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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아들'서 '세계적 숯화가'된 이배,작심하고 꾸민 뮤지엄산 전시 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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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엄 산이 7일 이배 개인전 'En attendant: 기다리며'를 열었다.
  • 숯 조각·회화·설치 등으로 동양 세계관과 기다림 철학을 구현했다.
  • 12월 6일까지 8개월 진행하며 자연·건축과 조화된 스케일 큰 전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뮤지엄 산,이배 'En attendant: 기다리며'전 개막
숯을 매개로 한 30년 예술세계 장대하게 조망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39점 12월6일까지 공개

[원주=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숯의 화가' 이배(Lee Bae)가 돌아왔다. 검은 숯으로 동양의 세계관, 우주관을 화폭과 조각에 담으며 세계적 스타작가로 부상한 이배가 강원도 원주 뮤지엄 SAN(산)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귀환했다. 이번 전시에 이배는 단단히 작심하고 임했고, 때문에 엄청난 공력이 투입된 전시는 그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다. 

[원주=뉴스핌] 한솔문화재단 뮤지엄 산 본관 초입에 8m 높이로 설치된 이배의 숯 조형물 '불로부터'. 작가가 뉴욕 록펠러센터에 설치했던 작품을 확장시킨 대형 숯 설치작품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06 art29@newspim.com

한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뮤지엄 SAN(관장 안영주)은 4월 7일 이배(b.1956-) 작가의 개인전 'En attendant: 기다리며'를 개막했다. 오는 12월 6일까지 장장 8개월간 열리는 이번 전시는 미술관 안팎을 하나의 전시무대로 확장하며 드로잉 회화 조각 설치 영상으로 이어지는 작가의 예술세계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이배의 작품들은 뮤지엄 산이 지향해온 'Space‧Art‧Nature'라는 철학과 기다렸다는 듯 부합되면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성을 띈 조형세계를 응축해 구현했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미술관의 건축적 동선과 이배 작품의 장중하고 내밀한 서사는 유기적으로 결합되며 관람객을 이끈다. 

뮤지엄 산의 상징과도 같은 마크 디 수베로와 알렉산더 리버만의 아름다운 붉은 철제조각을 따라 뮤지엄 산 본관에 닿으면 거대한 검은 숯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높이 8m에 무게 7톤의 기둥같은 작품은 본관 입구의 차양까지 솟구치며 지붕을 받치고 있다. 작가가 지난 2023년 뉴욕 록펠러센터 앞에 선보인 작업과 같은 형태로, 규모가 보다 확장됐다. '불로부터(Issu du feu)'라는 이 거대한 조형물은 동양의 숯이 전통적으로 정화와 치유를 상징하는 동시에 이번 전시의 처음과 끝을 '검은 숯'이 이어갈 것임을 암시한다.

[원주=뉴스핌] 뮤지엄 산 갤러리 라운지에 설치된 이배의 '붓질 Brushstroke' 연작. 모두 16점의 대형 회화가 전시 초입 로비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06 art29@newspim.com

뮤지엄 산의 'En attendant: 기다리며'전은 이배의 작업들이 지닌 물성과 정신성의 전개 과정을 단계적으로 드러낸다. 관람객은 본관 입구 대형조각에서 시작해, 갤러리 로비와 청조갤러리 1, 2, 3을 거쳐 야외 '무의 공간'까지, 총 여섯 개의 공간을 따라 발길을 옮기며 특별한 예술투어를 하게 된다.

전시제목 'En attendant: 기다리며'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 속에서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시간, 어떤 변화가 이루어지기 전, 생성의 작용'을 가리킨다. 수동적인 기다림을 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에너지를 응축하는 능동적인 시간을 은유하는 타이틀이다.

