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뉴스핌] 남정훈 기자 = 두산이 완승을 거둔 경기였지만, 흐름을 바꾼 결정적인 장면은 따로 있었다. 5회초 중견수 정수빈이 만들어낸 한 번의 수비가 경기의 향방을 완전히 갈랐다.
두산은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8-0으로 승리했다. 타선에서는 결승 3점 홈런을 포함해 4안타를 몰아친 박준순이 빛났고, 선발 잭로그 역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제 몫을 다했다. 그러나 경기 흐름을 완전히 끌어온 장면은 정수빈의 '슈퍼 캐치'였다.

이날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정수빈은 공격에서도 안타와 볼넷을 하나씩 기록하며 출루 역할을 수행했지만, 진가는 수비에서 드러났다. 특히 승부의 균형이 유지되던 순간, 그의 판단과 집중력이 빛났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5회초 2사 2, 3루 상황에서 한화 김태연이 잭로그의 높은 공을 놓치지 않고 강하게 받아쳤다. 타구가 중견수 앞에 떨어질 경우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을 수 있는, 사실상 2타점 적시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타구였다.
하지만 두산 중견수는 정수빈이었다. 타구가 배트에 맞는 순간부터 빠르게 스타트를 끊은 정수빈은 주저 없이 전진했고, 마지막 순간 몸을 날려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다. 공은 정확히 그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고, 잠실구장은 순식간에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마운드 위의 잭로그 역시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한 장면은 단순한 아웃카운트 하나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만약 타구가 빠졌다면, 두산은 최소 2점을 내주며 경기 주도권을 내줄 수 있었다. 그러나 정수빈의 수비로 위기를 넘긴 두산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고, 5회말 박준순의 3점 홈런으로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경기 후 두산 김원형 감독도 해당 장면을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정수빈의 수비가 결정적이었다. 그 타구가 빠졌다면 경기 운영이 매우 어려워졌을 것"이라며 "선발 투수를 도운 최고의 플레이였다"라고 평가했다.
잭로그 역시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5회 정수빈의 수비는 정말 놀라웠다. 나도 모르게 두 팔을 들 정도였다"라며 "KBO리그 최고의 수비수와 함께 뛰는 것이 큰 힘이 된다"라고 극찬했다.
정수빈 본인도 당시 상황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연패 기간 동안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고참으로서 어떻게든 흐름을 바꾸고 싶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 타구를 놓치면 경기를 내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망설임 없이 몸을 날렸다. 쉽지 않은 타구였지만 더 집중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수빈은 "야구는 결국 흐름 싸움인데, 그 수비 이후 바로 득점으로 이어지면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라며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