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은행(BOJ)이 최근 경제·물가 관련 새로운 지표와 추정치를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물가 상황을 보다 정확히 설명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고 31일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핵심은 '보이는 물가'와 '실제 물가' 간의 간극을 좁히려는 시도다. BOJ는 26일 기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정책적·일시적 요인을 제거한 새로운 코어 지표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소비세율 변경 ▲교육 무상화 정책 ▲휴대전화 요금 인하 ▲여행 지원 정책 ▲휘발유 및 전기·가스 요금 보조 등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배제한 수치가 반영됐다.
이 지표에 따르면 올해 2월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2%로 나타났다. 이는 총무성이 발표한 기존 CPI 상승률 1.6%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기존 지표만 보면 물가 상승률이 약 4년 만에 BOJ 목표치인 2%를 밑돈 것으로 해석되지만, 정책 효과를 제거하면 이미 목표 수준을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었다는 의미다.

이는 BOJ가 강조해온 '기조적 물가' 판단과도 맞닿아 있다. 단기적인 정책 요인에 가려진 물가 흐름을 드러내면서, 실제 경제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읽힌다.
같은 날 발표된 수급 갭(총수요와 공급 능력의 차이) 재추정 결과도 유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BOJ는 2022년 초 이후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태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경제가 잠재력 이상으로 가동되며 물가 상승 압력이 구조적으로 존재해왔음을 시사한다.
이어 27일에는 '자연이자율' 재추정치를 공개하며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의 기준도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중립금리의 하한은 기존 1.0%에서 1.1%로 올라갔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도 침체도 시키지 않는 금리 수준으로, 향후 금리 인상 여력의 판단 기준이 된다.
또한 BOJ는 '기조적 물가 상승률'이 2%에 근접하고 있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이는 단순한 물가 지표를 넘어, 정책 판단의 근거가 되는 핵심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도달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같은 일련의 조치는 BOJ의 '금융 정상화' 기조와 무관치 않다. BOJ는 2025년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했으며, 앞으로도 금융 정상화를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금융 완화를 선호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은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BOJ는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설득력 있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통계 개선으로만 보지 않는다. SMBC닛코증권의 세키구치 나오토 이코노미스트는 "일련의 발표는 BOJ의 금리 인상 노선을 뒷받침하는 성격"이라고 평가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