이배 작품의 핵심인 '숯'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제목에서처럼 '기다림의 시간'과 맞닿아 있다. 나무는 가마 속에서 불에 타며 형태를 잃지만 서서히 식어가며 새로운 물질로 재탄생한다. 이처럼 생성과 소멸, 그 사이 인고의 기다림을 통해 완성되는 '변화의 시간'은 이배 예술의 핵심이자, 철학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뮤지엄 산의 안영주 관장은 "이번 전시는 뮤지엄 산이 마련한 첫 한국작가 개인전이다. 그동안 우고 론디노네, 안토니 곰리 등 외국작가 전시만 하다가 한국작가 개인전을 해보려고(미술관 건축을 압도할 수 있는) '가장 기세 좋은 작가'를 찾았다"며 "학예연구실 큐레이터들과 함께 만장일치로 이배 작가를 3년 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작가는 청도와 서울을 오가는 길에 뮤지엄 산을 스무번 넘게 찾았고, 의욕적으로 전시에 임했다.

개막 전날 기자들과 만난 이배는 "뮤지엄 산에서의 전시는 늘 마음 속에 품고, 소망했던 전시다. 그러나 목표로 한만큼 충분히 담지는 못했다. 또 처음 기획과 최종구성은 많이 달라졌다"며 "뮤지엄 산에 오면 마치 현대적인 수도원에 와있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했다. 하지만 걱정도 많았다. 과연 내가 무엇으로 이 대단한 공간을 채울 수 있을까 염려가 컸다"고 밝혔다. 

[원주=뉴스핌]전시 취재를 위해 전국에서 모인 기자들에게 "이번 뮤지엄 산 개인전은 깊은 고민을 하게 한 전시로, 염원하듯 기도하듯 임했다."고 밝힌 작가 이배.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07 art29@newspim.com

이어 "뮤지엄 산 전시는 해외를 오래 떠돌아다녔던 내게 고향으로, 근원으로 돌아온 느낌을 주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꿈꾸면서 살아왔는지 나의 삶 전체를 돌아보게 했다. 결국 나를 재확인하는 시간이었고, 나의 본질을 작업과 예술이라는 형식으로 표현한 자리"라고 덧붙였다.

뮤지엄 산 본관을 가로막듯 검은 조각을 세운 것은 "4년 전 강원도 고성 일대를 휩쓸었던 산불과 스페인, 캐나다에서의 큰 불을 생각하며 자연환경과 기후위기에 대한 두려움과 다시는 이런 재앙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염원을 숯덩이에 담아 토템처럼 세운 것"이라고 했다. 작가는 고성 산불이 난 후 현장을 찾았는데 무릎까지 덮힌 뜨거운 잿더미 사이로 개미들이 꿈틀대며 올라는 걸 보고 깜짝 놀랬고, 재난으로부터의 '회복'을 절감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소멸 이후의 회복'을 은유하는 '불로부터' 조각을 보고, 본관 로비에 진입하면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에 해당되는 '붓질 Brushstroke' 연작을 마주하게 된다. 모두 16점의 대형 화폭으로 이뤄진 '붓질 Brushstroke'는 꽉 막힌 전시장이 아닌, 자연의 빛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공간에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관람객은 힘차고 자유로운 붓질을 통해 탄생한 화폭들 사이를 거닐면서, 계절과 날씨의 빛과 함께 작가의 수행적 행위가 결합된 작품이 시시각각 변화하며 춤추듯 움직이는 미묘함을 체험할 수 있다.

[원주=뉴스핌] 뮤지엄 산 청조갤러리 1의 'White' 공간. 바닥과 벽면을 흰색 종이로 여러번 도배하며 순백의 공간으로 꾸몄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06 art29@newspim.com

이어 청조갤러리 1, 2는 'White' & 'Black' 공간으로 꾸며졌다. 먼저 만나는 공간은 순백의 공간이다. 하이얀 종이로 벽과 바닥을 서너번씩 도배한 이 공간에 작가의 순백의 설치작품과 조각이 세워져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와야 하는 공간으로 작가에게 흰색은 빛과 여백, 무한히 뻗은 열린 공간을 의미한다.

