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대 달하는 강달러 현상 지속..가격 경쟁력까지 흔들
방한 수요 회복에 실적 반등 기대감 컸으나...악재 겹치며 '긴장'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반등 기대를 키웠던 면세점 업계가 강달러와 중동발(發) 전쟁 리스크라는 이중 악재에 다시 흔들리고 있다.
올해 들어 여객 수가 회복 추세에 있었으나, 환율 급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실적 기대감이 빠르게 식는 분위기다.

◆이달 유류할증료 인상…여행 수요 위축 우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이날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전월 대비 최대 3배 수준으로 인상했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편도 기준 기존 1만3500원~9만9000원에서 이달 4만200원~30만3000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만4600원~7만8600원에서 4만3900원~25만1900원으로 높여 받는다. 특히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서는 약 30만원의 할증료가 부과되며, 항공 운임 상승과 맞물려 전체 여행 비용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번 인상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항공사 비용 부담이 가중된 데 따른 것으로, 업계에서는 다음 달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행 비용 상승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면세업계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매출은 출국자 수와 직결되는 구조인 데다, 장거리 여행객 감소는 객단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중장기 실적에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달러 직격탄…가격 경쟁력 흔들
환율 부담도 면세업계 수익성을 압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주요 면세점들은 지난달 24일부터 기준환율을 잇달아 1450원대로 상향 조정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자 가격 경쟁력 방어에 나선 것이다.
롯데·현대·신세계·신라면세점 모두 국내산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기준환율을 기존 1400원에서 145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 1350원에서 1400원으로 올린 지 4개월여 만이다.
면세점 기준환율은 국내산 브랜드 제품 가격을 달러로 환산할 때 적용되는 기준으로, 환율이 오르면 달러 기준 판매가는 낮아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기준환율을 50원 올릴 경우 소비자가 부담하는 달러 가격이 3~4%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도 가격 경쟁력 약화는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면세점 가격이 백화점보다 높은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브랜드 상품의 경우 환율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인 데다, 환율 상승은 곧바로 매입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도 가격 메리트가 퇴색하면서 구매 전환율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들어 방한 수요 회복 신호가 잇따르며 실적 반등 기대감도 높아졌던 터였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면세점 매출은 1조708억원으로 전년 동기(9543억원) 대비 12.2% 늘었고, 외국인 방문객 수도 94만2422명으로 전년(74만3536명)보다 26.8% 증가했다.
하지만 중동발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이 같은 회복 흐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면세업계는 고환율과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공항 임대료 부담, 여행 수요 위축 가능성까지 겹친 '삼중고'에 직면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객 수 회복세 속에 실적 반등 기대가 컸지만, 고환율과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지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공항 면세점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는 외부 변수에 따른 변동성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