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활동 막으려 기본권 제한...법적·윤리적 문제"
민변, 여권반납명령 취소소송...집행 정지도 신청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정부가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는 국제 시민단체의 국제선단에 참여하기 위해 출국한 인권 활동가에게 여권반납 명령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여행 금지국에 입국하려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을 막기 위해 여권 반납명령과 같은 기본권 제한 조치를 취한 것은 법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달 25일 한국인 활동가 해초(본명 김아현)에게 7일 이내에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여권을 무효화한다는 내용의 여권 반납 명령을 발송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구호선단에 참가해 가자로 향하던 중 이스라엘군에 의해 배가 나포되면서 현지 수용시설에 수감됐다가 이틀 만에 풀려난 바 있다. 당시 외교부는 김씨 석방을 위한 영사 조력을 제공했다.
당시 외교부는 김씨에게 가자지구를 다시 방문하면 국내법에 따라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씨는 올해 초 가자 구호선단에 다시 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실제로 최근 외교부의 여권 반납 명령이 나오기 전에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호선단은 아직 가자지구로 출항하지 않았고 김씨가 이 배에 탑승할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외교부가 김씨의 여권을 무효화하는 조치를 취한 법적 근거는 여권법 12조다. 여권법 12조 4항에는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나 통일, 외교정책에 중대한 침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경우 여권의 발급 또는 재발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씨의 경우 4항에서 설명하고 있는 "출국할 경우 테러 등으로 생명이나 신체 안전이 침해될 위험이 큰 사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외교부의 조치에 시민단체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 '가자로 향하는 천 개의 매들린호'(TMTG) 한국 지부는 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부가 김씨에게 여권 반납 명령을 내린 것을 비판했다.
이들은 "외교부를 포함한 한국 정부는 평화 활동가가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생명과 정의를 위한 비폭력 항해 행동에 나서는 것을 방해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전쟁범죄, 식민 지배와 인종청소를 멈추는 데 전력을 다하고 이에 상응하는 정치적, 경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기자회견을 마친 뒤 외교부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에 외교부의 여권 반납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판결이 나올 때까지 여권반납 명령의 효력을 멈춰 달라는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