작가는 "유럽에 있으면서 안도 다다오가 건축한 공간을 많이 봤다. 안도가 '나의 대표작은 뮤지엄 산'이라고 밝힌 글도 읽었다. 내가 봐도 안도의 건축은 공간의 흐름과 비례가 남다르다. 그의 공간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에 '흰색 방을 만들어 그림을 그리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다시말해 '비워내는 공간'이다. 흰 종이로 바닥과 벽 전체를 완벽하게 도배함으로써 중성화된 공간, 미완의 공간을 만들었다.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공간에, 길고 긴 흰 종이를 장막처럼 늘어뜨렸고, 그리스 신전에 떨어진 돌 조각같은 흰 조각을 세웠다"고 했다.

'White' 공간 끝자락에는 멀리서 보면 연회색의 붓 드로잉같은 작품이 벽면에 그려져 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면 스테이플러 심지로 제작한 작품이어서 아연실색하게 된다. 작가는 무려 3만5000회의 스테이플러 박기를 통해 먹의 농담과 붓자국을 오롯이 살려냈다. '스테이플러 드로잉'인 셈이다. 일찌기 1990년대에 스테이플러로 곤충, 새 등을 형상화한 적은 있지만 대형 붓질작업을 스테이플러로 시도한 것은 처음이다.  

[원주=뉴스핌]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연상케 하는 이배의 숯 설치작품과 그에 이어지는 숯 드로잉. 겸재는 이배가 가장 흠모하고, 가장 애정하는 작가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06 art29@newspim.com

다음은 'Black' 공간이다. 작가에게 검정은 단순한 색이 아니다. 그것은 빛을 모두 흡수해 수많은 색을 켜켜이 품은 심연이다. 동시에 모든 가능성을 내포한 상태를 가리킨다. 이 공간에 이배는 자신이 가장 흠모하는 화가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에 오마주하는 숯 설치작품과 숯 드로잉을 시도했다. 또 한켠에는 구불구불 직립형의 검은 선 드로잉조각이 자리하고 있고, 측면에는 지금껏 시도한 숯회화 중 가장 큰 가로 10.4m의 검은 평면작품이 장대함을 뽐내며 걸려 있다.

'Black' 공간은 1982년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89년 프랑스로 건너간 이후 '숯'이라는 매체에 천착해온 이배의 예술을 집약해 보여준다. 숯이라는 물질에 내재된 생성과 소멸, 순환의 원리를 30여 년간 탐색한 그의 작업은 자연과 인간, 시간과 존재가 교차하는 관계망을 드러낸다. 

작가는 "파리 도착 이듬해인 1990년에 처음 숯을 마주하게 됐다. 외국서 온 무명작가라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예전 목탄 데생했던 게 생각나 동네 수퍼에서 바베큐용 숯을 한봉지 샀다. 값도 저렴하고, 데생도 오래할 수 있어서. 어느날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의 문화부 기자가 허름한 공간서 작업하는 우리들을 보러 온다고 했다. 기자가 분명 '왜 숯을 쓰느냐'고 물을 것같아 답변을 준비했다. '돈이 없어서'라고 하면 안될 것같아 '동양에선 푸른 난초를 검은 숯으로 그린다'고 답했다. 그렇게 시작한 숯 작업이 어느새 30년이 넘었고, 이제는 고향 청도에서 직접 만든 숯으로 여러 작업을 한다."고 소개했다.

이배에게 이제 '숯'은 재료이자, 작업 그 자체다. 그는 '카오스'같은 순간을 거쳐 탄생한 숯을 사랑한다. 그는 숯덩어리들이 자신의 고향이자 본류라고 했다. 숯은 작업실이 있는 청도에서 직접 만드는데 소나무 참나무 벚나무 버드나무는 물론 잡목까지 활용해 한달 간 굽는다. 나무마다 다른 숯이 나오는 게 매력이라고 했다.

