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뉴스핌] 남정훈 기자 = '긴급 소방수'로 투입된 한화 좌완투수 황준서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외국인 선발 투수 오웬 화이트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등판한 황준서가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쳤다.
황준서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4.1이닝 동안 3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비록 승리 요건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위기 상황에서의 침착한 대응과 공격적인 투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화는 앞서 외국인 투수 화이트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 로테이션에 큰 구멍이 생겼다. 화이트는 지난달 31일 대전 KT전에서 수비 과정 중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고, 정밀 검사 결과 햄스트링 파열 진단을 받아 최소 6주 이상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구단은 발 빠르게 움직여 대체 외국인 투수 잭 쿠싱을 영입했지만, 즉시 선발 등판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대체 선발 후보로 거론됐던 엄상백마저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한화는 예상치 못한 선발 공백에 직면했다. 결국 그 기회는 2024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 황준서에게 돌아갔다.
황준서는 지난 시즌과 재작년 각각 평균자책점 5점대에 머물며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모습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퓨처스리그(2군)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며 반등의 신호를 보였다. 2군에서 치른 두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고, 이를 바탕으로 1군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경기 전 한화 김경문 감독 역시 황준서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제 한 번 보여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잘 던지면 투구 수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길게 맡길 계획"이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출발은 쉽지 않았다. 황준서는 1회말 선두타자 박준순과 정수빈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데 이어 양의지에게 볼넷까지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여기서 흔들리지 않았다. 다즈 카메론과 안재석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양석환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위기를 넘긴 뒤에는 완전히 안정을 찾았다. 2회와 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낸 황준서는 4회에도 삼진 3개를 추가하며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결정구로 활용한 커브의 제구가 날카롭게 들어가며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냈고, 직구 역시 최고 시속 148km까지 찍히며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5회가 아쉬웠다. 선두타자 박찬호에게 안타를 맞은 뒤 도루를 허용하며 무사 2루 위기에 놓였고, 희생번트로 1사 3루 상황이 이어졌다. 이어 이유찬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자 한화 벤치는 투수를 윤산흠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윤산흠이 후속 타자 박준순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면서 황준서의 실점도 함께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5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이날 황준서의 투구 내용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특히 1회 무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장면은 그의 성장 가능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공격적인 승부와 안정된 변화구 제구를 앞세운 이날 피칭은 향후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남을 전망이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