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악명 높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피해 생존자들이 자신들의 개인정보를 부당하게 노출하고 유포했다는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구글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27일(현지시간) CNN과 폴리티코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엡스타인 생존자들은 전날 미 법무부(DOJ)와 구글을 상대로 캘리포니아주 북부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원고 측은 2025년 말부터 2026년 초 사이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 수백만 페이지가 약 100명에 달하는 생존자의 신원을 노출시켰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장에는 "정부가 피해자들의 사적 정보를 전 세계에 공개함으로써 그들이 누구인지 강제로 드러내게 만들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소송은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피해자 대리인단은 법무부에 서한을 보내 문서 내에 수만 건의 비식별화(Redaction) 오류가 있음을 지적하고 관련 문서의 즉각적인 삭제를 요청한 바 있다.
당시 법무부는 일부 오류를 인정하며 해당 문서를 내렸다고 밝혔으나, 원고 측은 정부의 조치가 미온적이었으며 그 사이 구글과 같은 빅테크 플랫폼을 통해 정보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구글의 책임도 강력히 묻고 있다. 원고 측은 구글이 플랫폼 설계를 통해 의도적으로 피해자 정보를 노출시켜 괴롭힘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구글의 '인공지능(AI) 모드' 기능이다. 소송단은 구글의 AI 검색이 정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중립적인 검색 인덱스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AI가 정보를 재구성하고 요약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민감한 정보를 상단에 배치하거나 자극적인 맥락으로 연결함으로써 실질적인 해를 끼쳤다는 논리다.
소장에 따르면 신상이 노출된 생존자들은 낯선 사람들로부터 협박 전화와 이메일에 시달리고 있으며 신체적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 원고 측은 "실제로는 엡스타인의 피해자인 이들을 향해 오히려 그와 공모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며 "생존자들은 현재 재발한 트라우마와 싸우며 제2의 지옥을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