간혹 '숯에만 매달려 너무 정체된 것 아니냐'는 질문도 받는다. 그런데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를 좋아하고, 중국의 팔대산인을 좋아한다는 그는 '동양의 문화예술을 꽃피웠던 이들의 뒤를 따라, 그들의 정신을 한없이 흠모하며 작업하다 보니 아직도 숯으로 창작할 게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이어 "처음 파리에 갔을 때와 다르게 지금은 한국작가라는 게 너무나 자랑스럽다. 파리에서 개인전을 하면 굉장히 많이들 오고, 작품도 좋아한다. 똑같은 가격대면 한국작가 그림을 사려고들 한다"며 "그게 저절로 됐겠느냐, 수많은 이들의 노력과 염원이 있었기에 가능해진 거다.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나도 후배 작가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며 소망을 피력했다.

[원주=뉴스핌] 뮤지엄 산에 고향 청도의 흙을 가져와 논두렁을 만든 작가 이배. 스크린에서는 14분 길이의 아름답게 빛나는 영상작품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06 art29@newspim.com

청조갤러리 3 'Becoming'은 이번 이배 개인전 중 가장 새롭고, 가장 파워풀한 공간이다. 영상과 설치작업에는 농부의 아들로 성장한 작가의 정체성이 오롯이 반영돼 감동을 자아낸다. 9m 높이의 스크린에서는 작가가 나고 자란 청도의 땅과 모내기를 앞둔 논 풍경, 그 논 위에서 커다란 붓을 들고 붓질하는 작가의 퍼포먼스가 오버랩된다.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사위가 온통 컴컴해질 때까지 논밭 붓질을 한 작가는 마침내 작품 위로 쓰러진다. 그리곤 미동도 않는다.

김응현 촬영감독이 찍은 14분 길이의 이 영상 앞에는 청도에서 옮겨온 흙으로 구현한 논 설치작품이 자리잡았다. 개막 전날 작가는 이 논두렁 위에서 싸리 빗을 들고 '빗질 퍼포먼스'를 펼쳤다. 퍼포먼스에 앞서 이배는 "모두들 이번 빗질을 퍼포먼스라 부르겠지만 사실 빗질은 내 작업의 근간인 붓질과 똑같은 것이다. 빗자루로 흙을 쓸듯, 붓으로 화폭을 가로지른 것이 나의 드로잉이다"라며 "전시기간 중 이 흙에서 싹이 움트고 풀이 자라길 바란다."고 했다. 결국 이번 논 설치작품과 영상 속 행위는 땅·신체·시간의 순환적 포용적 관계를 드러내며, 작품을 고정된 대상이 아닌 '생성과 소멸의 과정'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원주=뉴스핌] 고향 청도의 흙을 가져와 뮤지엄 산 청조갤러리에 논두렁을 만든 작가가 싸리나무 빗을 쓸며 빗질 퍼포먼스를 펼치는 장면. 이배는 이 퍼포먼스에 대해 '실은 퍼포먼스가 아니라, 나의 숯 회화와 맞닿아 있는 또다른 붓질"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06 art29@newspim.com

이배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근원'에 대한 질문을 수없이 던졌고, 그 자신 '농부의 아들'이라는 정체성을 새삼 곱씹게 됐다. 그는 "개인전을 준비하는 내내 마음 속을 떠나지 않았던 것은 아버지였다. 농부이셨던 아버지는 내가 화가가 되는 걸 아주 싫어하셨다. '이 과수원과 땅을 누구에게 줄 것이냐'며 허탈해 하셨다. 그 아버지는 내가 파리에 머물 때 돌아가셨다. 이번에 더욱 아버지와 고향을 생각하게 됐고, '농부의 아들'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시골 논에 물을 대며, 신나게 뛰놀며 자랐구나라는 생각에 영상및 논 설치작업을 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작가에게 '농부의 아들'이라는 정체성은 삶의 근원과 그 위에서 또아리를 틀고 이어온 예술과 노동, 자연의 관계를 다시금 사유하게 했다. 이같은 사유는 전시 전반에 걸쳐 생명과 순환, 시간의 흐름을 탐구하는 구조로 이어지며 내러티브가 짜여졌다. 

