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연속 미슐랭 가이드 유지…한식 세계화
윤미월 식품명인, 숭심채로 韓 전통음식 알려
[도쿄, K푸드에 빠지다] 시리즈는 일본 도쿄에서 확산하고 있는 K-푸드 열풍의 현장을 조명한다. 한식당이 밀집한 신오쿠보 거리에는 김밥과 떡볶이, 치킨을 찾는 일본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닭강정 등을 판매하는 한식 자판기까지 등장하며 한식 소비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뉴스핌>은 일본 도쿄 현장을 찾아 K-푸드 열풍의 현황과 의미를 짚어본다.
[도쿄=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도쿄에서 8년 연속 미슐랭 가이드를 유지한 한식당 '윤가(尹家)'의 윤미월 대표는 농림축산식품부의 '해외 우수 한식당'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대한민국도 이제 한식 세계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미월 대표는 지난달 21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한식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 온 입장에서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 반가웠다"며 "한식이 세계로 나가는 과정에서 작은 역할이라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일본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며 8년 동안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전통 발효 음식인 '숭심채'로 대한민국 식품명인에도 지정됐다. 그는 현재 도쿄에서 한식당 윤가를 운영하며 한국 전통 한식을 알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해외 우수 한식당' 사업은 해외에서 한식을 대표할 수 있는 식당을 발굴하는 사업이다. 한식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윤가 역시 지난 2022년 현지 심사를 거쳐 우수 한식당으로 선정됐다.

윤가는 식재료 관리에서도 정통 한식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윤 대표는 "한식은 결국 재료가 중요하다"며 "가능한 한 한국 식재료를 사용해야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가 메뉴에 사용하는 전복은 전남 완도산이며 고춧가루와 소금 역시 대부분 한국에서 들여온다.
그는 "한국 식재료를 EMS로 보내면 비용도 많이 들고 번거롭지만, 한국 재료를 써야 한식의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다"며 "생선류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한국 식재료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장류 역시 직접 관리한다. 고추장은 직접 담그거나 한국 전통 방식으로 숙성된 장을 사용해 요리를 만든다고 했다.
윤 대표는 한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간'을 꼽았다. 그는 "아무리 좋은 재료를 써도 간을 맞추지 못하면 음식은 살아나지 않는다"며 "한식은 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식의 뿌리는 화려한 요리가 아니라 가정에서 이어온 음식"이라며 "결혼식이나 잔칫날처럼 정성을 들여 준비하던 음식이 바로 한식이고, 저는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배운 그 맛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가가 일본에서 주목받는 이유도 이러한 전통성에 있다는 평가다. 윤 대표는 "일본에서 널리 알려진 형태의 한식이 아니라 한국의 전통을 재현하려는 점이 오히려 희소성을 가진 것 같다"며 "일본 소비자에게 '온고지신'이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한국의 옛것을 전달하려는 것이 강점"이라고 했다.

윤가 대표 메뉴 역시 한국 전통 요리를 기반으로 한다. 윤가는 예약제로 운영되는 코스 요리 중심 식당으로 특정 인기 메뉴를 꼽기 어렵지만 ▲구절판 ▲신선로 ▲한방 전복찜 ▲숭심채와 돼지고기 보쌈 등이 대표 음식으로 꼽힌다. 특히 숭심채는 윤 대표가 식품명인으로 지정된 전통 음식이다.
윤가에서는 값비싼 재료보다 좋은 환경에서 자란 고기와 채소, 어류를 사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조리 과정과 음식 제공 타이밍, 간을 유지하기 위한 확인 과정 등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윤 대표는 일본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며 한식에 대한 인식이 점차 달라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초창기에는 한식을 낯설어하는 손님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높아졌다"며 "K-푸드 확산과 함께 한식이 건강식이라는 이미지가 자리 잡으면서 현지 손님들도 한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가의 손님 가운데 상당수는 일본 현지 고객이며 현재는 예약제로 운영할 정도로 방문객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 한식 수요가 확대되는 배경에는 한류 문화의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윤가 측은 2004년 드라마 '대장금'과 '겨울연가'를 기점으로 한국 문화가 일본에서 약 2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고 평가했다. 윤 대표는 "이제는 한류가 일시적인 붐이 아니라 일본 사회에서 세대를 넘어 자리 잡은 문화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일본 편의점 시장에서도 K-푸드를 주목하고 있다. 윤 대표는 일본 편의점 업체 패밀리마트와 협력해 김밥을 공동 개발했다. 이 제품은 일본 전역 700개 점포에서 시험 판매됐으며 오니기리보다 약 1.7배 높은 가격에도 개별 맛 카테고리 기준 오니기리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 소비자들이 김밥이라는 한식 메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처럼 일본에서 약 40년 가까이 한식을 알리는 일을 해 온 윤 대표는 해외에서 활동하며 오히려 한식의 가치를 더 분명히 느끼게 됐다고 했다.
그는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살다 보니 한식의 의미가 더 또렷하게 보인다"며 "앞으로도 전통 한식의 기본을 지키면서 한국 음식의 가치를 알리는 역할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앞으로 일본 시장에서 한식 사업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패밀리마트와 협력해 김밥을 시작으로 다양한 한식 메뉴를 출시할 예정이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윤미월 명인을 브랜드로 한 조미료와 소스 제품도 일본 슈퍼마켓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쇼핑몰과 기차역, 지하철역 등을 중심으로 한식 매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윤 대표는 "2027년 3개 매장을 시작으로 2028년 이후에는 매년 10개 이상의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plum@newspim.com












