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가격 담합 업체' 정책자금 제외…경매 물량 10%까지 확대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정부가 계란과 돼지고기 유통 구조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다. 산지 가격 담합과 불투명 거래, 가격 왜곡 논란이 이어지자 가격 공시체계 도입과 계약거래 확대, 재고 관리 강화까지 포함한 구조 개혁을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계란·돼지고기 유통구조 개선 및 관리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 계란, '가격 담합·후장기' 손본다…공공가격·계약거래 도입
먼저 농식품부는 계란 산지 가격 결정 구조부터 뜯어고친다. 그간 생산자단체가 희망 산지 가격을 고시하고 이를 기준으로 거래하는 관행이 이어지며 가격 담합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유통 과정에서는 '후장기'로 불리는 사후정산 방식이 만연해 가격 왜곡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후장기는 계란 판매 이후 깨짐 등 품질 문제를 이유로 농가에 할인 비용을 전가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손실이 농가와 유통인 모두에게 떠넘겨지며 거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앞으로 산지 가격은 공공기관이나 전문 연구 기관이 조사·발표하도록 하고, 계란 가격 조사위원회를 설치해 가격의 적정성을 검증한다. 민간 주도의 가격 고시 구조를 공공 관리 체계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거래 방식도 계약 중심으로 전환한다. 농가와 유통업자 간 표준거래계약서를 도입해 가격과 규격, 거래 기간, 손상 비율 등을 사전에 명확히 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가격 변동성과 분쟁을 줄이고 안정적인 거래 구조를 구축한다.
수급 안정 장치도 마련한다. 계란 수요는 최근 연평균 4.3% 증가하는 반면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공급은 불안정한 상황이다. 정부는 산란계 사육 시설을 추가 확보하고 생산 기반을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계란 가공품 비축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가격이 하락할 때는 계란을 액란으로 가공해 비축하고, 가격이 상승할 때 시장에 방출해 가격을 안정시키는 방식이다. 연간 2000톤 수준의 물량을 비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 돼지고기, 재고·가격 감시 강화…경매 확대·공급 늘린다
돼지고기 유통은 가격 형성의 왜곡 요인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최근 대형마트 납품 과정에서 입찰·견적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사례가 적발되면서 시장 공정성 문제가 불거졌다.
정부는 담합으로 제재받은 업체를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지도·감독을 강화한다.
특히 뒷다릿살 재고를 장기간 보유해 가격을 높게 유지한다는 의혹과 관련해 주요 업체 재고를 점검하고 상시 감시 체계를 구축한다.
돼지고기 가공 물량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재고량과 유통 구조를 들여다보고, 인위적 가격 조정 여부를 분석할 계획이다.

유통 과정에서 대형 유통채널이 입점 업체에 계약 외 추가 장려금을 요구하는 관행도 점검 대상이다. 이로 인한 유통비용 증가와 시장 왜곡 가능성도 함께 들여다본다.
가격 형성 구조도 개편한다. 현재 경매 비중이 4% 수준에 불과해 일부 물량이 전체 가격을 좌우하는 구조다. 정부는 도매시장 신규 개설과 온라인 도매시장 확대를 통해 가격 대표성을 높인다.
경매 물량 비중은 오는 2030년까지 10% 수준으로 확대한다. 동시에 농가와 가공업체 간 거래가격과 정산 정보를 조사·공개하는 법제화도 추진한다.
수급 안정 대책도 병행한다. 돼지 출하체중을 115kg에서 120kg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해 공급량을 약 4.3% 늘린다. 삼겹살 지방 비율 조정 등과 연계한 등급 판정제 개선도 추진한다.
또 수입 소고기 의존도가 미국과 호주에 집중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수입국 다변화도 추진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수입 소고기 의존도는 미국이 46.8%, 호주는 46.6%로 집계됐다.
농식품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축산물 유통 전반의 투명성과 가격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