한편 전시 타이틀을 'En attendant: 기다리며'라고 한 이유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이 제목은 염원, 완결되지는 않지만 부족하고 모자라고 아쉬움을 갖고 있는 마음을 가리킨다. 스스로 예술을 얼마나 잘 알고, 잘 이해하고 있나 되묻곤 한다. 하면 할수록 예술은 어렵다. 전시를 준비하며 절망할 때가 많았다. 캄캄했다. 이렇게 상상력이 부족한 걸까 한탄하기도 했다. '작가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었고, 가장 진지하고 순수해지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했다. '기다리며'는 시간과 과정에서 나온 제목이다. 나의 마음 상태다."    

결국 전시제목 '기다리며'는 숯이 만들어지는 시간, 작업이 나오길 기다리는 시간, 미래의 열려있는 시간을 가리키는 셈이다.

[원주=뉴스핌] 높이 10m의 검은 초대형 브론즈 조각 6점이 뮤지엄 산 야외 '무의 공간'에 설치됐다. 'Brushstroke' 연작인 이 작품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뮤지엄 산 건축과 같은 높이로 제작됐다. 작가는 '붓질의 흐름을 살린 조각의 표면을 주의깊게 감상해달라'며 '그림을 조각으로 옮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2026.04.06 art29@newspim.com

본관 전시를 다 둘러보고 미술관 밖으로 나오면 야외 '무의 공간'에 하늘로 쭉쭉 솟은 검은 브론즈 조각들을 마주하게 된다. 대나무 마디를 보는 듯한 6점 조각의 타이틀은 '붓질 Brushstroke'. 뮤지엄 산 주변의 나무와 건축지붕, 산세와 어우러지도록 설계된 10m 높이의 작품이다.

자연과 건축, 조형이 확장된 풍경으로 결합된 이 전례없는 크기의 검은 조각들 사이를 거닐며 관람객은 계절과 빛의 변화, 산과 공간이 함께 만들어내는 풍경 속 예술을 경험하게 된다. 어마어마하게 크고 육중해 다소 위압적인 이 조각들은 수직의 높이 때문에 돌 정원 바닥을 3.5m가량 파고 설치됐다. 기존에 선보였던 작업이 아닌, 모두가 놀랄 새로운 작업을 선보이겠다는 의욕 때문인지 '작가의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간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게 하는 검은 브론즈 연작이다.

야외의 검은 조각 연작에 대해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고성에서 불에 탄 나무덩어리 하나하나를 쌓아올리면서, 또 나의 염원을 쌓아올리면서 '다시는 이런 재앙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만든 조각이다. 브론즈라서 덩어리감을 보기 마련인데 조각의 표면을 봐줬으면 한다. '그림을 조각처럼 설치할 수 없을까'하며 조각 표면에 붓질을 새겨봤다. 높이를 10m로 한 것은 안도 선생의 건축과 나란히 하고 싶어서다. 너무 흉칙스럽지 않을까 염려도 됐지만 예술이란 게 생소한 거니까 용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이번 전시작품 중 이 브론즈 연작이 (뜻밖에도)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하늘로 길고 높게 솟은 이배의 브론즈 연작은 이우환의 작품 '선으로부터'를 연상케 한다. 미술평론가 임근준은 "야외에 설치된 조각 '붓질 Brushstroke'는 이배가 수십년간 스승으로, 선배예술가로 모셔온 이우환 작업에 대한 오마주로 다가온다. 스승, 즉 프로테제(멘토)와 그와의 '아직 끝나지 않은 대화'를 보는 것같아 흥미로왔다"고 평했다. 

[원주=뉴스핌] 이배 작품전을 개최한 한솔문화재단 뮤지엄 산의 안영주 관장. "그간 외국작가만 연달아 전시해 한국작가를 찾고, 찾았다. 학예연구실 큐레이터들과 가장 기세 좋고, 동시대성과 세계성을 모두 갖춘 작가를 논의하니 1번 작가가 이배였다"고 밝혔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06 art29@newspim.com

뮤지엄 산 안영주 관장은 "이번 이배의 개인전은 작품의 물성과 건축, 자연이 서로 긴밀히 호응하며 관람객이 공간을 직접 경험하도록 기획했다. 작품들을 감상하며 잠시 멈춰 서서 자신과 자연, 시간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작가 또한 "작품을 보려고 하기 보다는 천천히 느끼기를 바란다"고 했다.

