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지구 조성해야" vs "차량기지부터 빼달라"
인프라 부족 지적도… "중학교 신설 필요"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수색차량기지 부지에 공공 주택을 짓는다면 베드타운밖에 더 되겠어요?"
지난 25일 서울 은평구 수색동 인근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A씨는 한숨을 쉬며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과천, 노원 등에서 대규모 임대주택 공급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주민 반발이 거셌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 인근 주민 대부분은 공공주택 공급에 반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공공주택 공급 후보지 거론에 주민 의견 엇갈려
서울 도심의 핵심 유휴부지로 꼽히는 수색차량기지에 최대 1만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이 들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며 일대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서울시, 고양시 등과 이전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주택 공급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대규모 임대주택 건립으로 인한 베드타운 전락 우려와 10년 넘게 묵혀둔 차량기지 이전 숙원이라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체념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분위기다.
은평구 수색동과 마포구 상암동에 걸쳐 있는 약 44만9371㎡ 규모의 수색차량기지는 서울 도심 내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개발 가능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국토부가 지난달 20일 서울시, 한국철도공사 등과 간담회를 열고 해당 부지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건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목이 쏠리는 판국이다.
가장 큰 목소리는 수색 일대가 단순 주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수색 지역은 오랫동안 상암 DMC와 연계한 복합업무지구 조성을 기대해 왔다. 공인중개사 A씨는 "주택도 필요하지만 지역 상권을 살리려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업무지구가 들어와야 한다"며 "주거 시설만 짓겠다는 것은 부동산 주택난 해소를 위해 잠시 눈을 돌리겠다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역세권 개발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임대주택 위주의 공급만 이뤄진다면 또 다른 베드타운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사업 지연에 지쳐 주택 공급이라도 좋으니 차량기지부터 조속히 이전하길 바라는 실리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수색차량기지 이전과 철도 지하화는 지역 주민들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하지만 차량기지를 경기 고양시 덕양구로 이전하는 방안이 지역 주민 반발 등으로 무산된 이후 사업이 공전했다. 공인중개사 B씨는 "업무지구면 좋겠지만, 주택 지구라도 일단 차량기지가 이전하고 부지가 평지화돼 상암동과 통행이 가능해지는 것이 제일 좋은 시나리오"라며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주택 공급이라도 진행돼 돌파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인프라 부족 지적도…"중학교 신설 필요"
주택 공급이 가시화될 경우 인프라 대란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수색동 일대에는 수색초, 증산초 등이 위치해 있지만, 도보권 중학교는 증산중, 가재울중 정도로 적은 상태다. 이에 학부모들은 학교 증설을 요구했으나, 교육청은 학생 수 감소 등을 이유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걸었다. 공인중개사 C씨는 "수색동에는 중학교가 없어 학생들이 멀리 떨어진 증산중 등으로 힘겹게 통학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주택이 들어온다면 중학교 신설 등 제반 시설 확충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정부는 수도권 주요 지역에 공공 주택 공급 계획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앞서 1월 29일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이하 1·29 대책)을 통해 서울 3만2천가구를 비롯, 수도권 도심 요지에 총 6만가구의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도심 유휴부지와 공공시설 이전 부지를 활용하겠다는 방안이 기존 개발 계획을 무시했다는 비판 등이 이어지며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dos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