억원 미만'에서 '3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이 주식·채권 등 증권을 공모 방식으로 발행할 때는 원칙적으로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과거 1년간 공모 총액이 일정 금액에 미치지 못하면 분량이 절반 수준인 소액공모서류로 대체할 수 있다. 증권신고서는 금융당국의 정정 요청과 수리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소액공모 공시는 별도 수리가 필요 없어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훨씬 가볍다.
문제는 이 기준이 2009년 설정된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 사이 공모시장 규모는 2009년 127조원에서 2023~2025년 평균 274조원으로 2.2배 커졌고, 건당 유상증자 규모도 298억원에서 1140억원으로 3.8배 불어났다. 경제 규모에 비해 기준선이 너무 낮아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도 2012년 잡스법(Jobs Act)을 통해 간이공모(RegA) 범위를 500만달러에서 최대 5000만달러로 확대한 바 있으며, 현재는 최대 7500만달러까지 허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기준 완화와 동시에 투자자 보호 장치도 손본다. 소액공모서류에 투자 위험이 더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공시 서식을 개선할 방침이다. 관리종목 등 투자자 주의가 필요한 기업이 소액공모에 나설 경우 관련 내용이 공시에 뚜렷이 표시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다만 조각투자증권(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은 예외다. 30억원 미만 공모라도 증권신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샌드박스 운영 당시와 같은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도입 초기인 데다 기초자산의 종류가 다양하고 비정형적 특성을 지닌다는 점이 고려됐다. 기초자산의 가치평가 공정성, 운영 방법, 수익 흐름, 투자 위험 등을 보다 충실하게 공시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벤처투자조합·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 VC펀드를 공모 규제 적용 기준인 투자자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지난해 12월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방안'에서 발표한 내용의 후속 조치다.
현행 규정상 공모는 전문가·연고자가 아닌 일반투자자 50인 이상에게 청약을 권유하는 경우로 정의된다. 은행·보험사·증권사·펀드 등 금융회사는 전문가로 분류돼 투자자 수 계산에서 제외되지만, 성격이 유사한 VC펀드는 그동안 일반투자자로 취급돼왔다.
특히 조합 형태의 VC펀드는 조합 전체를 1명으로 보지 않고 조합원 각각을 투자자 수로 계산해야 해 문제가 더 복잡했다. 예를 들어 조합원이 일반투자자 20명씩인 VC펀드 3곳에서 투자를 받으면, 실제 투자 주체는 3개 펀드지만 공모 기준 투자자 수는 조합원 합산인 60명으로 계산돼 50인 기준을 훌쩍 넘어섰다. 이 경우 증권신고서를 내지 않으면 자본시장법 위반이 되는 구조여서 중소·벤처기업들이 의도치 않게 법을 어기는 사례가 잦았다.
금융위원회는 VC펀드의 운용 주체인 벤처투자회사, 신기술금융회사 등이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집합투자기구와 같은 수준의 예외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개인투자조합, 민법상 조합 등은 운용 주체 요건이 상대적으로 완화돼 있는 점을 감안해 이번 제외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번 제도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증권의 발행·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은 4월 7일부터 5월 18일까지 예고 기간을 거친 뒤 상반기 중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