숯이 주는 카오스, 그 혼돈과 순환, 안과 밖, 자연과 인간, 들숨과 날숨을 만끽하며 '기다림'을 통해 삶의 본질을 은근하게 반추케 하는 이번 전시는 12월 6일까지 계속된다. 매주 월요일 휴관. 이배 전시를 관람하는 기본패스권은 2만3000원(성인)이며, 뮤지엄, 명상관, 제임스 터렐관, GROUND관을 모두 볼 수 있는 시그니처권은 5만9000원(성인)이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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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지지율 35.2% 2주연속 하락…국힘 41% 민주 35%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2주 연속 하락해 35.2%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12일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18세 이상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2.2%포인트(p) 내린 35.2%였다. 부정평가는 61.4%로 전주 대비 1.6%p 올랐다. '잘 모름'은 3.4%였다. 리얼미터는 "조희대 대법원장과의 사법부 독립성 논란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에 따른 여야 안보 공방, 수도권 전월세·아파트값 상승세 등 인사·안보·부동산 악재가 국정감사 이슈로 집중되면서 지지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 본관에서 4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10.06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지지율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각각 3.1%p, 2.1%p 오른 20대(27.3%)와 30대(31.3%)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하락세가 나타났다.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5.7%, 국민의힘은 41.3%를 각각 기록했다. 민주당은 지난 조사 대비 7.0%p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2.9%p 오르면서 지지율이 역전됐다. 다만 양당 간 격차는 5.8%p로 여전히 오차범위(±3.1%p) 내다. 리얼미터는 민주당 지지율에 대해 "조 대법원장의 법사위 충돌 및 탄핵 추진 논란, 수사권 개편을 둘러싼 조국혁신당과의 갈등, 수도권 부동산 전월세 불안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진보층과 40대를 중심으로 지지층이 이탈해 상당 폭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리얼미터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국정감사 초반 DMZ 지뢰 폭발 사태 등 안보 이슈와 조 대법원장 증언 채택 및 탄핵 공방 등을 통해 대여 공세를 강화한 데다 농지 전수조사·대미투자 등 정부 정책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의 반사이익을 얻어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주보다 1.1%p 오른 6.3%를 기록했다. 개혁신당은 2.8%, 진보당은 1.2%다. 기타 정당은 1.8%, 무당층은 11.0%로 조사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 응답률은 2.8%였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6%였다. 두 조사 모두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cjay@newspim.com 2026-10-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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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취임 6년, 로봇 상용화 눈앞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6주년을 맞는 가운데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해 온 로봇 사업이 상용화를 향한 시험대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 자동차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투입하고 연간 3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자동차 제조를 넘어 로봇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피지컬 AI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1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지난해까지 약 1조7000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로봇 상용화 기대에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투자금 회수와 자동차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이 정 회장 개인과 현대차·기아 등 여러 주체에 나뉘어 있어 로봇 사업의 성장과 현대차 주주가 얻는 경제적 이익을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포그래픽=챗GPT] 2026.10.12  ◆ 그룹의 로봇 가치, 현대차 주주 몫과는 다르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략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정 회장 취임 직후인 2020년 12월 인수를 결정한 뒤 2021년 6월 지배지분 80% 인수를 마무리했다. 당시 정 회장도 개인 자금을 투입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이후 추가 출자 등을 거치며 지분 구조가 달라졌다. 지난 7월 잔여 지분 인수 추진 당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은 HMG글로벌 56.4%, 정 회장 22.6%, 현대글로비스 11.25%, 소프트뱅크 9.65%로 보도됐다. HMG글로벌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참여한 투자법인이다. HMG글로벌 지분은 현대차 49.5%, 기아 30.5%, 현대모비스 20%로 구성됐다. 