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과 닮은 조정"…골드만은 5400달러 전망 유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 여파로 금값이 31일 소폭 반등했지만, 월간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제 유가 급등과 금리 인상 우려가 겹치면서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마저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동부시간으로 31일 오전 9시 40분 기준 미국 현물 금 가격은 전장 대비 약 1.7% 오른 온스당 4585.51달러에 거래됐다. 근월물 금 선물도 0.96% 상승한 4569달러 부근에서 움직였다.
이번 반등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5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향후 전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이 대부분 폐쇄된 상태로 남더라도 이란에 대한 군사적 적대 행위를 종료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이란 측과 "진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속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발전소와 유전,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카르그섬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알자지라(Al Jazeer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이란 목표 달성에 "수개월이 아니라 수주"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 유가 급등·금리 우려에 금값 급락
시장에서는 중동 분쟁이 금값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전 세계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물 금 가격은 이번 달에만 15% 가까이 하락할 전망이다. 이는 2008년 10월 16.8% 급락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이다.
샤클턴 어드바이저스의 투자 매니저 웨인 너틀랜드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금값이 실질 국채 수익률과 미 달러와 뚜렷한 역상관 관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 관계가 크게 흔들렸고, 특히 2025년과 2026년 초에는 역사적 관계를 훨씬 뛰어넘는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이란 전쟁 이후 금은 다시 전통적인 움직임으로 돌아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 국채 수익률과 달러가 모두 상승하면서 금이 전통적인 역민감도를 보이며 하락했다"며 "올해 초 금값이 워낙 강했던 만큼 차익실현 매물도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 "2008년과 닮은 조정"…골드만은 5400달러 전망 유지
넷웰스의 최고투자책임자 이언 반스는 최근 금값 변동성이 과거 평균의 두 배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의 달러 자산 다변화가 지난 수년간 금 강세장을 이끌었지만 결국 신규 금융 매수세가 고갈되면서 광범위한 차익실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상황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일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반스는 "당시에도 과도한 원자재 포지션이 달러 강세와 함께 급격한 가격 조정을 초래했다"며 "올해 역시 금이 마지막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면서 과도한 쏠림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다만 월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금에 대해 낙관적 시각을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연준이 올해 한 차례 또는 동결에 가까운 금리 경로를 반영하고 있지만, 2026년 말 금값은 온스당 54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앙은행의 금 보유 다변화가 계속되고 투기적 포지션이 정상화되며 연준이 50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불안이 지속될 경우 금값이 추가 청산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중기적으로는 이란 사태와 그린란드, 베네수엘라 등 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다시 금 매수세가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