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지도부 사살 뒤 전략 부재 논란"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이 5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핵심 목표 중 하나였던 이란 정권 교체가 실제 이뤄졌는지 여부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에서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의 종결을 서두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전인수격 해석에 외교·안보 라인조차 엇갈린 정의를 내놓으며 전략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트럼프 행정부의 엇갈린 메시지
뉴욕타임스(NYT)는 31일(현지시간) '이란 정권 교체는 이루어졌는가, 아닌가'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며칠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 사이에서 이란에서 정권 교체(Regime change)가 일어났는지 여부와 정권교체가 전쟁의 목표였는지를 놓고 극심한 메시지 혼선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정권교체라는 단어의 의미가 무엇인지조차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고 꼬집었다.
실제 이번 이란 전쟁의 주무 장관격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에서 정권 교체가 일어났다"며 이 때문에 "새로운 정권은 지난 정권보다 더 현명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이란 정권과 전쟁을 끝낼 협상을 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나온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대놓고 두개의 정권을 끝냈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29일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이미 정권 교체가 일어난 것이나 다름없다"며 한 정권은 학살당했고 파괴됐다고 그 다음 정권도 거의 죽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세 번째 정권을 상대하고 있다며 "완전히 다른 집단으로 그래서 나는 이를 정권 교체라고 간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권 교체는 필수적인 것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자동으로 얻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전날 ABC 뉴스와 인터뷰에서 상당히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놨다.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하고 있는 루비오 장관은 "그들을 이끄는 사람들, 즉 이 성직자 정권이 문제"라며 더 합리적인 미래 비전을 가진 새로운 사람들이 정권을 잡은 게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NYT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정권 교체란 정책, 정치 및 통치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는 정부나 지도부의 강제적 전환을 의미하지만 이란에서는 여전히 권위주의적이고 반미적이며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신정 체제가 공고히 유지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 전문가들 "정권 교체 아닌 인물 교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이란 전문가 카림 사드자드푸르(Karim Sadjadpour)는 "이란에서는 인물 교체(personnel change)가 있었을 뿐 정권 교체(regime change)는 없었다"며 "같은 이데올로기를 가진 다른 사람들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금까지 이란, 베네수엘라, 쿠바 등을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행동과 강압적인 경제 전쟁은 정치 체제의 전면적인 변혁보다는, 미국의 요구에 순응할 인물을 세우기 위해 지도부를 참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이처럼 '지도부 참수'를 '정권 교체'라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자신의 원래 전쟁 목표가 달성되었다며 이제 전쟁을 마무리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워싱턴 DC의 싱크탱크 국방 우선순위(Defense Priorities)의 중동 책임자 로즈마리 켈라닉은 NYT에 트럼프 행정부 가 정권 교체 목표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며 "이란에서 진정한 정권 교체를 이루려면 수많은 지상군 투입이 필요한데, 비용과 위험이 이득보다 훨씬 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명하게도 그 정도 수준의 노력을 기울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