이를 적용하면 당시 현대차의 HMG글로벌 경유 보스턴다이내믹스 간접 지분은 약 27.9%다. HMG글로벌이 보유한 지분 56.4%에 현대차의 출자 비율 49.5%를 곱한 수치다.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을 기존 보유 비율에 따라 배분하면 HMG글로벌 62.5%, 정 회장 25%, 현대글로비스 12.5%로 조정되는 구조다. 이 경우 현대차의 HMG글로벌 경유 간접 지분은 약 30.9%로 높아진다.  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모두 확보하더라도 로봇 사업의 성과를 현대차가 독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정 회장과 기아·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도 투자한 만큼 성과는 여러 주주에게 나뉜다. 현대차 주주에게 중요한 것은 '그룹의 로봇 기업'이라는 간판보다 현대차가 투입한 돈에 비해 얼마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느냐다. ◆ 로봇 팔아 버는 돈과 공장에서 아끼는 돈 현대차가 로봇 사업에서 기대하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외부 판매를 늘려 투자 가치를 높이는 것과 자동차 공장에 로봇을 투입해 생산비를 낮추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에는 로봇의 기술력을 실제 생산 현장의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일이 핵심 과제다. 주주 입장에서도 로봇의 성능 못지않게 투자비를 얼마나 빨리 회수하고 생산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로봇 기업의 성장이다. 외부 고객에게 로봇을 판매하고 유지보수·서비스 사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면 투자 지분의 가치도 커질 수 있다. 그러나 기업가치 상승이 현대차의 현금 유입이나 배당 재원 증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이익 귀속과 현금 회수는 지분 구조와 배당, 지분 매각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는 성장 기대와 실적 사이의 간극도 크다. 로이터는 지난 9월 현대글로비스 공시를 인용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지난해 5284억원의 손실을 냈으며, 2021~2025년 누적 손실은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로봇 사업의 성장 기대와 별개로 대규모 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근 아마존의 AI 사업을 이끌었던 로히트 프라사드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기술 개발을 넘어 로봇 상용화와 수익 모델 구축으로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두 번째는 자동차 생산의 효율 개선이다. 이를 위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부품을 생산 순서에 맞춰 분류·배치하는 서열작업부터 맡길 계획이다. 2030년에는 부품 조립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이때 현대차가 얻는 효과는 로봇 판매 이익이 아니라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반복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무거운 부품을 옮기는 부담을 줄이면 생산성과 작업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로봇 투입 자체를 비용 절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도입 가격과 유지보수비, 생산라인 변경 비용을 고려한 뒤에도 작업시간 단축과 품질 개선 효과가 이를 웃돌아야 한다. 현대차 주주 관점에서는 로봇을 몇 대 배치했는지보다 차량 한 대당 생산비와 공정 가동률이 얼마나 개선되는지가 중요하다. 지난해 3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조지아주 소재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3만대 생산능력보다 중요한 '투자 회수'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생산능력은 실제 생산량이나 판매량과 다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그룹 내부 수요뿐 아니라 외부 고객의 구매도 뒷받침돼야 한다. 정 회장의 로봇 전략은 자동차 제조 역량을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생산시설과 제조 데이터, 현대모비스의 부품 기술, 현대글로비스의 물류 역량을 결합해 로봇 사업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 공장은 로봇의 실제 작업 능력을 검증하는 현장이자, 초기 수요처가 될 수 있다. 다만, 그룹 차원의 사업 확장과 현대차의 주주가치는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정 회장의 개인 투자 성과, 다른 계열사의 부품·물류 사업 기회, 현대차의 생산성 개선을 한데 묶으면 현대차 주주에게 돌아갈 몫이 불분명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취임 6년을 맞은 정 회장의 승부수는 로봇 기업 인수와 기술 시연을 넘어, 생산 현장의 검증과 양산을 준비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앞으로는 로봇의 성능뿐 아니라 추가 투자 규모와 차량 한 대당 생산비 절감액, 투자금 회수 기간이 로봇 전략의 주주가치를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peoplekim@newspim.com 2026-10-1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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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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