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여야 6당(더불어민주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시민당·진보당·조국혁신당)과 함께 헌법개정안을 공식 발의했다.
이번 개헌안은 대통령의 계엄권 오남용을 막기 위한 장치를 신설하고, 민주화 운동의 가치와 지역 균형 발전을 헌법적 가치로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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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의장은 이날 오후 5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와 만나 헌법개정안을 공식 발의했다.
우 의장은 "2차 연석회의를 거쳐 서명에 들어갔는데 민주당 160명, 조국혁신당 12명, 진보당 4명, 개혁신당 3명, 기본소득당과 사회민주당 각 1명, 무소속 6명 등 총 187명의 의원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이 발의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참여와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겠지만, 발의 참여 자체가 부담스러웠던 것 아니겠느냐"며 "참여를 최대한 요청하며 충분히 시간을 가졌는데도 동참하지 않은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번 개헌안의 성격에 대해 "비상계엄을 겪으며 이를 막기 위한 민주주의 방파제를 세우는 최소한의 개헌"이라며 "사회적으로 합의가 된 내용이자 논란을 일으킬 내용이 없는 만큼 국민의힘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선거와 연계된 개헌이라는 비판에는 선을 그었다.
우 의장은 "전국 선거와 함께하지 않으면 비용이 많이 들고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할 우려가 있어 국가적 손실이 크다"며 "39년 동안 미뤄졌던 개헌의 문을 열고 미래 대한민국을 위한 제도의 기초를 만드는 의미를 새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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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계엄권에 이중 잠금…국회 통제권 대폭 강화
이번 개헌안의 핵심은 계엄 선포와 유지 과정에서 국회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현행 헌법상 선포 후 사후 보고 체계에 머물렀던 계엄 제도를 국회의 엄격한 통제 아래 두겠다는 취지다.
개헌안에 따르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경우 지체 없이 국회의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만약 국회에서 승인이 부결되거나, 계엄 선포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승인 절차가 완료되지 않을 경우 해당 계엄은 즉시 무효화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또한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할 경우, 대통령의 별도 조치 없이도 그 즉시 계엄의 효력이 상실되도록 규정해 집행부의 자의적 판단 여지를 차단했다.

◆ 헌법 전문에 5·18·부마 명시…지역 균형 발전 조문 신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확립하는 헌법 전문도 보강됐다.
기존의 4·19 혁명 정신에 더해, 한국 현대사의 민주화 정체성을 상징하는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국가의 근간이 되는 헌법에 민주주의의 역사를 온전히 기록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소하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 균형 발전에 관한 조문을 새롭게 추가했다.
국가가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할 의무를 헌법적으로 명시함으로써, 향후 균형 발전 관련 입법과 정책 추진에 강력한 동력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 "이재명 권력 연장 밑그림"…국민의힘 강력 반발
개헌안은 발의됐으나, 국민의힘은 이를 입법 독주로 규정하며 반대 당론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개헌안 가결을 위해서는 재적 의원 3분의 2(197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160석)과 범여권 군소 정당 전체(18석), 개혁신당(3석), 여 성향 무소속(7석)까지 포함하면 최대 찬성표는 188표다. 국민의힘에서 최소 9명이 찬성해야 개헌안이 가결될 수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헌정사 야당 반대를 짓밟고 추진된 개헌은 사사오입 개헌, 삼선 개헌, 10월 유신이었다. 역사는 이를 독재라고 기록했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도 지난달 31일 우 의장과 만나 "개헌특위를 구성하지 않고 선거를 앞두고 작전 수행하듯 개헌을 밀어붙이는 게 맞는가"라고 말했다.
당내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조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개헌에 대해선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합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야당의 다수가 반대를 하는 상황에서 시간에 쫓기듯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반면 개헌에 찬성 입장을 밝혀온 김용태 의원은 전날에도 텔레그램 단체방에 글을 올려 당 의원들의 동참을 독려했다.
김 의원은 "우리 당이 개헌 논의에 적극 참여해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임기 단축을 통한 2028년 7공화국 출범'을 제시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개헌을 막는 당'이 아니라 '개헌을 결정하는 당이다. 108석은 개헌 방향을 결정하라는 국민의 뜻이자 캐스팅보트"라고 했다.
당초 우 의장과 여야 6당은 오는 6일 발의를 예고했으나, 국무회의 심의 일정 등을 고려해 이날로 시점을 당겨 발의 절차를 마무리했다.
개헌은 개헌안 발의, 대통령의 개헌안 공고(20일 이상), 국회 의결(대통령의 공고일로부터 60일 이내), 국민투표(국회 의결 후 30일 이내) 등의 순으로 진행되는데, 공고를 위해서는 국무회의 심의 및 의결이 필요하다. 현재 가장 빠른 국무회의 일정은 6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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