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연극 축제, 강원연극인 열정으로 뜨거워진 무대를 동해로 이어간다
[원주=뉴스핌] 이형섭 기자 =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원주, 연극으로 비상하다'를 주제로 열린 제43회 강원연극제 in 원주가 3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강원연극제는 지난 22일 치악예술관에서 개막해 열흘간 치악예술관·백운아트홀·어울림소극장 등 3곳의 극장에서 강원 도내 10개 극단의 열정으로 가득 채워졌다.
이날 폐막식과 시상식에서 단체상 대상은 춘천여성문화예술단 마실('덴동어미뎐, 그 오래된 이야기')이 차지했다. 마실은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4회 대한민국연극제에 강원특별자치도 대표로 출전한다.
금상은 원주 씨어터컴퍼니 웃끼('스트레스'), 은상은 태백 극단 동그라미('막장의 봄'), 동상은 춘천 극단 이륙('청소를 합니다')과 속초 극단 파·람·불('살아보니까')이 각각 수상했다.
개인상 부문에서는 희곡상에 이진아(극단 동그라미 '막장의 봄'), 연출상에 김미아(춘천여성문화예술단 마실 대표), 최우수 연기상에 추보경이 선정됐다. 우수 연기상은 박하늘·홍현정·김정아·최영은 등 4명에게 돌아갔다. 무대예술상은 태백 극단 동그라미 '막장의 봄' 무대예술팀 전원이 받았다.
심사는 ▲시극의 우수성 25점 ▲연출의 창의성 25점 ▲배우의 기량과 앙상블 25점 ▲공연의 완성도 25점 등 100점 만점으로 진행됐다.
복진호 심사위원은 "열흘간 아주 좋은 경험을 했다. 강원 연극이 이렇게 세련된 줄 몰랐다"며 "완성도가 높고, 어느 지역 못지않은 좋은 작품들이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세련됨은 현장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선배들의 선한 영향력을 받고 성장한 결과"라며 "현장성을 계속 발전시켜 날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정훈 한국연극협회 강원특별자치도지회장은 "열흘간 아무 사고 없이 무탈하게 마무리돼 감사하다"며 "참가 극단의 배우·연출·스태프 모든 분과 함두영 원주지부장·박승원 사무국장을 비롯한 원주연극협회 회원들의 헌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회장 취임 후 첫 행사여서 많이 떨렸지만 잘 마무리돼 기쁘다"며 "2027년 대한민국연극제가 춘천에서 열리는 만큼, 원주 시민 여러분도 내년 춘천에서 좋은 연극을 많이 관람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강원연극제에는 원주 씨어터컴퍼니 웃끼의 '스트레스'를 시작으로 속초 극단 하늘천땅지의 '프루프', 속초 극단 파·람·불의 '살아보니까', 강릉 백향씨어터의 '거게 두루마을이 있다', 춘천 극단 이륙의 '청소를 합니다', 삼척 극단 신예의 '죽서루 64-가족이 되어 가는 길', 태백 극단 동그라미의 '막장의 봄', 춘천여성문화예술단 마실의 '덴동어미뎐, 그 오래된 이야기', 동해 극단 김씨네컴퍼니의 '그들만 아는 공소시효', 속초 극단 청봉의 '묘혼' 등 10편이 무대에 올랐다.
강원연극인의 열정으로 뜨거워진 무대는 동해로 이어진다. 내년에 열리는 제44회 강원연극제는 동해시에서 개최된다.
한편 속초 산불로 무대를 잃은 극단 파람불의 무대 복귀를 위해 앞장선 고창영 시인이 고마움을 기리기 위해 김정훈 강원연극협회장은 이날 폐막식에서 고창영 시인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고창영 시인은 지난 2019년 속초를 덮친 산불로 무대의상 등이 모두 소실돼 제37회 대한민국 연극제 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속초 극단 '파·람·불'의 무대 복귀를 위해 시를 지어 모금에 나섰다.
"속초 산불 피해로 전국연극제에 나가기 위해 준비하던 속초의 극단 파·람·불이 무대와 의상을 모두 화재로 잃고 말았습니다."
고창영 시인은 "당장 먹을 것, 입을 것조차도 눈앞이 캄캄한 이재민들의 고통과 절망의 탄식 앞에서 문화니 예술이니 하는 것은 사치처럼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라면서도 "이럴수록 우리가 손잡고 놓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희망의 끈을 잡게 할 문화요 예술"이라며 성금 모금에 나섰다.

고창영 시인은 시 '고래의 등을 밀면서'를 써 힘을 보탰다. 시에는 "혹한의 겨울을 건뎌 낸/ 나무의 언 발이 채 녹기도 전/ 불길을 품은 돌풍이/ 일어선 바다처럼 산과 마을을 삼키는 동안"이라며 산불의 참상을 담아냈다.
이어 "고래야 가야지/ 바다로 가야지/ 다시 일어서지 못할 것 같은/ 가슴 치는 시간이 또다시 온다 해도/ 눈물을 삼키며 가야지"라며 절망 속에서도 다시 무대에 서야 할 연극인들의 의지를 노래했다.
시의 끝은 "잘 다녀오라 고래/ 그대의 꿈 뒤에 우리가 있다/ 우리가 있다 여기에"로 마무리되며, 강원 연극인과 시민의 한마음 응원을 담아냈다.
'고래'는 길 잃고 세상에 표류하고 있는 비좁은 잠수정에서 죽음 직전 인간 모두가 솔직해지는 '인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극단 파·람·불은 강원 연극계와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무대를 복구하고, 그해 6월 서울에서 열린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에 강원도 대표로 출전해 '고래'를 선보였다.
onemoregiv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